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에서 “주사파의 국회 입성에 국민적 대책이 필요하다” “통합진보당의 이석기, 김재연 비례대표 당선자에 대한 제명을 공식 논의하자고 민주당에 제안할 것”이라는 등의 발언이 나왔다는 연합뉴스의 기사를 보고 웃음이 빵 터졌다. 기사 내용도 내용이려니와 더 웃긴 건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댓글이었다. 이 댓글은 “그래 주사파도 막고 친일파도 막고 성폭행범도 막고 논문표절자도 막자, 다 막자!”였다. 통합진보당 혁신비대위가 이석기, 김재연 비례당선자에 대한 출당 논의를 하고 있지만, 설혹 출당이 된다 하더라도 ‘무소속 비례대표 국회의원’라는 이상한 신분이 된다. 비례대표라는 게 정당 지지를 바탕으로 하는 건데, 당이 없는 당 비례대표라는 헌정사상 최초의 사태가 벌어지기 때문이다. 말이 안 되는 자격인만큼 사실상 이들이 국회에 입성한다 해도 아무 일도 못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새누리당이 민주당과 손을 잡는 ‘어려운 작업’을 통해 이들을 제거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구상 자체가 상당히 희극적이다. 정말로 그들이 종북-주사파라면, 즉 북한을 돕기 위한 의도를 갖고 국회에 입성하려는 ‘쁘락치’라면 국가보안법으로 검거하면 된다. 국가보안법으로 검거하면 자연스레 현행범으로 국회의원 자격이 정지될 테니, 문제가 깔끔하게 해결된다. 국가보안법을 통해 사법처리 하는 간단한 방법이 있는데도, 새누리당 일부 최고위원들은 통진당 사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려는, 어려운 길을 택하고 있다. 정치적으로 해결하려면 민주당과 손잡는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위와 같은 댓글이 나오는 이유는 결국 새누리당의 이런 이념 공세가 너무 속이 뻔히 들여다 보이기 때문이다. 색깔론을 앞세워 야권 전체를 뒤흔들어보겠다는 의도가 너무나 또렷이 보인다. 댓글의 주장대로 정말로 국가보안법에 저촉되는 의원이 있다면 잡아넣으면 된다. 그게 정도다. 반대로 정말로 문제 의원을 모두 쫓아내려면, 성추행자도, 표절자도, 친일파도 모두 쫓아내야 한다. 통합진보당은 당내 정치 문제를 정치적으로 못 풀어 검찰을 초청하는 수준 낮은 정치를 펼치고 있고, 반대로 새누리당은 법(국가보안법)에 의뢰하면 될 일을 어렵게 정치적으로 풀겠다고 나서고 있으니, 이래저래 한국 정치는 점점 더 코미디가 돼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