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나 아마추어를 막론하고 첫 홀 티잉 그라운드에서 티샷을 하려고 어드레스를 취하면 잘 쳐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정신적으로 불안해져 긴장하게 된다. 몸도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더욱이 뒤에 많은 갤러리들이 티샷 하는 것을 보고 있으면 더욱 긴장해 평소 스윙 감각을 잊어버리게 되고, 손과 어깨, 등에 힘이 잔뜩 들어가 미스 샷을 날리고 만다. 골퍼들의 첫 홀 티샷의 초조함을 영어로 ‘퍼스트 홀 지터스(first hole jitters)’라고 표현한다. 다시 번역하면 ‘첫 홀 증후군’이다. 첫 홀 티샷이 푸른 창공을 가르며 날아가면 정신적으로 편해져 기분이 좋을 뿐더러 상대방에게 부담감을 줘 기선 제압용으로도 좋다. 골프는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겉으로 보이지 않는 심리적 운동이라서 아마추어의 경우 첫 티샷의 좋고 나쁨이 18홀 내내 영향을 미친다고 보면 된다. 이렇게 골프를 시작하는 첫 홀의 티샷은 심리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골퍼들이 첫 홀 티샷에 실패하는 원인은, 무엇인가 보여주겠다는, 즉 잘 쳐야겠다는 강한 욕구 때문이다. 이런 첫 홀 불안감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첫 번째로 첫 티샷에 임할 때는 너무 많은 생각을 안 하는 것이 좋다. 두 번째로 티잉 그라운드에 올라가기 전에 호흡조절이 중요하다. 첫 홀 증후군은 우리 일상생활 속에서는 물론 모든 스포츠에 해당된다. 사격 선수나 양궁 선수 그리고 복싱 선수도 첫 발, 첫 라운드는 가슴이 두근거린다. 큰 들숨과 날숨을 지속적으로 해주고 몸을 유연하게 해주는 가벼운 어깨·허리 돌리기, 손목 풀어주기, 목 운동, 체중 이동 연습을 해주면 심장과 근육의 경직상태가 풀어져 어느 정도 불안감이 해소된다. 세 번째로 프리 샷 루틴(pre shot routine)이다. 연습장에서 연습하던 공의 타구감을 실제 라운드에서도 똑같이 적용시켜 실전을 연습처럼 만드는 것이다. 네 번째로 평소보다 스윙의 스피드를 한 단계 내려 천천히 리듬 있는 스윙을 하라. 긴장이 되면 스윙 자체에 힘이 들어가고 빨라져 전체적인 밸런스를 잃어 미스 샷이 나오게 된다. ‘시작이 좋으면 끝도 좋다’는 명언처럼 첫 단추를 잘 끼워야 첫 홀의 공포감으로부터 해방되어 나머지 17홀의 흐름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 - 김맹녕 골프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