국내에서는 미술품 경매가 다소 생소하게 여겨지지만, 해외에서는 미술품을 비롯한 다양한 물품들이 경매라는 방식으로 거래되고 있다. 국제적으로 소더비와 크리스티가 가장 큰 규모의 경매회사로 자리하고 있으며, 25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들은 세계 30여 개국에 지사를 두고 있으며, 미술품뿐 아니라 부동산, 악기, 고서적, 인테리어 장식품, 보석, 와인, 시계 등 다양한 물품들을 경매로 판매한다. 국내에선 1922년 경성미술구락부를 통해 미술품 경매가 진행된 기록이 있으나 그 명맥이 끊겼고, 1998년 서울옥션이 설립되면서 현대적인 경매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국내에는 2005년 설립된 K옥션(대표 조정열)과 2008년 상장된 서울옥션(대표 이학준)이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상태이다. K옥션은 설립된 햇수에 비해서는 경매 횟수가 경쟁사인 서울옥션에 비해 적은 수준이지만, 기획 경매와 홍콩 연합 경매 그리고 'K옥션 주니어 아티스트' 프로그램 등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꾸준히 진행하며 미술품 경매 인구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1998년 미술품 경매시장에 진출한 서울옥션은 한국 고미술 및 근현대 미술품, 해외 미술품에 대한 경매를 주로 진행하며, 햇수로 15년 동안 122회의 메이저 경매와 다양한 기획, 자선 경매를 진행해 왔다. 미술품 이외에도 보석, 와인 등의 경매를 진행한 경험이 있으며, 최근에는 건물을 대상으로 하는 부동산 경매에도 도전했다.
서울옥션은 평창동 본사 이외에도 강남점, 부산점을 통해 전시와 기획 경매를 진행하고, 홍콩지사와 북경사무소를 설립해 한국 미술품을 해외에 활발히 소개하며 해외 판로를 개척하고 있다. 미술품의 2차 거래시장으로 자리잡아 한국의 경우 아직 경매에 대한 인식이 대중적이지 않지만 경매회사의 미술품 경매가 꾸준히 진행되면서 경매라는 2차 시장을 통한 미술품 거래가 활성화되고 있다. 소수의 전유물로 여겨왔던 미술품 소장이 점차 대중적으로 확산되면서 서울옥션과 K옥션은 최근 온라인 경매를 통해 비교적 저렴한 판화나 소품, 젊은 작가의 참신한 작품들을 판매하기도 한다. 이런 경향에 따라 앞으로 국내 경매시장에서 거래되는 물품이 더욱 다양해지고, 시장의 규모 또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술품 경매의 중요한 의미로는 ‘투명하게 가격을 보여준다’는 측면도 있다. 경매에선 어떤 작가의 작품이 잘 팔리는지, 거래가는 대략 어느 정도인지가 분명히 드러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미술품은 일반 소비재와는 달리 가격 결정에 대한 객관적인 기준이나 잣대가 없어 작가 스스로 가격을 매기거나, 또는 화랑이나 화상이 그 역할을 맡는다. 이런 관행 탓에 미술품 가격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고, 미술품 거래를 음성적으로 여기는 약점도 생긴다. 하지만 미술품 경매는 경매 당일 희망 구매자들이 모여 가격을 놓고 경합을 벌이며, 가장 높은 가격을 부른 사람이 작품을 소유하게 되는, 즉 구입하려는 사람이 가격을 결정하는 가장 민주적이고 선진화된 판매 방법이다. 거래 매개자인 경매회사는 작품 위탁자와 낙찰자를 중개함으로써 시장을 양성화시키고, 자유경쟁을 통해 거래를 성사시킴으로써 미술품 유통을 활성화시킨다. 경매를 통해 공개되는 작품 가격은 미술 시장을 평가하는 지표가 되므로, 미술품 구매에 더욱 많은 일반인들이 접근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역할도 경매사가 맡고 있는 셈이다. 경매를 통한 그림 구매의 득과 실 미술품 경매를 통해서는 작품의 진위 여부도 공개된다. 경매에 출품하려는 위탁자는 경매회사에서 위촉한 복수의 감정위원들로부터 작품의 위작 여부 등을 감정 받은 후, 미술 시장의 현황에 따라 경매회사 담당자와 출품 여부와 시기 등을 협의한다. 경매회사는 위탁자와 협의해 '내정가'를 결정한다. 이어 경매업체는 경매 도록을 만들고 작품을 전시하면서 '추정가'를 제시하고 경매를 진행한다. 경매를 통해 구매자의 경쟁적인 응찰 속에 최종 응찰 가격인 '낙찰가'가 결정되는데, 이 때 출품자와 약속한 '내정가'보다 낙찰가가 낮으면 거래는 유찰된다. 미술품 경매에서는 애호가들의 선호도에 따라 같은 작가, 같은 크기의 작품이라도 가격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이 같은 편차에도 불구하고 미술품 경매는 가격 산정이 어려운 미술품 가격을 설정하는 합리적인 유통방식으로써 최근 참여자의 수가 증가되고 있는 추세이다. 미술품 구매 경로는 전통적으로 그림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화랑(갤러리)을 통한 거래, 그리고 작가에게 직접 구매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하지만 2005년 이후 경매를 통해 다양한 미술품을 공개적으로 구매하는 방식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다. 화랑은 작가와 고객을 연결시켜주는 1차 유통시장 역할을 맡고, 경매는 기존 소장자와 신규 구매희망 고객을 연결해 재판매를 유도하는 2차 유통시장의 역할을 맡은 셈이다. 작품 구입자 입장에서는 공정하게 작품의 가격이 공개된다는 점이 미술품 경매의 가장 큰 차별점으로 부각된다. 일반적으로 경매가 한 번 열릴 때 출품되는 작품 숫자는 최소 100점에서 200점까지 다양하다. 다양한 작가와 사이즈, 가격대의 작품이 출품되기 때문에 한 자리에서 많은 작품을 접하면서 원하는 작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소장할 수 있다는 것 역시 장점이다. 일반적으로 규모가 큰 경매든 아니면 다소 작은 경매든, 작품을 조달하고 감정과 평가를 한 뒤 도록을 만들고 제작, 전시, 경매를 통해 판매하는 절차에는 큰 차이가 없다. 이 모든 과정에 소요되는 시간과 노력, 비용에 대한 부담이 아직 규모가 크지 않은 한국 미술경매 시장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경매 업체의 신뢰도를 결정하는 작품의 진위 감정과 시가 감정에 대한 어려움도 해결할 문제들이다. 경매사가 자체적으로 감정할 뿐 아니라 해당 분야의 외부 전문가를 초빙해 작품의 진위 여부를 가리는 데 많은 시간과 공을 들이고 있다. 고객들이 합리적으로 여길 수 있는 적절한 가격 책정도 고민거리다. 국내 컬렉터층이 아직 두텁지 않고 시장 규모도 작은 상황에서, 경매 업체들이 서로 경쟁하면서 얼마나 시장 활성화를 이룰 수 있는지가 앞으로의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내정가와 추정가 어떻게 다른가 알고 보면 쉬운 미술품 경매 용어
미술품 경매는 위탁자가 맡긴 작품들로 이루어지며, 작품을 낙찰받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경쟁적으로 응찰을 시도한다. 응찰자는 경매 행사에 참석해 작품을 사려 응찰하는 사람이다. 응찰자는 응찰을 알리는 번호 판을 사용하는데 이를 '패들'이라고 부른다. 위탁자는 작품을 팔려고 내놓는 사람이며, 경매회사의 회원이 아니더라도 작품을 위탁할 수 있다. 작품의 가격과 관련된 용어는 시작가, 추정가, 내정가, 낙찰가, 구매가가 있다. 시작가는 경매사가 입찰을 시작하는 가격, 추정가는 경매회사가 경매 물품의 가격대를 추정해본 가격, 내정가는 경매사와 위탁자가 비공개를 원칙으로 사전에 합의한 최저 낙찰 가격을 말한다. 낙찰가는 응찰 결과 최종적으로 결정되는 가격을, 구매가는 낙찰가에 구매수수료와 부가가치세를 더한 가격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