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인류의 새로운 코드는 문화입니다. 다채로운 문화와 풍요로운 예술의 향기가 21세기를 만듭니다.” △오르세미술관 전 △'고흐의 별밤과 화가들의 꿈' △프랑스 국립 베르사이유 특별전 '루이 14세에서 마리 앙투아네트까지' △터너에서 인상주의까지 영국 근대 회화전 △프랑스국립 퐁피두센터 특별전 △오르세 미술관 '만종과 거장들의 영혼 전' △한불수교 120주년 기념 루브르 박물관 전에 이어 오는 6월 루브르박물관 '신화 전'을 준비하는 대형 전시 회사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블록버스터 전시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이름이 바로 GNC미디어(대표이사 홍성일)라는 전시 및 한국미술저작권 관리협회다. 1997년 설립 이래 매 2년마다 대형 전시회를 기획, 개최하고 있는 회사다. 특히 프랑스 문화부 산하 국립박물관 연합(RMN)의 한국 지부로 활동하면서 루브르박물관, 오르세미술관, 베르사이유, 피카소미술관 등 프랑스 정부 산하 33개 국립박물관과 교류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블록버스터 전시의 기획 실무를 맡고 있는 GNC미디어의 정용석 이사는 “단순히 수익 사업을 목표로 진행하면 어려움이 많고, 관람객들에게 외면을 받게 된다”고 밝혔다. GNC가 지난 2000년 오르세미술관 전을 시작으로 국내에 블록버스터 전시를 진행하자 “위험한 전시”라는 평이 적지 않았다. 유럽 미술사를 중심으로 해외 미술관의 우수 작품을 한국에 들여오는 것 자체가 어려운 과정이고, 관람객의 반응도 파악이 충분히 되지 않은 상태에서 막대한 비용을 들여 진행하는 미술품 전시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하지만 전시가 열린 덕수궁미술관에는 전시 기간 34만여 명이 몰렸으며 이후 한국에서 대형 미술전시의 가능성을 열렸다. - 국내의 대형 미술관들이 진행하지 않는 블록버스터 전시를 기업이 진행하는 이유는? “우선 국내 미술관(국-공립 포함)들의 전시 예산이 현실적으로 너무 적은 것이 대형 전시를 유치하고 진행하기 어려운 현실입니다. 한 예로, 유럽의 미술관 전시를 유치하려면 30~35억 원 정도 예산이 필요한데, 이 금액은 국립현대미술관의 2012년 기준 소장품 구입 예산을 초과하는 금액입니다. 운영 예산도 현실적으로 적은 상태에서 해외 작품을 가져오는 대형 전시를 준비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 전시를 유치해야 하는 이유는 세계문화유산을 유치해 우리 국민들에게 미술관을 찾는 경험, 그리고 미술사 공부를 현장에서 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입니다. 또한 대형 전시를 통해 미술계 전반의 분위기를 상승시킬 수 있고, 침체된 미술 시장의 활성화를 위한 돌파구도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블록버스터 전시를 유치하는 데 있어서 어려운 점과 최근의 시장 상황은? “블록버스터 전시가 수익 사업이 된다는 소문만 듣고 준비 안 된 기획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방식으로는 좋은 작품을 가져올 수 없고 수익도 나지 않아 행사 종료 후 없어지는 회사가 최근 많아지고 있습니다. 30억 원의 비용을 들여 유치하면 하루 평균 2천~3천 명의 유료 관람객이 들어와야 하는데, 관객의 눈높이를 고려하지 않은 전시 구성으로 홍보에만 열중하다보니 외면을 당하는 예가 최근 자주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관객의 입소문과 미술계 관계자들의 정확한 판단과 평이 따라줘야 하며, 어느 미술관에서 대형전시를 하더라도 우수작을 볼 수 있다는 신뢰를 부여해야 합니다. 최근에 대형 전시공간인 미술관들이 자체 기획 전시를 우선으로 하려는 움직임이 있기 때문에, 대형 전시를 유치할 공간이 부족한 것도 어려움 중 하나입니다. 미래를 위해 기관과 기업이 협업해 적절한 대형 전시를 준비하는 것이 미래 미술문화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블록버스터 전시를 기획하면서 비전과 목표가 있다면? “초기 한국에 해외 전시를 소개한다는 명분을 가지고 진행하면서 해외 미술관과 정부로부터 호감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아시아권 나라들도 대형 전시를 유치하려는 상황이 되면서 국외에 6개월 이상 나갈 수 없는 유명 미술 작품을 유치하는 경쟁이 너무 치열해진 상태입니다. 한 전시를 기획하려면 최소 2, 3년의 준비 기간이 필요하고 수십억 원의 예산이 필요합니다. 최근의 환율 인상으로 기본 비용도 증가한 상태에서 우수 콘텐츠 확보와 함께 미술사적으로 의미를 갖는 우수 작품의 선별도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개인 기업이지만 좋은 전시를 많이 하기 위해 전 직원과 함께 준비하고 있습니다. 미술관은 어린 시절부터 찾아가 보고 느껴야 성장한 후에 자연스럽게 생활화될 수 있습니다. 미술 관련 인프라를 만들지 않은 상태에서 대형 전시를 상업적 행사로 치부해 외면한다면 비싼 비용을 들여 해외 현지를 찾아가야 되는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미술관 문화를 향유하는 대중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저비용으로 대중적 확산을 넓혀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