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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새 여성 원내대변인 인터뷰 ①]새누리당 신의진

“어린이·청소년 입장에서 해결 법 마련”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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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78호 최정숙⁄ 2013.09.17 09:19:20

‘나영이 주치의’로 알려진 신의진 연세대 의대 교수(48). 그는 연대 세브란스병원 소아정신과 의사다. 또 ‘현명한 부모가 꼭 알아야 할 대화법’, ‘아이 심리백과’ 등 영유아 관련 서적을 9권이나 발간한 육아 전문가다. 영화 ‘도가니’의 실제 배경이었던 광주 인화학교 사건 때 신 교수는 성폭력 피해자들의 정신적 안정을 위해 노력했다. 의술로써 아이들을 치료해온 그가 새누리당에 의해 ‘감동 인물’로 선정되면서 국회의원이 됐다. 이제는 신 교수보다 신 의원으로 불리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그는 왜 정치에 뛰어든 걸까? 신 의원은 광주 인화학교 피해 농아를 치료하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농아는 우울증을 앓으면서도 상담 전문가를 만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신 의원은 그들의 치료 권리를 강조한 법안을 입안하려 한다. 법을 통해 ‘제2의 도가니’를 막겠다는 것이 그의 포부다.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인 청소년 자살에 대해서도 신 의원은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인터뷰 하는 날에도 청소년 자살에 대한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하고자 서울에서 부산으로 동분서주하는 그의 몸은 둘이라도 모자랄 판이었다. 신 의원은 “의사들은 환자가 죽으면 왜 죽었는지를 생각한다. 왜 아이들이 자살했는지, 도대체 어떤 환경의 영향인지 아래에서 위로 가는 정책을 제안코자 한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자살을 방지하기 위한 정책의 실현을 위해 국회에 들어왔다는 것이다. 신 의원은 미국 콜로라도 대학에서 영유아기 정신의학에 대한 별도의 수련을 받았다. 이 분야는 출생 후 빠르게 성장하는 유아기 뇌 발달에 대한 이론과 임상을 다룬다. 이 분야에 대한 학문적, 대중적. 정책적 관심이 매우 부족한 게 한국이라고 신 의원은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인간 두뇌의 70% 정도가 만6세에 형성된다. 즉 이 시기에 주 양육자와의 잦은 분리나 과다한 경쟁 같은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성인기에 정신적 문제가 발병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자살, 우울증, 폭력, 중독 등 각종 병리에 쉽게 노출될 수 있기도 하다. 신 의원이 새누리당에서 영유아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려는 이유다. 그의 남편은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 호흡기알레르기과 홍수종 교수(53)다. 소아와 청소년이라는 전공분야가 같다. 영유아, 청소년들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19대 국회에서 어떤 법안을 연구하고 내놓을지 남편의 외조도 기대된다. 신 의원은 국회에 입성하자마자 당의 ‘입’인 원내대변인에 발탁됐다. 그는 원내대변인이 된 뒤 “다문화가정 장애인 등 사회 약자들을 대변하겠다”고 밝혔다. 아이들을 가장 가까이에서 이해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온 신 의원이 아이들을 위한 정책을 펴겠다는 얘기다. 신 의원이 영유아와 청소년 문제에 관심을 갖고 사회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게 된 배경에는 과거 장애를 갖고 있던 장남의 영향이 컸다. 마음고생을 했던 경험이 있어 자신의 의견을 능숙하게 말할 수 없는 사회적 약자들을 이해하고 배려하려는 의지가 누구보다 강하다. 아직 원내대변인에 적응하는 기간이지만 신 의원은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특히 무엇을 해야 할지보다, 무엇을 하지 말아야겠다는 점을 최근 비례대표 경선부정, 폭력사태, ‘아니면 말고’식 폭로를 하는 야권을 보면서 깨닫고 있다. 민주통합당의 무상의료 공약에 대해서는 날선 비판을 가했다. 그는 “민주통합당이 내세우는 무상의료 제도는 자세히 보면 무상이 결코 아니다. ‘무상’이라는 단어를 함부로 내세우면 전 국민이 모든 의료서비스를 무한대로, 공짜로 받을 수 있다고 착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조차 무상의료 시도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단지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국민에게 의료서비스는 무한대로, 공짜로 받을 수 있는 서비스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은 의료현실을 경험하는 의사로서 걱정스러울 뿐이다. 신 의원은 원내대변인으로서 “여야 모두 정치적인 공세와 비방이 아닌 화해하고 타협하고 또 대립보다는 상생하는 이미지를 전달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의 바람은 과연 이뤄질까? 다음은 지난 4일 새누리당 신의진 원내대변인과 CNB저널과의 일문일답이다. -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정치에 입문했다. 원래 정치에 관심이 있었는지? “원래부터 정치에 관심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동안 소아정신과 의사로서 어린이 성폭력 사건, 학교폭력 피해자 등 마음이 아픈 아이들을 돌보면서 느낀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 법, 제도에 반영할 필요성이 크다는 것을 느꼈다. 어린 아이들이 마음 아픈 것 대부분이 우리 사회의 문제로 인한 것이지, 멀쩡한 아이들이 아픈 게 아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법이 바뀌어야 사회가 변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국회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생겼다. 내 관심 분야인 ‘말할 수 없는 아기들을 대변해주는 보육 정책’ ‘아이들의 인지와 정서 발달에 맞는 과학적인 보육 정책’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태고 싶어 국회의원 제의를 받아들였다.” - 해바라기 아동센터(성폭력 피해아동 치료상담센터) 운영위원장을 지냈고, ‘아이심리백과’ 등 육아 관련 책을 여러 권 펴냈다. 영유아 교육에는 언제부터 관심이 있었는지. “소아 정신과 의사뿐 아니라 영유아기 정신의학에 대한 별도의 수련을 미국 콜로라도 대학에서 받았다. 이 분야는 출생 후 빠르게 성장하는 유아기 뇌 발달에 대한 이론과 임상을 다루는데, 우리 사회에는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상태다. 뇌의 중요 부위는 만 6세가 되면 70%가 자란다. 뇌가 성숙하지 않은 아이들이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성인기에 정신적 문제가 발병할 가능성도 극도로 증가한다. 이 분야에서 오랜 기간 학술적, 임상적 활동을 해 왔다. 관련 저서와 논문 등 많은 성과도 냈다. 현재 전세계 영유아정신건강학회(WAIMH)의 한국지부인 한국영유아 정신건강학회를 창립해 학술활동과 후진양성에 힘쓰고 있다.” - 우리나라 영유아 교육의 문제점은 뭔가? “문제를 바로 보는 관점이 영유아 쪽에서가 아니라 제도나 여타 다른 곳에 있다는 것이다. 정책 편의를 위해 아이들이 이리 저리 맡겨지다 보니 아이들이 상처받고 결국 스트레스로 인해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하는 황당한 결과가 나오게 된다. 최근 각종 학교폭력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학생들 대부분이 외환위기 때 유아기를 보냈던 세대다. 당시에 받은 스트레스가 원인이다.” - 그렇다면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아이들의 시점에서 사건이 발생하면 왜 아이들이 그러한 행동을 했는지, 도대체 어떤 환경인지를 먼저 파악하는 ‘아래에서 위로(bottom-up)’ 관점을 바탕으로 한 아이 중심의 정책 제안이 이뤄져야 한다.” - 소외계층의 영유아 교육을 위해서는 어떤 정책을 펴야 할까? “관련 전문가 양성과 함께 산후우울증 예방, 영유아기 적응문제 조기선별 및 중재 등 좋은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적 개선 및 재정적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 - 영유아 교육을 위한 다른 방안은 있는지? “유아기 때부터 바른 생활습관 함양을 위한 교육이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어린이집의 교육프로그램이 유치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시설환경, 이용시간, 교사 자질 및 처우 등에 걸쳐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격차가 문제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 국회에 가면 아동기본법을 발의할 생각이라고 했는데 어떤 내용을 담을 예정인가? “우리나라는 현재 아동복지법, 아동영유아보육법 등이 있지만 이런 법률들은 개별법이다. 따라서 현재 아동관련 법 및 제도가 일관되고 체계적인 구조 속에서 마련되고 시행될 수 있는 기틀이 필요하다. 특히 아동에 대한 보호적 시각을 탈피해 아동의 성장을 지원하고 인격체로서 누려야 할 권리를 높이는 방향으로 아동기본법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 ‘아이가 행복한 학교 만들기’ 등 현장 릴레이 간담회는 어떻게 추진해 나갈 계획인가? “새누리당이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과정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 평생 맞춤형 복지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기획한 것이 현장 릴레이 간담회다. 그 첫 시도가 ‘아이가 행복한 학교 만들기’ 간담회다. 정책투어, 현장 점검단 구성 등을 통해 현장에서의 정책 제안에 귀를 기울이고 이를 통해 정부 대책의 미비점을 보완한 뒤 정책에 많이 반영할 생각이다.” - 학교폭력에 대해서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데, 그 원인에 대해 “교육보다 의료와 관련된 문제”라고 했다. 이유가 뭔가? “최근 청소년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끔찍한 일을 벌이고 있다. 매우 가슴 아픈 현실이다. 학교폭력을 일으키는 학생들 대부분은 다양한 형태의 정신건강 문제를 갖고 있다고 본다. 가해학생을 처벌하고, 피해학생을 보호하며, 학교폭력예방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는 등의 일률적인 접근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안 된다고 본다.” - 앞으로 학교 폭력 예방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일 계획인지? “현재 당에 가동 중인 ‘아이가 행복한 학교만들기’ 특위를 통해 현장 방문, 진단, 대처방안 모색 등 관련 제도 개선 및 예산 확보에 나설 것이다. 또 정신과 의사 및 전문 상담기관과 연계해 문제가 된 학생들과의 상담 및 치료를 통해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도모할 생각이다.” - 의사로서 의료민영화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의료민영화 부분은 국가의 복지정책, 경제정책과 함께 고려돼야 할 문제다. 의료를 민영화하느냐 마느냐 하는 독립된 이슈로 다루는 것은 효율적이지 못하며 부작용 또한 많을 수 있다.” - 민주통합당의 무상의료 공약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민주통합당의 무상의료 제도는 자세히 보면 무상이 결코 아니다. 무상이라는 단어를 함부로 내세우면 전 국민이 모든 의료서비스를 무한대로, 공짜로 받을 수 있다고 착각할 수 있다. 가장 부유한 나라조차 이런 시도를 하지 못하고 있다. 단지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국민들에게 의료서비스를 공짜로 받을 수 있다는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에 대해 의료 현실을 경험한 의사로서 너무나 걱정스럽다.” - 19대에 의사 출신 의원들이 6명이다. 이미 정치 활동을 하고 있는 정의화, 안홍준 의원과 박인숙, 문정림, 김용익 의원도 함께 국회에 입성했다. 이들과는 앞으로 어떻게 협력할 예정인지? “다섯 분 모두 특정 분야에 대해 탁월한 능력과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는 분들이다. 의료계를 위해 많은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의료계만을 대표하기 위해 국회에 들어온 것은 아니다. 정치와 관련이 없던 나를 새누리당이 비례대표로 발탁한 것은 아동과 여성, 장애인 등에 대한 정책을 만들 적임자가 필요했기 때문인 것 같다. 이에 대한 정책적 성과를 이루기 위해서 필요하다면 이 분들과 많은 얘기를 나누고 조언 및 도움을 청하겠다.” - 최근 원내대변인을 맡았다. 소감으로 “다문화가정 장애인 등 우리 사회 약자들의 대변인이 되겠다”고 말했는데 이를 실천하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지? “우리 사회에는 스스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특히 어린이와 장애인, 다문화가정이 그렇다고 본다. 예를 들어 아이들의 경우 ‘지금 이 상황은 나한테 안 맞아요. 나는 지금 힘들어요’라고 국가에게도 부모한테도 얘기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말을 할 수 없으니 자연히 아이들의 시점에서 필요한 정책보다는 어른들의 관점에서 필요한 정책을 추진하게 된다. 잘못된 정책으로 인해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이루어지지 않고 다시 같은 문제가 발생하고, 이런 식으로 악순환이 연속된다고 본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현장에서 아이들과 얘기하고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점이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점은 아이에게 국한되지 않고 다문화가정, 장애우의 경우에도 같게 적용된다고 생각된다.” - 왜 원내대변인에 발탁됐다고 생각하나? “명확하게 원내 입장을 전달하는 전문가로서의 이미지가 있어서 임명된 것 같다. 정치 전문가는 아니지만 사회에서 자기 일을 확실하게 해온 점 등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 - 민주통합당은 이언주 의원이 원내대변인이 됐다. 여야 여성 원내대변인이 앞으로 어떻게 협력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면? “그동안 국민들에게 국회의원의 이미지가 좋지 않게 각인돼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19대 국회에서는 이러한 부정적인 시각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본다. 여야 모두 정치적인 공세와 비방이 아닌 화해하고 타협하고, 또 대립보다는 상생하는 이미지를 전달하는 그런 대변인이 됐으면 한다.” - 당의 정강정책인 '국민과의 약속'을 수행할 ‘새누리당 약속지킴이 25인’ 모임을 발족하고 첫 회의를 열었는데? “다들 전문 분야에 강한 분들이라 오늘 회의에도 할 얘기들이 많았다. 각자 전문 분야에 대한 의견을 가감 없이 내놓고,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도 이들 의견을 하나하나 귀담아 듣는다. 지난 총선 때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키겠다는 이 모임이 국민들과 소통하는 창구 역할을 하게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 국민을 섬기는 국회의원으로서 앞으로의 각오와 계획을 말해 달라. “나는 정치 경험이 없는 비례대표 국회의원이다. 국민에게 정치적으로 다가서기보다는 국민의 입장에서 국민과 함께 호흡하고 고민하면서 적기에 맞는 정책을 입안하려 한다. 이를 위해 사무실에 앉아 고민하기보다는 많이 듣고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발로 보고 발로 듣고 발로 생각하는, 발로 국민과 공감하는 정치를 펴 나갈 생각이다.” - 최정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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