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12 갤러리에서 4월 20일부터 5월 12일까지 네 명의 젊은 회화작가 김진, 이근민, 이혜인, 장파의 기획전 ‘방황하는 자가 속지 않는다’가 열린다. 이번 전시의 제목은 라캉의 ‘속지 않는 자가 방황한다’에서 차용했다. 회화적 진정성에 대한 온전한 해답이 존재한다면 이를 추구하는 과정 속에서 작가들이 감수하는 능동적인 방황이야말로 이를 엿보는 감상자의 마음을 기대감으로 두근거리게 만들어주는 여정이 된다. 따라서 이 전시는 ‘속지 않는’ 것에 대한 경계심 보다는 ‘방황’이라는 과정에 그 방점이 찍혀 있다. 이 전시는 외견상으로는 풍요롭게 변모했으나 기저에는 배금주의의 덫이 곳곳에 산재하는 오늘날의 미술 현장에서 유행의 흐름에 쉽게 영합하지 않고 독자적 시각언어를 구축하고 있는 회화의 가능성을 엿보고자 기획됐다. 전시 참여 작가들은 회화적 전통을 잇는 표현주의적 회화 작가들이라 일컬어질 수 있으나 이질적으로 여겨질 수 있는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지닌다. 네 명의 전시 참여 작가들의 개성이 한 공간에서 서로 맞닥뜨릴 때 발생하는 파장은 관객들로 하여금 새로움과 묘한 매력을 느끼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