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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스타 화가다” 전시회 잇달아

조영남, 하정우, 김영호 등 실력 뽐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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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70호 김대희⁄ 2012.04.16 11:16:20

드라마, 영화, 음악, 공연, 미술 등 문화 예술에는 다양한 장르가 있다. 문화는 대중과 함께 소통하고 즐기는 데 그 의의가 있다. 하지만 이중 미술은 아직 대중과 호흡하기에는 거리감이 있다. 이러한 미술에 연예인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연예인으로서가 아니라 작가로서 갤러리에서 전시회를 열며 활동하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화개장터’란 노래로 유명한 가수이자 화가로도 잘 알려진 조영남, 연기자로 출발해 화가, 감독으로 활동하는 탤런트 구혜선, 스크린에서 맹활약 중인만큼 미술에도 남다른 재능과 열정을 가진 영화배우 하정우, 연기를 비롯해 그림·사진·노래·글까지 다양한 분야를 넘나드는 탤런트 김영호 등이 있다. 이미 많은 전시로 작품을 알린 가수 나얼, 개그맨 출신이지만 서양화를 전공하고 캐리커처 스타일의 카툰 작품을 그리는 임혁필, 그리고 개그맨 정종철, 탤런트 유준상과 지진희, 가수 남궁옥분, 탤런트 강석우, 가수 이상은 등 많은 연예인들이 자신들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영화배우 김영호 “연기, 그림, 사진, 글 모두 내 삶” “배우를 하면서 그림이나 사진에 관심이 많았어요. 연기를 하는 데 있어 이러한 예술 작품들이 많은 도움이 됐죠. 감정이나 느낌 등 내 자신의 마음 속 불씨가 돼 줬어요.” 배우 김영호는 강인한 첫인상과는 달리 대화하는 동안 감수성 짙은 또 다른 남자의 모습을 보였다. 그는 드라마 ‘야인시대’에서 정재 역을 맡아 처음 이름을 알리기 시작해 다수의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했다. 얼마 전 막을 내린 JTBC의 드라마 ‘인수대비’에서 수양대군 역을 맡아 열연했다. 최근에는 연기자이자 디지털 싱글 음반을 내며 가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런 그가 갤러리에 모습을 드러낸 이유는 무엇일까? 김영호는 연기 활동을 하면서 오랜 시간 사진을 찍고 그림을 그려온 숨은 예술가였다. “2011년에는 그림으로 전시회를 열었어요. 주로 먹으로 동양화를 그리죠. 글은 매일 쓰고 있고 틈틈이 그림을 그리고 사진도 찍어요. 연기와 함께 이 모든 게 삶의 일부고 내가 사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어요.”

사실 그가 그림을 그려온 것은 5~6년 전부터이며, 사진 촬영은 이보다 더 빨라 벌써 10여 년이나 됐다. 시간 날 때마다 생각을 써온 에세이 형식의 짧은 글은 책으로 몇 권을 만들어도 될 만큼이라고. 그가 그림을 그려왔다는 사실은 그리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심지어 그의 부인조차 그의 전시회가 열린 뒤에야 남편이 미술가임을 알고 놀랐다고 한다. “우연인지 몰라도 영화에서 화가 역할을 많이 맡았어요. 굳이 그림을 그린다는 걸 주위에 알리고 싶지 않았고 조용히 혼자 작업했던 거죠. 아내는 제가 음반을 냈을 때 한번 놀랐고 미술 전시회에서 또 한 번 놀랐어요. 사진은 정말 엄청나게 찍었어요. 다만 보관하지 않아요. 촬영하고 지우고 또 촬영하고…. 수없이 반복했어요. 그냥 내 만족과 느낌들일뿐 사진 전시를 열 생각은 하지 않았으니까요. 이번에 우연찮게 기회가 돼서 ‘시 그리고 사진집’을 내면서 사진 전시도 함께 하게 됐어요.” 그는 카메라 렌즈를 통해 있는 그대로의 세상이 아닌 마음으로 보는 자신만의 세상을 보여준다. 그래서 특히 사진은 잘 찍는 게 어렵다고 말한다. “요즘은 카메라 장비들이 좋아져서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어려움이 없어요. 누구나 잘 찍을 수 있다고 착각하기 쉬운 거죠. 그러나 중요한 점은 사진에 철학과 깊이가 담겨야 한다는 거예요. 이제 기술적인 부분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그는 몸으로 느끼는 오감으로 작업한다. 그러기에 그림, 사진, 연기, 노래가 서로 통하는 그의 활동이다. 그는 특별한 주제와 소재 없이, 자신을 비운 상태로 계산하지 않고, 고민하지 않고 그때그때 느낌으로 촬영한다. 한번은 밤하늘을 촬영하기 위해 4시간 동안 공을 들인 적도 있다. “필요한 친구만 만나고 싶지는 않아요. 작업을 할 때 따로 주제를 정해 놓지 않은 이유죠. 주제에 얽매이면 자연스럽지 못하니까요. 대신 제목은 분명한 이유가 있게 달아요. 제목을 보면 내용을 알 수 있도록 하는 거죠. 몸으로 직접 경험하며 그 감각으로 세상을 알아가듯 예술 역시 머리만으로는 되는 게 아니에요.” 현재 영화 시나리오 작업을 끝내고 각색 중이며, 10월에는 첫 번째 솔로 앨범을 내기 위해 준비 중이라는 그는 동양화에 이어 유화를 그리기 위해 드로잉부터 배우고 있다. 연기자 김영호가 아닌 작가로서의 김영호를 만날 수 있는 ‘시 그리고 사진집 출판 기념전 - 그대가 저 멀리 간 뒤라도,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는 산토리니서울 갤러리에서 4월 13~29일 열린다. 가수 조영남 “웃고 사는 행복한 삶을 그림에 담아” “나는 웃기는 사람, 선천적인 ‘재미니스트’로 웃고 사는 게 가장 행복한 삶이에요.” 가수이자 화가인 조영남은 서울대 음악대학 성악과를 졸업하고 1973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총 35회의 초대 개인전, 3회 단체전 등을 열었다. 현재 ‘명작 스캔들’(KBS2), ‘지금은 라디오 시대’(MBC 라디오) 등으로 방송 활동을 하며 꾸준히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동료나 후배들에게도 “웃고 살자”고 말하는 그의 인생철학은 그의 그림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그래서 심각한 내용은 없다. 요즘은 조심스럽게 어디까지 그려야 재미가 있을지에 대해 생각한다.

“요즘 내가 그린 그림이 천편일률적이라는 이야기도 듣고 있어요. 그 동안 비슷하게 정적 그림만 그린 것 같긴 해요. 풍자적이고 익살스럽고 해학적으로 비춰지기를 바라며 이제 움직이는 화투를 그리려고 하죠.” 최근 변화를 보인 그의 작업은 익살스러우면서도 유머로 가득한 우화적 감각이 돋보인다는 평을 받고 있다. 자동차나 소 위에 사슴이나 토끼들이 올라가 있고, 이는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을 그린 것이란다. 특히 그의 화투 그림을 보고 어떤 사람이 “일본 사람이 그린 것 같다”고 말했다는 소리를 들었다고 그는 말했다.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화투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는 “이런 게 재미”라며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굳이 스트레스 받고 사는 것은 좋지 않다며 둥글게 사는 사람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팔광’은 즉흥적이며 미술적으로 그린 작품이에요. 화투에서 가장 대표적으로 눈에 띄는 이미지죠. 미술이란 이어령 비어령(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인 것 같아요. 사실 화투를 못 쳐요. 그냥 그림을 그리는 거죠. 그림 속 바둑알은 몬드리안의 작품 그대로예요. 최근에는 둥근 소쿠리를 이용해 작품에 붙이기도 했어요.” 그는 자신의 관심사를 그림으로 어떻게 이야기할지 고민하고 있다. 4월 4~21일 인사동 장은선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여는데 이번 전시의 주제는 가족 이야기다. 가족을 놓친 사람으로서 이룰 수 없는 꿈을 그림으로 그린 것이 그가 하고픈 이야기다. “앞일은 모르는 것”이라는 그는 “지금 하지 않으면 숨을 거둘 때 후회가 될 것 같다”고 말한다. 또한 세상의 많은 모순들을 작품으로 보여주고 싶다고도 말했다. “미술은 살아 있어야 해요. 그림을 그리면서 화랑에서 전시를 안 하는 것은 일종의 오만 아닌가요? 방송 하면서 아는 프로듀서에게도 부탁을 안 해요. 겸손이 아니라 내 주장으로 안 되는 것이 있기 때문이죠. 노래가 좋으면 누군가 즐겁게 듣듯 미술도 마찬가지에요. 잘 그리면 사겠지 하는 생각으로 작업하고 있어요.” 인간은 모순과 착각 속에서 산다는 그는 “모든 사람들이 착각 속에서 사는데 그 속에서 나를 찾는 것”이라며 “화투가 좋고 화투가 꽃보다 아름다울 수 있다. 그냥 진실된 모습으로 현실 속에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 영화배우 하정우, 화가로서 홍콩 미술계 진출 영화배우로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하정우. 그에게 미술은 취미가 아니라 영화만큼이나 중요하다. 영화를 통해 하정우를 봐 왔던 대중들은 작품으로 그를 만난다는 게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정우 자신도 처음엔 부끄러운 마음에 그림을 그리고 나서도 집에 숨겨두기만 했을 뿐이다. 하지만 작품에 대한 열정으로 마음을 다잡고 전시회를 열어보니 책임감도 더욱 커졌다고 한다.

“그림은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삶을 살아가기 위한 수단이에요. 마음이 들끓거나 허할 때 그림을 그리면 마음이 안정되죠. 작품을 통해 속이지 않는, 진실한 저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앞으로 작가 하정우로 당당하게 불릴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죠.” 그의 작품은 슬픔과 쓸쓸함을 풍기지만 또한 유쾌해 보이는 피에로가 주로 등장한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지니고 있는 내면의 쓸쓸함을 닮은 모습이다. 외롭고 힘들지만 겉으로는 밝게 웃는 피에로의 모습은 어쩌면 하정우라는 한 인간이 배우로서 또 화가로서 살아가면서 느낀 감정들이 담겨 있는 것 같다. 그는 본격적인 화가로서 홍콩의 미술계를 두드린다. 5월 17~20일 열리는 홍콩 호텔 아트페어에 15점의 작품을 출품한 것. 이 아트페어에 출품하기 위해 출국한 하정우는 현지 호텔에서 3박 4일 머물면서 ‘홍콩(HK)’ 시리즈로 그림을 그렸다. 현지에서 재료를 구하고 샌드위치로 끼니를 때우며 그는 패널 외에도 청바지에 그림을 그리는 등 흥미 있는 작품들을 선보였다. 또한 그가 홍콩 문갤러리에서 가진 2시간이 넘는 인터뷰에는 현지 언론들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20여 명의 문화 담당 기자들이 그가 현지에서 제작한 ‘홍콩 시리즈’에 주목했다. 작품의 주제는 인물로서 그만의 독특한 색감과 먹선으로 과감하게 표현했다. 동방일보 3월 30일자는 ‘한국 영화계의 대세’인 하정우를 소개하면서 “작년 영화 ‘황해’로 아시안 필름 어워드 남우주연상을 받은 한국의 스타가 그린 그림”을 소개했다. 동방일보는 “배우 겸 화가로서 두 직업을 가진 그는 그림을 그리면 영화를 찍을 때 생기는 안 좋은 감정들이 사라져 두 일이 상호적으로 도움을 주기에 그의 인생에서 어느 하나라도 빠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한 집 한 켠에 작업실을 마련하고 바쁘더라도 미술에서 손을 놓지 않는다고 털어놓았다“고 전했다. 하정우는 4월 17~8월 16일까지 H.art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올해 하반기에는 스위스 갤러리와 KIAF 전시를, 이어 홍콩에서 개인전을 준비 중이다. 또한 베를린 현지 로케를 앞두고 있는 그는 베를린과 라트비아에서 ‘베를린 시리즈’를 그릴 예정이며, 그밖에 판화 작업과 아트 상품 등에도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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