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5호 최영태⁄ 2012.05.25 13:47:55
LG전자가 작년 1년 내내 미국에서 삼성과 소니에 대해 “너희는 2D TV나 만들어라”는 비아냥 광고를 펼친 데 이어 최근에는 OLED TV에 대해서도 비슷한 작전을 펴려는 것에 대해 미국의 한 전문가가 '네거티브 광고를 할 돈과 시간이 있으면 좋은 물건을 만드는 데 써라'며 꾸짖었다. 주인공은 TV 관련 전문매체인 HDTV매거진(hdtvmagazine.com)의 수석 기술국장인 로돌포 라 마에스트라(Rodolfo La Maestra)다. 그는 작년 “LG의 편광방식 3D TV 화질은 풀HD가 아닌데도, 삼성-소니의 셔터안경 방식처럼 풀HD라는 거짓 광고를 하고 있다”는 비판 시리즈 칼럼을, 과학적 데이터를 제시하며 쓴 인물이다. 정색하며 "삼성이 열악한 자체기술 포기했다"고 흘린 LG 임원 그는 23일 ‘도대체 누가 누구의 OLED 기술을 훔치나?’라는 제목의 칼럼을 내놓았다. 그가 이런 글을 쓰게 된 계기는 미국에서 LG전자의 고위 임원이 그에게 익명을 전제로 “삼성이 그들의 RGB OLED 기술을 포기하고 우리의 화이트 OLED 기술을 따라하기로 했다”고 귀띔했기 때문이었다. 이런 귀띔에 그의 첫 반응은 “농담도 잘 하셔(nice joke)”였다. 그러나 LG 임원이 심각하게 주장하자 그는 “말도 안 돼(no way)”라고 한 마디 해준다. 마에스트라는 곧 확인 작업에 들어간다. 삼성전자아메리카 임원의 첫 반응은 “그런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다”는 것이었다. 재차 마에스트라가 추궁하자 삼성 임원은 “타사의 주장에 대해 코멘트는 못 하게 돼 있지만, 지금 밝힐 수 있는 것은 우리가 계획을 바꾸겠다고 발표한 적이 전혀 없다는 점”이었다고 마에스트라는 썼다. 그는 또한 기사 검색도 해 본다. OLED에 대한 전문 사이트인 OLED-info.com 등을 뒤진 결과 그는 두 기사를 찾아낸다. 하나는 삼성의 AMOLED 기술을 ‘경쟁사’가 빼돌려 11명이 수사를 받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날짜가 조금 뒤인 다른 기사에는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이 나왔다. “수사 대상 중 10명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의 전직 직원으로서 LG디스플레이로 옮겼으며, 이 소식이 전해진 뒤 LG디스플레이의 주가가 5%나 떨어졌다”는 뉴스였다고 마에스트라는 썼다. 귀띔과는 전혀 다른 보도 내용들이었다. "TV 업계의 좋은 전통이 왜 3D와 OLED에선 깨져야 하나"며 한탄 이런 취재 결과를 밝히면서 마에스트라는 한탄한다. “작년에 LG가 삼성과 소니에 대해 추악한(ugly) 광고 공세를 펼쳤다. 이제 업계의 추세는 재빠르고 추악하게 선공을 취한 뒤 그로 인한 피해에 대해서는 사과 한 마디 안 해도 되는 것인가?”라고. 그는 “LG는 작년의 3D TV 때처럼 이번에는 OLED를 놓고 추악한 전쟁을 시작하려는 것 같다”며 “미국의 TV 시장에는 그 동안 수많은 기업들이 참여하면서 신기술로 소비자에게 기여했는데, 왜 그런 전통이 3D와 OLED에서는 깨져야 하나?”며 LG전자의 자세를 꾸짖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