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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명옥 사랑의 정치학]우리의 역사적 자산 비무장지대(DM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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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65호 박현준⁄ 2012.03.12 11:46:39

분단의 아픔을 겪고 있는 우리는 과연 전쟁과 평화에 대해 얼마나 역사적 의식을 가지고 살아가는가? 형제끼리 싸운 비극의 한국 전쟁에 우리는 얼마나 아파하는가? 외세 때문에 벌어진 동족상잔의 처절한 피의 전쟁인 6.25전쟁에 과연 얼마나 철저한 분석과 애통한 의식을 갖고 있는가? 이에 대한 정치적 논의는 뒤로 미룬다. 세계사의 참혹한 전쟁 역사의 증거 현장인 땅, 비무장지대(DMZ)이지만 우리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가능한 한 최대로 창의력을 발휘해 전향적으로 역사적 자산화로 만들 의무가 있다. 영원한 우리의 땅, 비무장 지대의 역사적 자산을 살펴보자. 비무장지대, DMZ는 어디인가? 동으로는 동해 해안지대에서 출발해 태백산맥의 북부 지역 고지대에 걸쳐 있으며, 내륙은 산악형 지역이자 한탄강, 북한강 상류에 해당하고 서해안에 이르러서는 한강과 임진강이 합류하며 한강 하구의 평야, 해안지대를 관통한다. 우리나라는 지리학적으로 동고서저(東高西低)의 지형이다. 놀랍게도 출입이 금지된 DMZ의 면적은 907.03㎢로 서울특별시 면적인 605㎢보다도 넓다. 이 작은 나라에서 이렇게 광활한 땅이 이용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군사적 관리 아래 있어 민간인 통제는 물론 경제 활동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서울시 인구밀도와 경제활동 규모로 보면 1.5배 더한 활발한 활동 상황이 연출 가능한 땅이다. 땅 넓이로 단순비교하면 서울의 1.5배 인구가 그 곳에서 생활할 수 있다. 60년간 인간의 손이 미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비무장지대, 그곳을 흐르는 강물과 샘물은 얼마나 깨끗할까? 상상만 해도 즐겁다. 아마도 이곳의 깨끗한 물은 세계인이 앞 다퉈 마시기 원하는 건강한 물자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우리의 역사를 다시 쓰는 사건이 있었다. 1978년 연천 전곡리 한탄강 주변 비무장 지대 근처에서 미군 그렉 보웬이 발견한 돌석기는 아슐리안 석기, 즉 전기 구석기 시대의 대표적 유물로 한국 역사를 다시 세워야 하는 고고학의 획기적 발견이었다. 이 발견 이전까지의 한반도 역사는 신석기, 청동기시대에 시작됐다는 것이 정설이었지만, 150만~10만 년 전 시대인 구석기의 유물이 발견됨에 따라 그때 이미 한반도에 인류가 존재했음을 알 수 있게 됐다. 이 전곡리 유적 발견 이후 구석기 시대 유적들이 한반도 곳곳에서 발견돼 20여 곳에 달하고 그 중 비무장지대 인근 한탄강, 임진강 유역에서만 15곳 이상의 구석기 유적지가 확인됐다고 한다. 인류 발전의 획기적 전기인 농사가 시작된 신석기시대 생활의 증거인 탄화미와 탄화물 토기가 발견된 장소도 비무장지대 인근이다. 청동기 시대의 대표적인 상징 유물인 고인돌도 비무장지대 일원 전역에서 발견됐다. 이로 추정이 가능한 것은 DMZ 인근이 한반도 청동기 문화의 중심지였다는 사실이다. 삼국시대 고구려, 백제, 신라 3국의 경합 지역이 또한 비무장지대 지역이었다. 그러니 일제의 잔인한 찬탈과 수탈을 거치기는 하였으되 삼국 시대의 문화재 보존도 다른 지역에 비해 풍부할 것이다. 물론 그 이후의 고려와 조선의 역사, 아니 일제의 압박에 의한 역사까지도 고스란히 비무장지대에 있다. 이를 학문적으로 발굴하고 탐구해 역사를 바로 세우는 작업은 앞으로 지속돼야 할 우리의 의무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 어려서부터 부르던 잊지 못할 노래! 우리 모두의 소원인 통일을 나의 생애에 보고 싶다. 다시금 하나가 돼야 할 남북 분단 역사의 증거, 세계 평화를 이뤄야 할 역사적인 땅, 비무장지대(DMZ)는 영원한 역사를 지니며 도도하게 존재한다. 통일의 역사도 그곳에서 다시 쓰일 것이다. - 안명옥 차의과학대학교 보건복지대학원 교수, 전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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