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매체가 ‘올해 세계 자동차 업계의 최고 빅이슈’라고 이름붙인 BMW의 뉴 3시리즈 발매가 지난 2월부터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에서 이뤄졌다. 소형 럭셔리 분야의 전통적 최강자가 완전히 새로워진 ‘올뉴’를 내놨으니 품질평가 테스트가 이어질 수밖에 없고, 그 결과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그리고 미국 최대의 판매부수를 자랑하는 자동차 전문지 1위 ‘카 앤 드라이버’(월 발행부수 123만)와 2위 ‘모터 트렌드’(발행부수 113만) 역시 최근호에서 따끈따끈한 테스트 결과를 내놓았다. 결론은? 모터 트렌드는 새 BMW 328i 스포츠를 비롯해 벤츠 C250, 아우디 A4 등 8개 럭셔리 스포티 카를 테스트한 결과를 내놓으면서 “이건 학살, 도살, 최후심판, 아마겟돈이다(it's a massacre. a slaughter. Doomsday. Armageddon)”라고 허풍을 떨었다. 조금 과장법이 섞인 표현이긴 하지만 그만큼 새 3시리즈가 경쟁자들을 완벽하게 제압했음을 전하는 단어 선택이었다. 8명으로 구성된 모터 트렌드 평가진은 기사에서 “8대의 럭셔리 스포티 카를 모두 시승한 뒤 평가진이 모여 단 3분도 안 돼 328i를 단연 1등으로 꼽았다”고 썼다. 여러 말 할 것 없이 간단하게 1등이 결정됐다는 전언이었다. 모터 트렌드의 비교평가에 동원된 차는 BMW 328i, 벤츠 C250, 아우디 A4, 인피니티 G25, 렉서스 IS250, 아큐라 TSX, 볼보 S60, 뷰익 리걸GS 등 8대였다. 평가진은 새 328i의 장점으로 △정지 상태에서 급발진해 시속 60마일에 이르는 시간이 5.6초로 가장 빨라 벤츠 C250의 6.9초를 간단히 제치고, 심지어 4륜구동 방식인 아우디 A4의 5.6초를 제압했고 △연료 1갤런 당 고속도로 36마일이라는 고연비를 실현해 A4의 29마일, C250의 31마일을 크게 앞지르면서 새로운 고연비 기준을 제시했으며 △비교 차종 중 핸들링과 트랜스미션 성능이 최고였다고 전했다. 실내 공간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모터 트렌드는 △실내 공간구성이 가장 고급스럽고 편안했으며 △특히 비교차종 중 뒷좌석 공간이 가장 넓어 ‘스포티 카의 뒷좌석은 타라고 있는 게 아니다’는 상식을 깨뜨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328i가 만장일치의 1위 판정을 받은 데는 “마치 4가지 차 모델을 한 대에 담은 듯한” 특징 덕분이기도 했다. 새 BMW 3시리즈는 스위치 조작으로 △안락(Comfort) △스포츠(Sport) △스포츠플러스(Sport+) △M 서스펜션 등 네 가지 모드 중 하나를 골라 달릴 수 있는데, 안락 모드에서 스포츠 또는 스포츠플러스 모드로 바꾸면 편안하게 시내를 달리던 신사 같은 분위기에서, 도로를 질주하는 거친 야생마처럼 성능이 바뀌는 등, 모드에 따라 차의 주행성능이 완전히 바뀌는 특징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었다. 평가진은 “차 한 대로 네 대 같은 효과를 맛볼 수 있다”며 “가장 몰기 즐거웠으며, 이로써 새 3시리즈는 소형 럭셔리 자동차의 세계적 기준을 또 한 단계 올렸다”고 결론을 내렸다.
강력한 경쟁 상대인 아우디 A4는 8대 중 4위에 머물렀다. A4는 8대 중 두 번째로 값비싼 차였음에도 불구하고 내장이 값싸 보여 “인조가죽 시트는 마치 프랑크푸르트의 택시 같았다”는 혹평을 들었으며, “4륜구동임에도 불구하고 비교대상 8대 중에서 두 번째로 무거운 차량중량 때문에 가속 실험에서 중간 정도 성적에 그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끔찍할 정도로 큰 차창 소음도 문제로 꼽혔다. 새 3시리즈의 등장을 앞두고 벤츠가 품질개선에 힘을 들인 C250은 그래도 아우디 A4를 앞서 전체 3위에 올랐다. 배기량 1.8리터의 작은 엔진으로 달리는 데다 몸무게도 3421파운드로 가장 가벼워(328i는 3480파운드, A4는 3710파운드), 비록 시속 0→60마일 달리기에선 6.9초로 328i와 A4에 크게 뒤졌지만, 실제로 도로 주행에서는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는 게 평가진의 전언이었다.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외부 디자인이 너무 보수적이라 거의 지루할 정도이며 △시트가 전혀 스포티하지 않았고 △핸들링이 너무 가볍고 피드백이 부족한 점 등이 단점으로 꼽히며 3위에 머물렀다. 판매부수에서 미국 1위 자동차 전문지 ‘카 앤 드라이버’의 비교평가 테스트에서도 BMW 328i는 아우디 A4, 벤츠 C250을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이 잡지는 328i, A4 2.0T 콰트로, C250 스포츠, 인피니티 G25 Journey, 볼보 S60 T6 AWD등 6대를 테스트했다. 새 3시리즈는 4가지 모드에 따라 차의 성격 완전히 달라져, 마치 차 한 대로 4대 타는 듯한 기분. 무거운 아우디 A4는 2-4위로 밀려 벤츠 C250은 이 비교평가에서도 종합점수 186점으로 4위에 그쳐 크게 뒤쳐진 면모를 보여줬다. 186점은 3위 인피니티 G25의 187점에 1점 뒤진 결과로, ‘벤츠가 인피니티에 밀리는’ 현상을 또 한 번 보여줬다. 벤츠는 숙적 BMW의 새 3시리즈에 대항하기 위해 3.0리터 V6 엔진(228마력)에서 올해 1.8리터 4기통 엔진(201마력)으로 ‘엔진 경량화’를 이뤘다. 그러나 카 앤 드라이버의 실측 연비에서는 갤런 당 19마일에 그쳐 BMW와 아우디에 뒤졌으며, 가속력도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우디 A4는 작년의 굼뜬 모습에서 크게 개선된 모습을 보여줬지만, 새 328i에는 미치지 못했다. A4는 작년 기존의 6단 자동 트랜스미션에서 새 8단 자동 트랜스미션으로 기능을 향상시켰으며, 그 결과 시속 0→60마일 달리기 기록도 종전의 6.4초에서 올해 5.6초로 줄이는 등 큰 개선 양상을 보여줬다. 그러나 핸들링 감각과 피드백 점수는 인피니티 G25에 못 미쳤다. 평가진은 A4의 장점으로 211마력으로 강력해진 엔진 파워를 꼽았지만, 단점으로는 “지방흡입 수술로도 해결 못할 불균형”을 지적했다. A4에 대한 장래 전망으로는 “더 이상 멍청이라고 불리진 않는다”라는 문장이 주어졌다. 1등에 오른 새 328i는 디자인 측면에서 “종전 3시리즈와 5시리즈를 합친 것 같은 디자인 개념으로, 수분을 뺀 528i처럼 보인다”며 “휠베이스(앞바퀴 축과 뒷바퀴 축 사이의 거리)를 1.9인치 늘리고 차내 공간을 키움으로써 특히 뒷좌석은 주관적-객관적 공간감 평가에서 모두 1등을 차지했다”고 소개했다. 연비를 높이기 위해 작년 6기통 엔진에서 올해 터보 4기통 엔진으로 바꿨음에도 엔진 파워에 전혀 문제가 없었으며, 갤런 당 21마일로 연비 성적도 최고였다. 새 8단 자동 트랜스미션도 비교 모델 중 최고 점수를 받았다. 이 잡지는 “3시리즈에서 BMW는 항상 차 중량을 최대한 고르게 분산시키기 위해 거의 집착에 가까운 노력을 보여 왔다”면서 “새 3시리즈의 주행감은 종전 3시리즈보다 분명히 향상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