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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물살 타는 ‘한국의 룰라’ 김두관 ‘대망론’의 실체

6.9 전대서 친노 주류 뒤흔드는 김두관 바람…全大돌풍? 大權태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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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77호 심원섭⁄ 2012.06.04 11:41:03

민주통합당 6·9 임시 전당대회에서 차기 당 대표 경선을 위한 경남지역 순회투표가 진행된 지난 5월 26일 오후 경남 창원시 창원문성대학 체육관. 문병호 선거관리위원장 직무대행이 개표 결과와 관련해 “기호 1번 이해찬 후보 150표, 2번 우상호 후보 79표”라고 발표할 때 까지는 장내가 조용했으나 이어 “3번 김한길 후보 258표”라고 발표하자 환호성이 터졌다. 이 함성의 대부분은 김두관 경남지사의 지지세력이었을 것이라는 관측에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경남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봉하마을이 있는 곳으로 친노 그룹의 본산지다. 이곳에서 친노그룹의 대표주자인 이해찬 후보가 패배했으나 당초부터 김한길 후보의 우승이 점쳐졌기 때문에 ‘이변’으로 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 배경에는 ‘김두관의 힘’이 자리하고 있었던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물론 ‘이해찬 당 대표·박지원 원내대표 담합’ 역풍은 이미 지역순회 투표 직전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해찬 후보가 당선되면 문재인 상임고문이 대선 후보가 된다”는 점이 부각돼 이에 ‘친김두관, 비노’ 측이 뭉쳐 그 조직들이 이 후보 대척점에 선 김 후보에게 몰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따라서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 지역순회 경선을 계기로 문재인 상임고문과 김두관 경남지사 간 대결이 부각되고 있으며, 특히 공개적인 연대 선언은 없었지만, ‘이해찬·김한길’ 대결은 ‘문재인·김두관’의 대리전으로 인식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이 후보 측 한 핵심 관계자는 CNB저널과의 통화에서 “김두관 경남지사가 직접 나서지는 않았겠지만 김 지사의 핵심 지지자와 측근들이 개입해 ‘이해찬 배제’ 투표를 지시했다는 여러 정황이 나타난 것은 사실”이라며 “표 차이가 적지 않았던 이유는 김 지사의 영향력 때문이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김 지사의 핵심 측근은 “김한길 후보를 지원하는 것처럼 비쳐 부담스럽다. 공정한 대선관리를 할 수 있는 지도부면 된다”고 일축했다. “한국의 룰라 되겠다” 대권행보 공식화 이처럼 민주당 6.9 전당대회 지역 순회투표에서 친노 좌장 ‘이해찬 대세론’을 흔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김 지사가 6월 12일 저녁 7시 경남 창원컨벤션센터 컨벤션홀에서 ‘아래에서부터 - 신자유주의 시대, 다른 세상을 꿈꾼다’라는 제목의 출판기념회를 개최한 뒤 전국을 순회하며 북콘서트 형식의 강연회를 가질 예정이어서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선 김 지사가 민주통합당 전대 직후에 자서전 형식의 출판기념회를 개최하는 것을 놓고 “본격적인 대권행보의 신호탄”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 지사가 책 서문에서 “한국의 룰라가 되고 싶다”며 대통령 롤 모델을 제시했고, 그 책의 내용이 신자유주의를 표방했던 참여정부에 대한 성찰적 내용을 담고 있어 이 같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이번 당대표 경선 판세가 갈수록 ‘이해찬 vs 김한길’ 구도를 넘어 ‘문재인 vs 김두관’ 양상으로 흐르고 있는 만큼 6.9 전대 당일 이변이 연출될 경우 ‘한국의 룰라’를 꿈꾸는 김 지사의 입지는 한층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따라서 6.9 전대와 관련해 현재 김 지사가 표면적으로 ‘중립’을 표방하면서도 그 측근들이 ‘김한길 대표’ 만들기에 나선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실제로 김 후보가 경남 순회투표에 앞서, 김 지사를 적극적으로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강철 전 청와대 정무특보와 비공개 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지자 정치권 안팎에서 “김 지사의 대권행보가 시작됐다”는 반응이 나왔다. 실제로 고(故) 노 전 대통령 서거 3주기 날인 5월 23일 오전 경남 창원에서 이 후보가 김 지사와 비공개로 만나 당대표 경선 도움을 요청했고, 김 후보는 같은 날 늦은 오후 이 전 정무특보와 비공개 회동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었다. 이는 즉 친노 좌장인 이 후보가 친노 비주류인 김 지사에게 협력을 요청하며 범친노 결집에 나선 반면, 김 지사는 친노 비주류 끌어안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 경선에서 문재인·손학규 등과 대리전 양상 김 지사는 최근 서울 여의도에서 당 관계자들과 만나 “지난 총선 당시 경남 선거에서 더 잘했어야 한다. 부산에서는 왜 전략공천만 했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비난하는 등 당내 활동 영역이나 관심 분야를 넓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상임고문 역시 자칫 당 대표 경선에서 이해찬 후보가 패배했다가는 그 책임을 일부 짊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밀릴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당 대표 경선이 잠재적 대권 경쟁자인 문 상임고문과 김 지사의 대리전 양상을 띠는 것에 대해 박지원 원내대표는 “둘이 싸워야 흥행이 된다”고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당 대표 선출 이전까지 비상대책위원장을 겸임하고 있는 박 원내대표는 지난 5월 28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차피 둘 다 PK(부산·경남) 출신이고 친노 그룹이다. 금도를 지킬 것이다. 한 번 붙어야 흥행이 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해찬 대세론’에 따라 자칫 이 후보의 독주로 끝날 것 같았던 민주당 6.9 전대가 김 후보의 선전으로 연일 반전 드라마를 연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야권 안팎에선 ‘손학규-문재인’ 대안론이 시들자 김 지사의 대망론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손학규 상임고문은 지난 2010년 10.3 전대 당시 호남의 압도적 지지로 당권을 잡은 뒤 이듬해 4.27 분당을 보궐선거에서 예상을 깨고 당선, 야권의 대선주자로 자리매김 하는 듯 했다. 그러나 과거 한나라당 출신이었던 손 고문은 10.3 전대 이후 비주류가 주도한 좌클릭 소용돌이 가운데서 ‘종북진보’ 발언 등으로 당 정체성과 충돌하면서 자신이 야권중통합을 선도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안론에서 한발 비켜서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후 ‘손학규 대망론’은 친노직계 문 상임고문으로 그대로 옮겨가 그의 자서전 ‘운명’ 출간 이후 친노의 절대적 지지 속에 ‘문재인 대망론’이 순풍을 예고하는 듯 했다. 그러나 지난 4.11 총선에서 부산에서 낙동강 벨트 구축에 실패한 데 이어 ‘이해찬-박지원 역할론’ 두둔 발언으로 그의 주가는 급속히 하락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급부상하고 있는 ‘김두관 대망론’이 ‘이해찬-박지원’ 역할분담론과, 친노그룹의 공천 독식으로 귀결된 민주당 총선 참패 등에 대한 반대급부 성격도 강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 장기 지속성이 어느 정도 될 것이냐에 있다. ‘마의 5%벽’ 돌파하며 지지율 상승세 보여 여의도 정가에서는 김 지사의 행보와는 달리 여전히 그의 지지율이 낮은 이유를 이런 점과 연관해 보는 시각도 많다. ‘김두관 대망론’은 친노직계가 독점한 현재 판을 흔들려는 ‘비문재인’ 세력의 합의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지적이다. 실제로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발표한 5월 넷째 주 주간 정례조사(표본오차 신뢰수준 95%에 오차범위 ±1.6%) 결과를 보면, 김 지사의 지지율은 적지 않은 인지도를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2.1%라는 낮은 수치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 총선 직전이던 3월 말 지지율이 0.7%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아직 미약하지만 상승세가 감지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현재 김 지사보다 지지율이 앞선 대권잠룡은 리얼미티 조사 기준으로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장(40.5%),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19.9%), 문재인 상임고문(13.7%), 유시민 전 통합진보당 공동대표(3.2%), 정몽준 전 새누리당 대표 (3.1%), 손학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3.0%), 김문수 경기지사(2.7%), 정동영 민주통합당 상임고문(2.2%) 등이다. 그러나 지난 5월29일 MBN-매일경제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발표한 바에 의하면 김 지사의 지지율이 6%를 기록해 ‘마의 5%’를 돌파하면서 꿈틀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김 지사 측 관계자는 “김두관 지사의 과거를 보면 이장을 시작으로 군수, 장관, 지사 등 가는 곳마다 감동이 있었다”면서 “김 지사가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하면 유권자들이 그의 감동스토리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 지사 역시 최근 “지금처럼 1~2% 지지율로는 안 되고… 적어도 5% 정도까지는 올려야 하지 않겠느냐”고 주장한 바 있다. 다자구도 여론조사에서 10% 안팎의 지지율로 당내 주자 중 가장 앞서 있는 문 고문의 지지율을 끌어내려야 자신의 지지율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그래야 문 상임고문과 출신 지역, 친노라는 정치적 배경 등 여러 측면이 겹치지만 7월 중·하순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승부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물론 문 상임고문 측은 당분간 맞대응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6월 중순 대선후보 출마선언 이후부터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문 고문 측 관계자는 “김 지사는 문 고문을 공격해놓고 언론에 보도되면 부인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여왔다”고 비난했다. 다른 관계자도 “김 지사가 눈앞의 이익에만 빠져 있다”고 거들었다.

그러나 두 사람은 4·11 총선 이후 패배주의에 빠진 민주당에 문 상임고문이 자서전의 제목대로 ‘운명’처럼 대선 가도로 접어드는가 싶더니, 김 지사도 ‘예고대로’ 용틀임을 하면서 당에 생기가 돌기 시작하는 등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두 사람은 친노와 PK(부산·경남)라는 같은 뿌리를 가졌지만 행적이나 이미지 등에 있어 닮은 데라곤 거의 없어 더 눈길이 가는 것도 사실이다. 문 고문은 부산의 명문인 경남고를 나와 사법시험에 합격했으나 대학 시절의 시위 경력으로 판사 임용을 포기하고 변호사의 길로 들어섰다. 사법연수원을 차석이라는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할 때는 법무장관상을 수상했다. 그때부터 시작된 노 전 대통령과의 관계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됐으며 성격이 차갑고 냉철한 ‘엄친아’ 스타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리틀 노무현’이라고 불리는 김 지사는 사실 노 전 대통령과의 인연이 깊거나 넓지는 않다. 지금은 폐교된 남해종합고를 졸업한 뒤 남해군의 한 시골동네 이장을 거쳐 남해군수를 지내며 풀뿌리 민주주의 정착에 심혈을 기울이던 그는 참여정부 초기에 일약 장관 자리에 발탁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러다가 한총련 시위에 미흡하게 대처했다는 구실로 당시 한나라당에 의해 장관직을 해임당했다. 김 지사는 투박하고 격정적인 ‘자수성가형’ 성격으로 지나친 자기 확신으로 튀는 행동을 한 사례가 적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장관 낙마와 낭인 시절, 총선 낙선 등 시련이 그를 많이 변모시켰다는 또 다른 평가도 뒤따르고 있다. 두 사람은 노 전 대통령의 3주기 전날인 5월 22일 추모제 일환인 토크쇼에 참석해 “노무현재단 이사장 일이 하루 남았다. 이제 전혀 다른 세상으로 들어가 새 출발하게 돼 두렵다. 마음의 준비는 다 돼 있다”(문), “열심히 응원하겠다. 문 고문이 가장 앞서 있다. (노 전 대통령이) 시골 군수였던 나를 행자부 장관으로 발탁해 주셨다”(김) 등의 대화를 주고받기도 했다. 야권 ‘대선시계’ 앞당기는 김두관 돌풍 이어 문 고문은 “김 지사가 대선 출마를 고심 중이란 보도가 나오던데 내게는 아주 강력한 대결자”라며 “좋은 결정을 내려 시너지 효과로 대선에서 승리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대선 승리는 절체절명의 과제”라면서 “(지사 임기) 도중에 출마하면 도민 신뢰를 깨는 것이라 고민된다. 문 고문이 좋은 정책을 더 많이 준비했으면 좋겠다”고 격려하는 듯하면서도 견제하는 발언으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아무튼 민주당 대표 경선에서 김한길 후보를 지원하는 ‘김두관 바람’이 문재인ㆍ손학규ㆍ정세균 당 고문 등 당내 잠룡들을 깨우면서 야권의 ‘대권 시계’가 오는 6월9일을 기점으로 급속도로 빨라질 것으로 전망돼 대권 경쟁에 본격적으로 불을 지펴질 전망이다. 문 상임고문을 비롯한 민주당 대선주자들이 당대표 경선이 치러지는 6월9일 이후 일제히 출사표를 던지고 공식적인 대권 행보에 나설 예정이고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결단’도 이날 이후로 맞춰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안 원장은 5월30일 부산대 강연을 통해 특유의 ‘메시지 정치’를 이어갔다. 그의 정치 행보는 4·11 국회의원 총선거 당시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린 이후 두 달 만으로, 이날 강연은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앞선 ‘예열 작업’으로 보였다.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그는 이날도 “지금도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과정 중에 있다”는 등등의 애매한 화법을 이어갔지만 복지, 정의, 평화 등 대선의 화두로 해석될 법한 말들을 대거 쏟아냈다. 문 상임고문의 보폭 역시 빨라지고 있다. 5월30일 한완상 전 통일부총리를 대표로 그를 지원하는 인사들의 모임인 싱크탱크 ‘담쟁이포럼’이 발족된 데 이어 문 고문 자신도 다음 주부터는 거처를 서울로 옮기고 본격적으로 ‘중앙 정치무대’에 뛰어들 것으로 전해졌다. 김 지사도 6월 12일 출판기념회를 기점으로 대선출마를 공식화 할 예정이지만 시·군 순회 업무보고가 마무리되는 오는 6월19일 이후 지사직 사퇴와 공식적인 대선 출마선언을 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렇듯 김두관 지사, 문재인 상임고문을 비롯해 안철수 원장까지 ‘PK(부산) 주자 3인방’은 일단 ‘대망론’에 휩쓸려 12·19 대권레이스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 상임고문과 김 지사는 ‘노무현’이라는 작지 않은 산을 넘기 위해 각축을 벌일 것으로 보여 당 경선은 물론 대선 판 전체를 흥미롭게 할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다. 그런 두 사람이 때로는 얼굴을 붉히는 일도, 또 때론 어깨동무를 할 일도 있을 것이다. 물론 경쟁이 치열하면 할수록 각자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자양분이 될 것이지만 혹여 소음이 일더라도 유쾌한 파열음일 뿐이라는 여론도 있다. 여기에다 다른 주자들의 열정이 보태진다면 민주당 대선 레이스는 새누리당과는 다른 차원의 역동성을 띠게 될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 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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