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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기 재테크 칼럼]물결 타는 서퍼의 유연함 배워라

주식시장에선 열린 자세 가져야…지나친 고집은 패망의 지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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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78호 박현준⁄ 2012.06.11 13:01:48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스스로 성공했노라는 자부심이 지나치게 강한 이들의 말이나 행동을 지켜보면 자부심이 지나쳐 자칫 오만하게 보이기도 한다. 종종 상대방을 불편하게 만드는 이 태도는 정작 직업이나 학력, 성별과는 별 연관이 없다. 이들의 행동적 특징은 어느 자리에서건 말을 듣기보다는 하는 것을 즐기는 편이라는 점이다. 동시에 주제의 경중에 관계없이 모든 대화에서 자신의 주장이 절대진리라도 되는 양 융통성 없이 고집스럽기도 하다. 그 결과, 이해 관계로 얽혀있지 않는 이상 상대방은 대개 이들과의 만남을 피하게 되며 배려심이 부족한 사람으로 여긴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자신의 특별한 성공 경험이 그들의 의견과 인생관을 정당화하고 한층 단단하게 만든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사람은 보통 한 번 자신의 의견을 굳혀 놓은 뒤에는 그 믿음을 정당화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참 아쉬운 일이다. 우리 생각과는 배치되는 다른 관점에서도 배울 점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뚜렷하고 강단 있는 태도와 확고한 의지력 등은 대단한 장점이다. 혼란스럽고 기준도 모호한 현대 사회를 살아내는 데 바람직한 자세이기도 하다. 하지만 투자의 세계에서 이런 태도는 덕목이 아니라 미련한 것으로 치부될 수 있다. 짧은 시간 내에 카멜레온처럼 선후와 우열이 뒤바뀌는 주식시장에서 지나친 고집은 패망의 지름길이 되기 때문이다. 최근 어떤 투자자의 상담 신청을 받았다. 내용인즉슨 상장폐지 돼 다음날 정리매매가 개시될 종목을 수십만 주 보유하고 있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냐는 것이었다. 매수 가격은 1500원 정도였고 가격이 매력적이어서 투자했다는 설명이다. 통상 정리매매가 개시되면 가격폭 제한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다음날 그 종목은 96% 하락한 50원 정도로 시작하더니 장 종료 즈음에는 20원까지 추락했다. 현재가가 30원 근처에서 머물고 있을 무렵 그 투자자에게 다시 전화가 왔다. 1000만 원 정도를 더 투자해 그 종목을 추가 매수하는 것은 어떠냐는 내용이었다. 이유를 물으니 그 종목이 후일 재상장될 가능성도 있지 않느냐는 얘기였다. 답답하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했다. 필자는 “증시 역사상 상장폐지된 뒤 재상장된 전례가 단 한 번도 없다”며 만류했다. 울렁거리는 게 증시의 기본이다. 로데오 황소의 잔등, 넘실거리는 파도와 같다. 그 위에서 똑바로 직립하면? 바로 추락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말하곤 한다. 하지만 이것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얘기다. 주식시장의 본원적 특징 중 하나가 변동성이다. 최근의 변동성을 마치 특별한 것인 양 치부하는 관점에서 보면 틀린 말이고, 2008년 이후 변동성이 이전보다 더욱 격심해졌기에 반은 맞는 말이다. 최근에는 다시금 유로존 이슈로 증시가 출렁이고 있다. 물결이 높고 파도가 심한 바다 위에서는 그 피치와 롤링에 자연스레 몸을 맡겨야 한다. 높은 파도를 즐기는 서퍼들의 몸놀림이 그러하고, 격렬하게 움직이는 황소 위에 올라탄 로데오 선수 역시 마찬가지다. 증시는 높은 파도타기이고 성난 황소 올라타기다. 그리고 상대가 있는 게임이다. 이 게임에서 높은 파도 위에서 그리고 성난 황소의 잔등 위에서 뻣뻣하게 몸을 세우고 있으면? 바로 추락한다. 투자에 임하는 자세는 부드럽고 유연한 열린 자세여야 한다. 본질적으로 시장은 이러한 자세를 요구한다. - 조선기 굿세이닷컴 SK증권 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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