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가 말하는 디자인의 핵심은 균형과 조화다. BMW는 “우리는 디자인을 통해 기술과 감성을 보여줄 수 있는 진정한 조화로움을 강조한다”며 “이는 디자인 전략의 가장 중요한 기둥이며, BMW 전체 브랜드의 철학”이라고 설명한다. 동시에 BMW가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어린아이라도 누구나 첫 눈에 BMW 디자인을 보고, ‘아, BMW구나’라고 알아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꼽는다. 이게 바로 BMW가 강조하는 ‘패밀리룩’ 콘셉트다. 실제로 모든 BMW에는 전통적인 BMW의 상징인 키드니(콩팥) 그릴과, 민첩하고 역동적인 디자인을 표현하는 호프마이스터 킥(Hofmeister-Knick: 뒷 유리의 뒤쪽 끝이 이루는 곡선. 디자이너 빌헬름 호프마이스터의 이름에서 유래)가 적용된다. 또한 모든 BMW에는 그들만의 고유한 비율이 적용된다. 그러면서도 BMW는 단순히 ‘튀기 위한’ 디자인을 하지는 않는다. 7시리즈의 데뷔 이후 BMW가 큰 주목을 받았던 것은 다른 무엇보다 혁신성과 차별성 때문이지만, 다른 브랜드와의 차별화를 위해 디자인한다면 ‘디자인을 위한 디자인’이 된다는 게 BMW의 철학이다. 과거에는 아이덴티티가 강한 제품을 만들어 그것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던 시기가 있었지만 지금은 확립된 브랜드 이미지를 바탕으로 디자인을 창조한다는 설명이다. 또한 BMW는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감성적인 차’ ‘소유함으로써 정서적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차’를 목표로 삼고 있다. 자동차는 그 기능에 걸맞은 디자인을 가져야 한다는 게 BMW의 생각이다. 스포츠카라면 당연히 스포티하게 보여야 한다는 식이다. 또 한 가지 BMW의 강조점은 ‘관계에 대한 이해’도 있다. 책상 앞에서 디자인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것보다 고객과의 대화에 앞장서는 현장성을 강조한 말이다. 예를 들어 미니밴이라는 차종이 유럽에서가 아니라 미국에서 처음 나온 배경도 자동차의 의미가 달랐기 때문이다. 미니밴은 넓고 편안한 차를 요구하는 미국 아기 엄마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었다. BMW는 “고객의 요구는 새로운 차 디자인을 만들어내고, 반대로 새로운 차종의 등장은 새로운 형태의 고객을 창출한다”고 강조했다. BMW코리아에 따르면 뉴 5 시리즈는 디자인 자체만으로도 프리미엄 승용차의 매력을 모두 담고 있다. 이 차량의 존재감과 우아함은 최고급 명차에서나 느낄 수 있는 품격과 편안한 드라이빙을 표현한다는 설명이다. 대표 모델 5시리즈의 디자인 콘셉트 뉴 5 시리즈의 역동적인 라인과 탄탄한 차체는 차량의 드라이빙 특성을 보다 명확하게 전달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런 맞춤형 설계를 통해 대중의 눈에 띄는 특별함과 완전한 운전의 즐거움을 제공한다는 분석이다.
뉴 5 시리즈는 넓은 엔진 후드, 짧은 오버행, 넓은 차축거리, 그리고 쿠페형 스타일의 매혹적인 지붕 등으로 전형적인 BMW 스타일을 구현했다. 웨지(쐐기) 모양의 차체는 뉴 5 시리즈의 스포티함과 역동성을 더욱 강조한다. 특히 새롭게 디자인된 호프마이스터 킥의 간결한 디자인은 측면의 역동적 인상을 강조한다. 전체적인 실루엣이 완벽하게 균형 잡혀 있다는 것도 뉴 5 시리즈의 자랑거리다. 차 전체의 체중을 균일하게 분포시키는 BMW의 노력에 대해 미국의 자동차 전문지 ‘모터 트렌드’는 “거의 집착에 가까운 수준”이라고 평한 바 있다. 차축거리는 2968mm로 매우 길지만, 조각한 듯 부드러운 차량 외곽선은 하나의 주형틀로 찍어낸 것 같은 조화를 이룬다. 차량 표면의 정교한 굴곡은 부드럽고 차분하며 고급스런 첫 인상을 남긴다. BMW의 시각적 효과는 그림자를 통해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만 인지할 수 있다. BMW 뉴 5시리즈는 BMW다운 전형성을 띠면서도 앞 스타일이 아주 역동적으로 만들어졌다. 약간 앞으로 기울어진 BMW 콩팥 모양 그릴은 세단의 앞으로 튕겨져 나가는 듯한 전진형 움직임을 상징한다. 휘어진 곡선은 바퀴아치(타이어 위의 아치 형태)와 함께 강렬한 외관을 만든다. 콩팥 그릴로 광범위하게 연결된 4개의 윤곽선은 엔진 후두를 분할한다. 두 개의 중앙선은 콩팥 그릴 바로 위에서 합쳐지며 BMW 로고를 둘러싼다. 안개등은 넓은 공기 흡입구 바깥쪽으로 멀리 위치해, 스포티함과 역동성을 보여준다. 공기 흡입구의 형태는 바깥쪽으로 상승돼 있어 시선을 바퀴아치 쪽으로 옮겨가도록 돕는다. 헤드라이트 유닛은 차량의 너비를 강조하도록 장착했으며, 2개의 원형 링을 삽입해 BMW 특유의 디자인을 보여준다. 측면 디자인은 적절한 역동성과 우아함이 조화를 이룬다는 평을 받고 있다. 자동차의 도어 핸들 높이에서 뒤쪽으로 흐르는 차체 윤곽선, 약간 벌어진 어깨 라인과 쿠페형 지붕라인, 확장된 창문 표면은 차내를 실제보다 넓어 보이게 만든다. BMW 뉴 5시리즈는 혁신적인 조명 기술 덕에 야간에 더욱 주목받는다. 전조등과 후방등 모두 깔끔한 모양에 정확한 방향 지시 성능을 갖고 있어, 멀리서도 BMW 뉴 5시리즈임을 알 수 있게 한다. LED를 적용한 방향 표시등 역시 특징적 외관이다. ‘뱅글 스타일’로 파격 전통 스타트 완전히 새로운 7시리즈로 시끌벅적 논쟁 끌어내
오늘날의 BMW 디자인을 만들어낸 것은 크리스 뱅글이었다. 그가 2002년 뉴 7 시리즈를 내놓자 자동차 디자인 업계는 수많은 논쟁을 시작했다. BMW의 최고급 모델 중 하나로서 7시리즈가 등장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보수적인 BMW 모습을 기대했지만 새 7 시리즈는 그렇지 않았다. 날렵한 현대적 면모를 과시했지만 전통과 보수를 강조하는 부유층 입장에서는 뭔가 너무 가벼워 보인다는 불만도 따라왔다. BMW는 새 7 시리즈 이전만 해도 거의 50년 동안 단지 시리즈별로 차 크기만 다를 뿐 매우 유사한 ‘스포츠 세단’ 개념의 디자인을 유지해 왔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뱅글은 이런 비판에 개의치 않고 자신만의 독특한 디자인 콘셉트를 계속 개발했다. 이후 모든 BMW 모델은 양산 차와 콘셉트 카를 불문하고 모두 새로운 실험정신의 무대가 됐다. 뱅글은 “자동차는 그 자체로 솔직해야 한다”는 BMW의 슬로건에 충실했던 디자이너였다. 이러한 그의 노력은 ‘뱅글 스타일’로 불리면서 자동차 디자인 세계에서 BMW를 독특한 위치에 올려놓는 분기점이 됐다. 2008년 2월 뱅글이 퇴임하면서 바통을 이은 것은 아드리안 호이동크였다. 호이동크는 다양하고 진보적이면서도 상업적인 디자인을 BMW에 접목했다. 그의 날카롭고 현대적인 디자인은 올해 신형 그란쿠페6로 이어졌고, BMW는 21세기다운 파격적인 디자인 콘셉트를 속속 내놓고 있다. 호이동크는 1997년 BMW 산하 미니(MINI)의 전시용 차량, ACV 20의 디자인을 맡았다. 이어 BMW 7시리즈, Z4, 콘셉트 카 프로그레시브 액티비티 세단의 디자인에 참여했다. BMW의 디자인 철학에 대해 그는 “다이내믹함과 우아함을 잘 결합하는 것”이라고 대답한다. 서로 다른 콘셉트를 결합시켜 독특한 디자인을 만들어 낸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