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했는데도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수입 중단 조치를 취하지 않는 정부에 항의하는 ‘광우병 촛불집회’가 4년만인 오는 5월2일 재개될 예정이라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08년 촛불집회는 무려 석 달 동안이나 광화문 등을 가득 채우며 진행됐지만,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수입 대폭개방 등을 막지는 못 했다. 2008년 촛불 정국에 대해선 그 뒤 여러 해석이 나왔으며, 그 중에는 “정권 초기이기 때문에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것도 있었다. 이제 4년 만에 촛불이 다시 불붙으면 그 파장은 4년 전과 마찬가지로 ‘그냥 촛불을 켠 것’으로 끝날지, 아니면 이미 레임덕 상태에 빠진 정권을 정말로 마지막 궁지로 몰아넣을 초대형 파괴력을 지닐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4년 전에는 “그러면 대통령을 바꾸랴?”였지만 이번에는… 2008년 촛불 당시에 화제가 된 말 중에는 MBC 100분 토론에 나온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이 "그렇다고 대통령을 바꾸겠습니까"도 있었다. 그러자 바로 인터넷에는 "아니, 그럼 국민을 바꿔요?"라는 댓글이 올라왔다. 당시는 정권 초기라서 "그렇다고 대통령을 바꾸랴?"가 나름 통했지만, 대선 국면에서도 같은 질문이 같은 무게를 지닐지는 두고볼 일이다. 더구나 수도권 민심은 지난 총선에서 ‘정권 심판’을 원했지만, 일부 지역에서의 ‘집권 여당에 대한 몰표’ 때문에 여당이 다시 과반수를 차지한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품고 있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광화문에 ‘대형 촛불’이 타오른다면 ‘가스가 가득 들이찬 방에 촛불을 댕기는 듯한’ 양상으로 번질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2008년 촛불은 광우병 때문에 일어났지만 당시 마침 노사분쟁 중이었던 화물연대 노조는 촛불 항쟁의 흐름을 타고 유리한 협상결과를 얻어내기도 했다. 정권 말기 레임덕 상황에서 촛불이 불타오르면 각종 불만을 품은 사회집단이나 노조 등이 이 촛불집회에 힘을 보탬으로써 사회적으로 불안요소가 커질 수도 있다. 5월 2일 시작될 촛불집회에 정부-여당이 어떻게 대처할지가 앞으로 대선 국면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