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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가진 언론 바로잡기 가장 시급”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김현 당선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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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70호 심원섭⁄ 2012.04.16 13:16:19

“총탄 없는 전쟁이 벌어지는 정치권에서 그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살아온 젊은 정치인.” 강원도 강릉 출신으로 정치 입문 20여년 중 12년을 여야를 넘나들며 공보 업무를 전담해왔던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김현 당선자에 대한 한명숙 대표의 평가다. 그리고 이번 총선에서 신설된 세종특별자치시 선거구에서 당선된 이해찬 전 국무총리도 김 당선자에게 “낮은 곳에서 민주주의를 지키고 궂은일에 앞장서온 김현 당선자가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는 데 제 역할을 맡아 활약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에 김 당선자는 “정치에 입문한 후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정책을 입안하고, 실무를 수행해 왔다”며 “국민들에게 ‘함께 더불어 잘사는 벗’이자 역사 앞에 당당한 ‘행동하는 양심’의 정치인으로 각인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당선 소감을 피력했다. 사실 김 당선자의 꿈은 대학교수였다. 그러나 1984년 한양대 사학과에 입학과 함께 ‘군부독재’ 타도에 앞장서면서 포기해야 했다. 특히 4학년 당시 총학생회 학술부장으로 활동하면서 ‘국민과 함께 단결해 투쟁하면 승리한다’는 6월 민주화운동의 교훈과 ‘분열하면 패배한다’는 87년 대선에서의 뼈아픈 교훈을 느꼈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운동권으로 들어섰다. 그러다가 김 당선자는 1988년 ‘평민당 98인 입당’ 시 학생대표로 참여했으며, 이후 평화민주통일연구회(평민연) 총무간사로 활동하면서 정식으로 제도 정치권에 입문했다. 이후 김 당선자는 2000년 새천년민주당 대변인실 부장으로 첫 당직을 맡은 이래 부국장, 2002년 서울시장 선대위 부대변인, 2003년 인수위 행정관, 청와대 춘추관 행정관을 거쳐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최장수 춘추관장이라는 타이틀을 달기도 했다. 특히 김 당선자는 2007년 통합민주당의 대선 후보 경선에서 이해찬 후보의 캠프 부대변인으로 활동했고, 이후 일산 동구에서 당선된 유은혜 당선자 등과 함께 통합민주당과 민주통합당의 부대변인을 역임하면서 여성 저격수로서 활동해 ‘유명세’를 날렸다. 그가 공보 업무를 맡아오면서 자신의 이름보다도 더 많이 불린 또 하나의 이름은 ‘김 부’(흔히 기자들은 부대변인의 성과 직책 앞 글자를 따서 부른다)였다. 그만큼 기자들과 함께 하는 생활이 많았다는 증명이다. 김 당선자는 지난 1월 야당 생활 10년, 여당 생활 10년과 청와대 근무 때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수행하며 55개국을 순방한 경험과 추억을 책으로 펴내기도 했다. 이 책과 관련해 그는 “기록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노 전 대통령의 뜻을 받들어 청와대와 정당 생활을 하면서 접한 대통령의 말과 행적 등을 종합적으로 기록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책을 쓰면서 노 전 대통령의 철학, 가치, 노선을 실현시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총선 다음날인 4월 12일 김현 당선자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여야가 치열하게 공방을 벌였던 4·11 총선이 끝나고 이제 제19대 국회 출범을 눈앞에 두고 있다. 소감을 말해 달라. “이번 4.11 총선에서 국민들의 많은 기대에도 불구하고 민주통합당이 원내 제1당을 만들지 못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이번 총선에서 민주통합당과 야권 후보에게 보여주신 국민 여러분의 선택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 민주통합당은 절망하지 않고 더욱 열심히 할 것이다. 절망해서 쓰러진다면, 단지 당의 운명이 위태로울 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운명이 위태로워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근본적이고 총체적인 성찰과 혁신으로 다시 시작하겠다.” - 제19대 국회는 정치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12월로 예정된 18대 대통령 선거와 맞물려 향후 우리나라 정치와 미래 전체를 좌우할 중요한 국회로서 그 어느 때보다 역할이 막중하다고 생각한다.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의 실정으로 곪을 때로 곪은 서민 경제와, 갈수록 심화되는 양극화 문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발효에 대한 후속 대책(재협상을 포함), 반값 등록금, 청년 고용 확대, 보편적 복지의 실현 등의 과제가 놓여 있다. 99% 대다수 국민들이 바라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대한민국을 만드느냐, 그러지 못하고 멈추느냐 하는 갈림길에 서 있는 국회라고 할 수 있다. 민주통합당은 이번 선거 과정에서 투표로 국민의 삶을 바꾸자고 호소했다. 국민들 스스로가 지금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원하는 정권은 어떤 것인지 생각하고 밝히기 위해서였다. 19대 국회가 출범하면 국민이 진짜 원하는 것, 당당하게 요구하는 것들을 챙겨 해결하는 정치를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원내 제1당은 물론 여소야대 구성도 실패했는데 요인은 뭐라고 보는가. “민주통합당 등 야권이 18대 국회보다는 약진했다고 하지만 결국 새누리당의 과반 의석을 저지하지 못했다. 19대 국회를 새로운 변화의 국회로 만들고자 했던 우리의 목표를 이루지 못해 다시 한 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하지만 서울 등 수도권에서 국민들께서 분명히 이명박 정권, 새누리당 정권에 대한 심판의 뜻을 보여줬으며, 동시에 민주통합당에게도 ‘지금 그 정도로는 안 된다, 더욱 더 노력하라’는 경고를 주셨다는 점에서 고맙게 생각한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에서는 2030 세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 ‘정권 심판론’이 유효하게 작동했고 이는 투표율에서도 나타났다. 투표율이 54.5%를 기록한 2010년 6ㆍ2 지방선거에 근접하는 54.3%를 보여 2030세대가 대거 투표장에 나와 심판의 동력이 됐다. 이는 의회 권력 구도와 정국의 풍향이 서서히 바뀌고 있음을 의미한다. 비록 원내 제1당과 여소야대에는 실패했지만, 더욱 분발하라는 과제를 풀어내겠다. 이번 선거 결과가 이명박 정권과 새누리당이 자행한 지난 4년간의 실정, 재벌 특권 경제, 불법과 비리를 국민이 용인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 선대위 대변인으로서 총선 전 과정을 가장 심층적으로 지켜봤을 텐데 고비는 언제였다고 보는가. “선거 막바지에 새누리당과 조중동 보수언론이 협공을 하며 김용민 후보 발언 문제를 선거 전략으로 키웠을 때라고 생각한다. 민간인 불법사찰-은폐 사건이 터지자 새누리당과 보수 세력이 상당히 당황해 했다. 불리한 상황을 모면하고자 ‘참여정부 공동책임론’을 제기하며 물타기에 안간힘을 썼지만 결국 국민들의 조롱만 받고 역풍만 맞았다. 이후 김제동, 김미화 등 연예인에 대한 사찰 파문이 확대되는 시점에서 터진 김용민 후보의 발언 파문은 새누리당과 보수언론이 공조해 자신들이 그토록 연출하고 싶었던 상황을 만든 것이었다. 물론 김용민 후보의 과거 발언을 두둔하고 싶지는 않지만 민주통합당도 무한한 책임감으로 사과 및 사퇴 권고를 했다. 그러나 김 후보는 지역 유권자의 선택을 받겠다고 했고 결국 총선에서 유권자들의 냉엄한 심판을 받았다. 새누리당 박근혜 위원장은 김 후보를 겨냥해 ‘자라나는 아이들이 무엇을 보고 자랄지, 우리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치겠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그렇다면 묻고 싶다. 김 후보로부터는 그나마 반성하는 모습이라도 배우라고 하겠지만, 문대성 후보처럼 남의 논문을 표절하고, 하태경 후보처럼 ‘일본을 조국으로 생각한 것도 정상참작하자’는 얼빠진 주장을 해놓고 반성은커녕 변명하기 급급한 새누리당 후보에게서 우리 아이들이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박 위원장한테 다시 한 번 묻고 싶다.”

- 선거 기간 동안 힘들었던 점이나 아쉬웠던 점이 있었다면? “이번 총선은 그 어느 때보다 복지와 경제민주화 등 정책 이슈를 중심으로 치러질 것으로 전망했지만 정책은 실종되고 네거티브로 얼룩졌다. 민주통합당은 박근혜 위원장에게 반값 등록금, 기초노령연금, 비정규직 문제 해결 등을 공개 제안하며 동참을 요구했지만 박 위원장과 새누리당은 끝까지 정책 제안에 대한 화답 없이 네거티브 공세, 색깔론으로 일관했다. 국민들은 이번 총선에서 99% 국민을 위한 민생선거를 원했고, 선거로 국민의 삶과 대한국민을 변화시키고자 했다. 물가안정, 고용, 민생 살리기가 중요했지만 제대로 논의되지 않았다. 이제 19대 국회가 출범하면 국민들이 진짜 원하는 삶의 방향으로 대한민국을 바로잡는 그런 정치가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 이번 총선을 한마디로 규정한다면? “1% 특권층을 위한 MB 정부의 집권 4년과 새누리당에 대한 국민들의 심판이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유효하게 작용했다고 본다. 많은 국민들은 이명박 정부 4년 동안 대한민국의 공기가 잘못됐음을 깨달았다. 민생 파탄, 민주주의 후퇴, 남북관계의 교착상태 등으로 숨쉬기가 힘들어진 것이다. 대한민국을 원위치 시키지 않으면 내일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오죽했으면 새누리당도 선거운동 과정에서 말뿐이긴 했지만 민생, 경제 민주화를 이야기했겠는가. 따라서 이번 총선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다시 쓰는 첫 페이지라고 규정하고 싶다.” - 그렇게 규정하는 특별한 이유는? “이명박 정부의 실정으로 민생이 파탄나고 양극화가 심화됐으며, 1% 특권층 중심으로 돌아가고 99% 국민들은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현실이 됐다. 이러한 민주주의 위기가 결국 99% 대다수 국민의 꿈과 삶을 송두리째 빼앗아갔다. 지난 번 수원에서 납치된 28세 여성은 112에 전화를 걸어 살려달라고 호소했지만 사실상 방치되었다. 경찰은 무능을 감추기 위해 사건을 축소, 은폐했다. 이 사건을 보면서 어쩌면 정권을 위해서라면 민간인 불법사찰도 마다하지 않으면서도 국민의 생명에는 둔감한 이명박 정부와 경찰이 판박이라는 사실에 소름이 끼쳤다. 민주주의는 우리가 평상시에는 모르고 살지만 질이 나빠지거나 없어지면 생존과 직결되는 숨 쉬는 공기와 같다.” - 정치 입문 이후 청와대 춘추관장, 당 수석 부대변인과 선대위 대변인 등 주로 공보 업무를 맡아 왔다. 19대 국회에서는 어떤 분야에 주력할 생각인가? “23살에 학생 대표로 정치권에 입문한 이후 늘 ‘행동하는 양심’이 되고자 노력했고 ‘사람 사는 세상’을 이루자는 꿈을 꿨다. 이제 국회에서 그 꿈을 이뤄보겠다. 19대 국회의 첫 1년차는 12월 대선 고지를 향한 치열한 여론 백병전의 시기다. 당과 청와대에서 12년간 대언론 관계를 담당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상대방의 비난에는 더 가혹한 비판으로, 논리에는 더 냉철한 대안으로 새누리당과 맞서 잔다르크 역할로 정권교체를 이뤄내겠다. 이명박 정부 4년, 대한민국 언론도 초토화됐다. 적지 않은 언론들이 제 기능을 못하고 정권의 나팔수로 전락했다. 심각한 상황이다. 따라서 언론과 미디어의 공공성, 독립성을 회복하는 데 국민과 함께 앞장설 것이다. 또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창의적 의사를 수렴할 수 있도록 관련 법규와 제도 개선을 위한 의정 활동에 집중할 계획이다.” - 김 당선자를 ‘친노’ 핵심인사라고들 얘기한다. 왜 그렇다고 보는가. “참여정부에서 최초의 여성 춘추관장 겸 보도지원비서관에 임명돼 참여정부 4년 4개월 동안 국정 운영과 국민 여론을 듣고 전하는 최전선에서 일했다. 특히 춘추관장으로 일하면서 언론인들을 위한 취재 지원 업무에서 구태와 분명히 단절했다. 그것이 언론과 건전한 긴장 관계를 추구했던 노무현 대통령이 여성인 저에게 춘추관을 맡긴 이유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그런 점 때문에 친노 핵심 인사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다. 그동안 공보업무를 맡으면서 국가 비전에 대해 기자들과 함께 공부하며 건강한 비판, 토론을 했다. 국민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그 여론을 가감 없이 전달했다. 때로는 기자와 청와대 비서실의 ‘경계인’이기도 했지만, 청와대 출입기자들에게 ‘엄마라고 불린 마지막 춘추관장’으로 평가받는 것을 지금도 가장 큰 자부심으로 생각하고 있다.” - 국민들에게 어떠한 정치인으로 각인되고 싶은가. “어떤 사람의 미래상을 그려보려면 그 사람의 과거의 삶, 역사를 봐야 한다. 저는 정치 입문 후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정책을 입안하고, 실무를 수행해 왔다. 국민들에게 그런 정치인으로 각인되고 싶다. 함께 더불어 잘사는 벗이자 역사 앞에 당당한 행동하는 양심의 정치인인 되도록 노력하겠다. 특히 군부독재 시절을 지나 그나마 힘겹게 지켜왔던 언론의 정도(正道)가 이명박 정부 4년 뒤 이제는 그 흔적조차 사라졌다. MBC, KBS 등 공영방송을 비롯해 YTN, 연합뉴스 등이 집단파업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고 있다. 모두 이명박 정부가 특보 출신의 낙하산 사장을 임명해 ‘권력의 나팔수’ ‘땡李 뉴스’로 이들 언론사들을 전락시켰으며, 이에 따라 국민들로부터 버림을 받았기 때문이다. 권력을 비판하고 감시하고 견제하는 언론의 기본을 저버린 대가는 혹독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저는 언론공공성 파괴, 독립성 훼손, 전문성 부재, 문화 정책의 퇴행을 목도했다. 당장 19대 국회가 시작되면 언론 개혁과 대안을 모색할 것이다.” - 올해 바라는 바가 있다면? “2012년 12월 대선에서 최선을 다해 정권을 되찾아 오는 것이 올해의 가장 큰 목표다. 그리고 2007년 청와대를 떠나며 노무현 대통령과 약속한 것을 지키는 것이 가장 큰 소망이다. 또 하나의 작은 바람이 있다면 잦은 출장, 늦은 귀가에도 엄마 없는 시간을 잘 견디며 바르게 자라준 딸 민정이, 무슨 일이 생겨도 묻지 않고 가슴만 졸이며 막내딸이 건강하고 아무 탈이 없기만 바라며 편찮으신 몸에도 불구하고 새벽마다 불공을 드리는 어머니, 그리고 동생 일이라면 물불가리지 않고 발 벗고 나서는 오빠 등이 모두 올 한 해도 건강했으면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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