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자동차 광고의 세계 ④]쉐보레, 경쟁사 포드에 ‘모욕광고’

“재앙 불구 살아나” 등 광고로 브랜드 이미지 살리기 나서

  •  

cnbnews 제273호 정초원⁄ 2012.05.07 11:29:20

지난해 첫 출범 이후 국내 시장 점유율 두 자리 수를 돌파한 한국지엠. 이들의 광고 전략은 무엇일까? 지난해 간판을 쉐보레로 바꿔 달면서 새 브랜드 알리기에 무게를 싣는 한편 광고를 통해 새로운 이슈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런 노력은 모회사인 제너럴모터스(GM)가 미국 등에서 진행 중인 대규모 광고와 궤를 같이 해 더욱 눈길을 끈다. GM, 슈퍼보울 광고에서 포드에 맞짱 “자동차 업체가 슈퍼보울 광고의 신이 되고 있어요.” 뉴욕의 광고업체 디고(Digo)의 마크 디마시오 최고경영자의 말이다. 자동차 업체들은 미국프로풋볼(NFL)의 챔피언 결정전인 슈퍼보울 경기를 통한 광고에 유난히 공을 들인다. 경기에 대한 미국인들의 뜨거운 관심만큼이나, 광고 효과도 여타 광고보다 수십 배 높기 때문이다. 광고 단가는 비싸지만 그 효과가 월등해 자동차 업체들의 참여도 또한 높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자동차 업체들이 맥주와 음료수 업체들을 따돌린 채 슈퍼보울 광고의 새로운 엘리트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고 분석하기까지 했다. 지난 2월5일(현지 시간) 끝난 ‘제46회 슈퍼보울’에서도 자동차 메이커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광고 전쟁에 뛰어들었다. 제너럴모터스(GM)는 이 전쟁에서 숙적 포드를 깎아내리는 듯한 광고를 야심차게 선보여 호평과 항의를 동시에 받았다.

이 광고는 ‘2012 마야 묵시록(2012 Mayan Apocalypse)’이라는 문구와 함께 대재앙이 일어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대재앙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은 GM의 실버라도 자동차는 최근 몇 년간 경영악화로 고전한 GM이 끝내 살아남았다는 자부심도 녹아 있는 것으로 보였다. 광고 속 인물들이 모두 GM 트럭을 타고 하나 하나 모이지만 한 친구가 끝내 나타나지 않는다. 그리고 그 중 한 명이 “그는 포드 F시리즈야”라고 말한다. 생사 여부를 알 수 없는 그 친구는 포드 트럭을 몰아 대재앙에 희생됐다는 암시이며, GM의 픽업트럭 ‘쉐보레 실버라도’가 포드 F시리즈보다 성능-내구성이 더 좋다고 강조한 내용이다. 이 광고를 접한 다수의 네티즌들은 일명 ‘디스’ 광고라고 분석하며 “재미있다”는 반응을 내놨다. 여기서 ‘디스(disrespect의 줄임말)’란 힙합 음악을 통해 널리 퍼진 말로, 풍자를 섞어 상대방을 공격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반면 일각에서는 “내용은 재밌지만, 라이벌 업체를 근거 없이 비방한 것은 문제”라는 비판도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포드 본사는 이 광고를 중단하라고 요청했다. 포드차 소유주가 끝내 나타나지 않아 죽음을 암시하며, 성능 등에 대한 구체적 근거 없이 포드차를 깎아내렸다는 반박이었다. 그러나 GM은 광고 중단을 거부했다. 한국지엠, BMW-아우디에 ‘디스’ 광고? 제너럴모터스(GM)의 자회사인 한국지엠(전 GM대우)도 이번 슈퍼보울 광고에서의 ‘디스’ 광고와 비슷한 맥락의 광고를 진행한 적이 있다. 지난해 알페온 광고였다. 당시 GM대우는 알페온의 지면 광고에서 현대자동차 그랜저를 겨냥한 문구를 올렸다. “그랜저의 다섯 번째 변신을 축하합니다. 북미 판매 1위 알페온으로부터”라는 광고 카피였다.

해외 자동차 업체 중 독일차 라이벌인 BMW와 아우디가 이와 똑같은 방식으로 신경전을 벌이며 화제를 일으킨 바 있다. 2006년 BMW는 “남아프리카 올해의 차로 선정된 아우디, 축하합니다… 2006년 전세계 올해의 차 BMW로부터”라는 카피의 지면 광고를 내보냈다. 그러자 아우디는 “2006년 전세계 올해의 차에 선정된 것을 축하합니다… 2000~2006 르망 레이스 6회 연속 우승자 아우디로부터”라는 광고를 내보내 BMW의 도발을 받아쳤다. 당시 두 독일차의 광고 전쟁에 일본차 스바루도 동참했다. 당시 스바루는 “미인대회에서 우승한 아우디와 BMW를 축하한다”는 광고를 냈다. 디자인만 뛰어난 차 아니냐는 비아냥거림이었다. 2009년에도 아우디와 BMW는 비슷한 신경전을 벌였다. 이번에는 아우디가 선방을 날렸다. 아우디는 A4를 출시하면서 “네 차례야, BMW”라는 광고로 따라와보라는 듯 도발했다. 그러자 BMW는 3시리즈 사진과 함께 “체크메이트(체스 용어로, 상대편 왕을 잡아 완전히 이긴 상황)”라는 말로 응수했다. 그래봐야 왕을 잡는 것은 BMW라는 응수였다. 한국지엠, 쉐보레 브랜드 알리기 광고에 전념 한국지엠의 지난 한 해는 쉐보레 브랜드를 한국 땅에 정착시키는 데 온 힘을 쏟은 해였다. 브랜드의 공식 출범 이전부터 쉐보레는 프리런칭 광고를 내보내며 공격적인 홍보에 돌입했다. 옷, 장난감, 명함을 소재로 잡은 프리런칭 광고는 자동차의 본질을 묻는다. 광고는 “진짜 자동차가 뭔지 알아?”라고 물으며 자동차의 존재 이유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흔히 생각하듯 옷, 장난감도, 명함도 아닌 그 무언가라는 것이다. 특히 프리런칭 광고 중에서도 “사람들은 언젠가부터 차를 명함으로 보기 시작했다”는 문구가 들어간 ‘명함’ 편에 한국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렸다. 겉멋 또는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는 수단으로서 차를 선택하지 말고 알맹이로 선택하라는 광고였다. 이후 3월 브랜드 런칭과 함께 방영된 시리즈 광고에서는 쉐보레가 가진 ‘본질’을 소개했다. 3편의 시리즈 광고는 △자동차는 한 명, 백 명이 아닌 모두를 위해서 창조되어야 한다는 ‘모두’ 편 △쉐보레 자동차는 지난 100년을 함께 해 왔으며 앞으로의 100년도 함께 할 것이라는 ‘평생’ 편 △고급 스포츠카 콜벳과 카마로, 전기차 쉐보레 볼트(Volt)를 소개하는 ‘미래’ 편으로 구성됐다. 역사와 미래지향성을 보여주는 광고 전략이었다. 이 브랜드 광고는 영화 ‘트랜스포머’를 촬영한 브룩스 가이어(Brooks P. Guyer)가 찍어 더욱 유명세를 탔다. 한편 국내 쉐보레 자동차 광고는 제일기획이 독점 공급한다. 기존에는 LG계열 종합광고회사인 HS애드, 삼성 계열 제일기획이 각각 광고를 만들었지만, 올해부터는 제일기획이 독점적으로 공급하는 공식 광고대행사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많이 읽은 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