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시장을 위협하며 엄청난 성장을 이룬 온라인쇼핑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온라인쇼핑 시장을 이끌고 있는 온라인 쇼핑몰의 최고 미덕은 1000원부터 수천 원대까지 부담 없는 가격의 물건을 클릭 하나로 손쉽게 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같은 저가정책은 소비자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왔고 고속성장의 기반이 됐다. 그러나 역으로 품질에 대한 불신 문제가 노출되기도 했다. 온라인 쇼핑시장을 이끌고 있는 G마켓, 옥션, 인터파크, 11번가 등이 이런 분위기를 반영, 가격을 벗고 품질을 강조하는 마케팅 정책을 펴고 있다. 무엇보다 소비자들의 높아진 품질에 대한 욕구가 이 같은 변화의 모티프가 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쇼핑몰들의 변화 원인을 값싼 물건이라는 비난에서 벗어나면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설명한다. 즉 기존 저가정책 위주의 마케팅 전략에서 품질 위주로의 모색으로 분석한다. 여기에 10, 20대 위주의 고객에서 탈피해 30대 이상 60대까지 온라인쇼핑몰 이용자들의 연령층을 확대하려는 기획은 업체들의 상품 다종화와 서비스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롯데백화점이나 홈플러스 등 대형 오프라인 업체들의 자체 인터넷쇼핑몰을 구축하고 모바일쇼핑 시장을 오픈하는 것도 변화를 부추기고 있다. 또 다른 차원에서는 온라인쇼핑몰과 유명 백화점과의 합종연횡식 제휴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G마켓, 옥션, 인터파크, 11번가 등 국내 대표 온라인 쇼핑업체는 최근 브랜드 전문관을 운영하거나 백화점과 제휴해 품질을 높이고 있다. 또 유명 메이커나 디자이너 편집숍, 소호몰 등 특화된 제품을 제휴판매해 차별화하고 있다. 여기에 제품을 중개하는 것을 넘어 쇼핑몰마다 브랜드를 직접 매입해 판매, 배송하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G마켓과 옥션이 이달 초 프리미엄 브랜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LG패션과 손을 잡고 판매전에 나선 게 대표적인 현상이다. G마켓과 옥션은 LG패션 본사와 제휴를 맺고 브랜드 전문관을 통해 관련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TNGT, HAZZYS 등 LG패션을 대표하는 10여 개 브랜드가 입점할 예정으로, 총 6000여 종의 상품을 선보여 소비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온라인몰 저가품목 이젠 옛말 브랜드관 열고 백화점 물건까지 판매 브랜드별 할인 행사도 진행해 ‘TNGT S/S수트’는 단독으로 9만 원대에 선보이거나, 최대 15% 할인쿠폰을 제공했다. 이월상품의 경우 최대 40%까지 할인 혜택도 제공했다. 이밖에 LG패션이 운영하는 스포츠·아웃도어 멀티숍 브랜드 ‘인터스포츠’의 ‘MCKINLEY’, ‘PUMA’, ‘ADIDAS’, ‘ENERGETICS’ 등 전 상품에 10% 할인쿠폰을 증정했다. G마켓-옥션 측은 브랜드 전문관을 오픈하고, 고급 브랜드를 유치하는 등 프리미엄 브랜드 확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G마켓은 지난해 브랜드 전문관 ‘BRAND ON’을 열고 지속적인 브랜드 확장에 나서며 다양한 브랜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옥션 역시 브랜드 전문관 ‘BRAND+’를 통해 180만 여 개에 달하는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또 독창적인 제품에 대한 고객의 니즈가 증가하면서 디자이너 브랜드도 대거 입점했다. G마켓은 국내 유명 디자이너의 브랜드를 모은 편집숍 ‘바이 디자이너’를 오픈했다. 이곳에서는 서울컬렉션 디자이너와 신진 디자이너의 의류, 슈즈, 가방, 액세서리 등 패션 관련 아이템을 다양하게 만날 수 있다. 옥션도 디자이너들의 개성 있는 제품을 판매하는 '더 소호샵'을 지난해 오픈하면서 전문관 매출이 단기간에 35% 이상 증가하는 효과를 봤다. 품질-이미지 제고 위해 필요하면 백화점과도 손잡는다 온라인쇼핑몰에 백화점이 잇따라 입점하는 것도 품질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최근 11번가는 오픈마켓 최초로 현대백화점의 30여 개 카테고리, 30만여 개의 제품을 입점시킨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11번가 관계자는 “35년 업력을 보유한 현대백화점의 다양한 프리미엄 상품들을 다수 보유하게 됐다”면서 “고객층 강화와 상품 데이터베이스 확대, 그리고 월 50억 원 이상의 매출 증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11번가에는 AK백화점, 아이파크백화점, 대구백화점이 입점해 있다. 지난해 G마켓과 옥션은 롯데닷컴과 제휴를 맺고 롯데백화점 전용관을 운영 중이다. 롯데백화점의 800여 개 브랜드, 약 22만여 개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이고 있다. 인터파크도 AK백화점, 아이파크백화점, 대구백화점을 입점시켜 백화점 고객의 오픈마켓 유입을 유도하고 있다. 또 옥션은 올 3월 유명 침대브랜드 ‘에이스침대’를 입점시키고, 에이스침대의 총 550여 개 상품을 판매했다. 에이스침대가 주력으로 내세우는 침대를 비롯해 매트리스, 침구류 등의 인기상품을 일반가보다 저렴하게 선보였다.
옥션은 그 동안 오프라인 매장이나 백화점 계열의 쇼핑몰에서 만나볼 수 있었던 에이스침대를 오픈마켓에도 전격 입점시킴으로써 온라인몰에서 브랜드 침대, 매트리스를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이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백화점과 온라인몰, 온라인몰과 오프라인의 유명 메이커가 전략적 제휴를 맺는 이유를 오프라인 측 백화점으로서는 매출 증대 효과를 누리고, 온라인몰은 이미지 상승 효과를 얻기 때문으로 풀이한다. 한 쇼핑몰 관계자는 “오픈마켓(온라인쇼핑몰)이 판매하는 상품은 싼 제품, 비 브랜드 제품이라는 인식이 강했는데 백화점 상품을 판매하면서 쇼핑몰의 품격을 높여 이미지와 경쟁력 상승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 욕구 반영해 중개 수준 넘어 제품 직접 판매까지 온라인쇼핑몰들은 최근에는 아예 중개역할을 넘어 제품을 직접 판매하고도 있다. 인터파크의 경우 직접 브랜드 제품을 매입해 판매, 배송하는 전문몰을 확대하며 타 온라인몰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인터파크의 전문몰은 온라인몰 최초로 패션 브랜드를 위탁 대리점 형태로 직접 운영함으로써 직영브랜드의 물류과정부터 촬영, 등록, 판매, 배송까지 원스톱(One-Stop)으로 관리한다. 브랜드 직영 구축을 통해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던 제품뿐만 아니라 특가 제품도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이며, 오전 11시 이전 주문 시 당일 배송 서비스(서울·경기 일부 지역)와 묶음배송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시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쇼핑몰 이용에 익숙해진 많은 고객들이 무조건 저렴한 상품뿐만 아니라 어느 정도 비용이 발생하더라도 좋은 품질을 빠르게 배송받고 싶어하는 욕구에 따라 생긴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60대 이상 노인층 위한 재활, 건강, 의료용품도 인기 인터넷 쇼핑몰의 이용 연령층도 꾸준히 높아지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특히 50대 이상 구매고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도 쇼핑몰업체의 마케팅 전략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로 20∼30대 젊은층이 즐기던 온라인 쇼핑이 세대를 넘어서는 소비문화가 되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아직은 구매고객 전체 연령층에서 50∼6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10%대 안팎이지만, 온라인쇼핑몰 1위인 G마켓의 경우 50대 비중은 11%, 60대는 3% 정도다.
주목할 것은 50대 미만 연령층에 비해 60대의 증가폭은 훨씬 크다는 것이다. 11번가 역시 올해 30대 이용자 수는 지난해보다 32% 증가에 그친 반면 50대 이상 이용자는 5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매금액도 50∼60대 증가율이 높다. 옥션의 경우 50대 고객의 온라인 구매액은 최근 2년 새 30%, 60대 이상은 37%가량 증가했다. 반면 주 고객층인 30대 구매액 증가율은 11%에 그쳤다. 60대 이상의 고객 증가는 온라인몰의 마케팅전략에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 당장 상품 카테고리별 매출과 서비스가 바뀌고 있다. 옥션은 3년 전부터 50대 이상 구매고객을 겨냥해 건강측정용품, 물리치료용품 등 실버·재활·의료용품 카테고리를 신설해 운영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 노년층의 취미생활이 늘어나면서 60대 이상의 취미용품 매출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옥션이 ‘커피 메이킹’ 카테고리의 구매 현황을 분석한 결과 최근 1년간 60대 이상 노년층 구매 비중이 전체 구매자의 2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 관계자는 “중·장년층의 온라인 구매는 매년 20∼30%가량 꾸준히 늘고 있는 상황”이라며 “실버·재활·의료용품 카테고리의 매출도 2년 전 대비 2배가량 성장했다”고 말했다. 11번가는 전자상거래에 익숙하지 않은 높은 연령층의 소비자를 위해 불편사항을 즉시 처리할 수 있는 ‘24시간 고객 전용 콜센터’를 마련했다. 11번가 관계자는 “콜센터 설치와 함께 백화점에서 파는 것과 동일한 상품을 제공함으로써 온라인 쇼핑의 안전과 품질을 의심했던 중·장년층에게 신뢰를 주려 한다”고 말했다. 대형마트가 쉬니 온라인이 껑충 온라인매출의 유통 1위 등극 “시간 문제” 온라인쇼핑몰(모바일쇼핑 포함)의 올 예상매출은 38조원으로 대형마트를 제치고 유통업계 1위 등극이 기대되고 있다. 이미 2010년 백화점을 제치고 시장 2위 자리에 올라선 온라인쇼핑몰 시장은 곧 대형마트까지 앞지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 이 같은 전망은 최근 유통산업법의 발목에 묶여 대형마트가 의무휴일제를 시행하게 되면서 더욱 가시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신세계유통산업연구소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2012년 유통업 전망’에서 대형마트 연매출액을 39조8000억원, 인터넷쇼핑몰은 35조7000억원, 백화점은 29조7000억원으로 전망됐다. 인터넷몰의 성장이 가파를 것으로 예상되는 결과다. 뿐만 아니라 롯데유통전략연구소 역시 ‘2012년 소매유통 전망’에서 유사한 결과를 내놓았다. 유통업계는 최근 대형마트 3사가 의무휴무제로 연간 매출의 10% 이상의 손실을 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로 인한 반사이익으로 인터넷쇼핑몰과 백화점은 상대적으로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근거다. 기존 온라인몰은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고 신규 업체들의 잇따른 등장, 그리고 모바일쇼핑의 확대도 온라인쇼핑몰 시장의 확대를 가속화하고 있다. 업계가 예상하는 온라인쇼핑몰 시장의 올해 예상 시장 규모는 15조~16조원이다. 이미 오픈마켓 업계 3위인 11번가의 지난해 연간 거래액은 4조원을 넘었다. 또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G마켓과 옥션을 합병하며 시너지 효과를 누리고 있다. 의무휴무제 시행에 따른 반사이익 올해 매출 38조원 기대 여기에 롯데백화점이 3월 오픈한 프리미엄 온라인몰 ‘엘롯데’는 오프라인 시장인 백화점 신상품 비중을 전체 80% 수준까지 높여 팔고 있다. 11번가 역시 오픈마켓 최초로 빈폴과 제휴를 맺었고, G마켓은 롯데백화점관을 운영하는 등 기존 업체들도 고급화 전략으로 기존 오프라인 시장의 손님들을 뺏고 있다. 동시에 모바일쇼핑 시장 규모도 지난해 2000억원을 돌파했고 올해는 6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달 2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2년 1분기 전자상거래 및 사이버쇼핑 동향’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한 장보기가 활성화 되면서 전체 소매 판매액에서 인터넷 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이 10.3%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전자상거래액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5%나 크게 늘었다. 자료에서 올해 1~3월 전자상거래 총 거래액은 279조원으로 집계됐다. 상품군별로는 음식료품(28.4%), 농수산물(26.9%), 컴퓨터 및 주변기기(23.7%), 여행ㆍ예약서비스(20.5%) 등이 늘었다. 전체 소매판매액(775조2,280억원)에서 사이버쇼핑 거래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10.3%로 전 분기(10.1%)보다 확대됐다. 온라인쇼핑몰의 전성기가 예고되는 양상이다. - 이완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