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 예술을 ‘엿먹이다’ 예전에는 대학들이 진정한 예술의 감상을 진작시키고 학생들로 하여금 인류의 풍요로운 예술 유산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서 예술사를 가르쳐왔다. 그러나 오늘날, 학생들이 예술사 강의에서 배울 수 있는 거라곤 거장들의 마스터피스를 통한 미학이 아닌 ‘정치적 올바름’이라는 미명 하에 평론가와 이론가들이 강요하는 그들만의 자의적 해석과 지적 허세이기가 십상이다. 이 책은 미국의 예술비평가 저자가 학구적인 예술사의 본질이 어떤 식으로 점차 학계의 여러 가지 급진적 문화정치의 볼모로 붙잡히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일곱 명의 거장 화가들과 그들의 걸작들이 오늘날 몇몇 예술비평가와 철학자들에 의해서 터무니없이 재해석되고 그들의 진보적 이념의 환상에 끼워 맞춰지는 역겨운 모습이 저자의 재기 발랄한 문체로 여지없이 폭로된다. 로저 킴볼(Roger Kimball) 지음, 이일환 옮김, 베가북스 펴냄, 1만3000원, 272쪽. - 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