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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의 토요타 vs 주저앉은 닛산

작년 잘나간 닛산, 미국에서 호조 불구 한국에선 “비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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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82호 정초원⁄ 2012.07.09 09:47:51

한국토요타(이하 토요타)가 상반기 수입차 판매대수 탑5에 올랐다. 올해 국내 시장에 전략적으로 들여온 ‘뉴 캠리’ 덕이다. 이 정도면 올 초 전열을 가다듬으며 “대반격하겠다”던 각오를 어느 정도 실현 시킨 모습이다. 반면 함께 각오를 다졌던 다른 일본차 업체들은 큰 힘을 못 쓰고 있다. 한국닛산(이하 닛산)은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판매량이 대폭 줄었고, 혼다코리아(이하 혼다) 또한 여전히 정체기다. 지난해 일본차 업체들은 연이은 악재로 표정이 안 좋았다. 일본 대지진으로 생산에 차질이 빚어졌고, 하반기엔 엔고까지 숨통을 죄었다. 그나마 닛산은 자사의 아이콘 모델인 ‘큐브’를 출시해 업계의 핫이슈로 떠올랐지만, 나머지 두 업체들은 작년 하반기까지 이렇다 할 실적을 보여주지 못했다. 일본차 3인방, 상반기 성적은? 특히 토요타는 지난 3년간 암흑기를 겪었다고 평가될 정도로 글로벌 시장에서 고전을 겪었다. 2010년부터 페달 오작동 등으로 주요 모델 1400만대 이상을 리콜 조치해야 했던 게 큰 부담으로 작용됐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엔 상황이 역전됐다. 국내 시장에서 토요타 판매량은 5328대. 점유율은 작년 상반기 4.8%에서 8.6%까지 늘어났다. 3.76%P의 상승률은 전체 업체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여기에 렉서스 브랜드의 판매량 2003대까지 합쳐보면 확실한 ‘재기의 신호탄’이라고 할 수 있다.

토요타의 이 같은 실적엔 뉴 캠리가 크게 활약했다. 올 상반기 캠리는 총 2853대가 판매되며 벤츠 E300, BMW 528i 등을 뛰어넘었다. BMW 520d(4466대)에 이어 판매량 2위에 오른 베스트셀링 카다. 뉴 캠리 하이브리드 모델의 판매량까지 더하면 3666대에 달한다. 토요타의 프리우스도 1127대로 9위를 기록했는데, 수입차 탑 10 순위에 이름을 올린 모델은 캠리와 프리우스 밖에 없었다. 반면 지난해 쾌재를 부르던 닛산의 판매량은 곤두박질쳤다. 한국닛산 산하의 두 브랜드의 판매량를 모두 합해 봐도 1744(닛산 1169대, 인피니티 575대)대로 혼다의 1947대에도 밀렸다. 지난해 큐브로 “돌풍을 몰고 왔다”는 평가를 받았던 것에 비한다면 매우 초라한 성적이다. 토요타, 수입차 탑5에 안착 이는 ‘개성’을 최대 무기로 내세웠던 박스카 큐브의 특성상 자연스런 수순이라는 분석도 있다. 첫 출시 이후 시간이 흘러도 어느 정도 판매량이 보장되는 세단 승용차와는 판매 패턴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말 비슷한 디자인의 기아차 ‘레이’가 출시되면서 큐브로 집중됐던 관심이 분산됐다는 지적도 있다. 월별 판매량만 따져도 올해 닛산의 부진은 선명하다.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866대를 팔았던 닛산은 12월 341대로 추락했다. 급기야 올해 1월 196대까지 판매량이 급락했고, 지난달엔 178대로 하강 곡선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지난해부터 기복 없는 성적을 보이고 있는 혼다는 말 그대로 정체 상태다. 혼다의 지난달 판매량은 306대. 5월 판매량인 290대보다는 늘었지만 변화라기엔 미미한 수준이다. 2008년 1만 2356대를 판매하며 수입차 업체 1위로 등극했던 ‘꿈같은’ 시절을 돌이켜본다면 현 상황의 심각성은 더욱 선명해진다. 그렇다면 토요타, 닛산, 혼다의 각 수장들이 그리고 있는 올해 국내시장 승부수는 무엇일까? 상반기 꽤 좋은 성적표를 받은 토요타는 3개 업체 중 당초 계획에 가장 가까이 접근하고 있다. 일본차 3사 사장들 “한국서 진검승부” 토요타-닛산 “라인업으로”…혼다는 “전략적 가격책정” “올해 한국 시장에서 토요타 1만3000대, 렉서스 7700대 등 총 2만700대를 팔겠습니다.” 나카바야시 히사오 한국토요타 사장이 올해 토요타와 렉서스의 판매 목표를 작년 대비 각각 90%, 160% 높이 잡으면서 한 말이다. 지난해의 부진을 딛고 완벽한 재기를 노리겠다는 선언이었으며, 현재 상황은 ‘약속은 지킨다’로 돼가고 있다. 당시 나카바야시 사장은 신형 프리우스를 출시하며 “상품 라인업 확대와 고객 제일주의를 기반으로 서비스 및 사회공헌 활동을 강화해 판매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다짐했다. 그의 말대로 토요타는 올해 차량 라인업에 큰 공을 들였다. 뉴 캠리는 물론이고, 신형 GS 라인업을 내세워 렉서스 판매 증대를 노리고 있다. 특히 하이브리드 모델을 적극적으로 내세우는 게 하반기 토요타의 주전략이다. ‘프리미엄 하이브리드’로 디젤 모델을 추격하겠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가격 또한 기존 모델에 비해 대폭 낮춰 소비자들에게 한 걸음 다가간다는 방침이다.

렉서스는 상반기에 내놓은 뉴 제너레이션 GS, 올 뉴(All New) RX 350에 이은 하이브리드 모델인 뉴 제너레이션 GS 450h와 올 뉴 RX 450h를 7월 중 내놓는다. GS 모델은 종전보다 800만원 인하됐으며 RX는 지난해 가격에서 1000만원 저렴해졌다. 차종 또한 늘어나 선택의 폭을 넓혔다. 하반기 국내 출시 예정인 뉴 제너레이션 ES의 경우도 하이브리드 ES300h 모델을 들여올 가능성이 있다. 토요타의 ‘하이브리드 지향’ 마케팅은 라인업 확보에만 그치지 않는다. 토요타는 8월말까지 서울, 경기, 부산 지역의 전국 5개 토요타 전시장에서 자사 하이브리드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한 ‘토요타 하이브리드 페어(Toyota Hybrid Fair)’를 전개한다. 7월에는 최첨단 진단장비로 총 14개 항목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무상 정밀점검 해주는 ‘하이브리드 시스템 무상점검 캠페인’도 진행한다. 나카바야시 사장은 “디젤 모델을 능가하는 친환경성을 바탕으로 한 하이브리드는 렉서스 브랜드의 핵심”이라며 “한국에 ‘프리미엄 하이브리드’라는 새로운 세그먼트를 정착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닛산, 무너진 자존심을 뉴 알티마로 회복? 닛산은 하반기 출시 신차를 올해 승부수로 띄우고 있다. 미국에서 생산해 국내로 들여올 신형 알티마, 인피니티 G시리즈 다운사이징 모델이 그 주인공이다. 토시유키 시가 일본 닛산자동차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작년 열린 한국 기자간담회에서 “2000년 이후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는 한국 수입차 시장에 전세계 자동차 메이커들이 진출하며 향후 꾸준한 성장이 기대된다”며 “이는 닛산의 새로운 중기 경영계획에서 한국이 그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인의 자동차 사용과 라이프스타일이 한층 더 다양해지고 있다”며 국산 자동차와는 차별화되는 모델로 한국 시장을 공략할 계획을 밝혔다. 닛산이 큐브처럼 ‘색다른 차’를 가장 먼저 한국 시장에 소개한 이유다. 한편 한국닛산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큐브는 특유한 박스카이기 때문에 판매량을 장기적으로 끌고가는 데 기본적인 한계가 있었다”며 “하반기 출시될 알티마는 중형 세단인 만큼 그 결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큐브로 ‘반짝 인기’를 끌고 난 직후 추락한 자존심을 알티마로 다시 세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혼다, 상반기에 이렇다 할 신차 못내놔 혼다는 올해 적극적인 신차 출시로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상반기엔 이렇다 할 신차가 없었다. 지난해 11월 내한한 일본 혼다의 이토 다카노부 사장은 한국 시장에서 혼다가 고전하는 이유를 ‘라인업의 부족’으로 꼽았다. 당시 이토 사장은 2012년 마케팅 전략에 대해 “오딧세이를 비롯해 한국 고객들이 기뻐할만한 다양한 차량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며 “한국 시장의 주류는 세단이라고 생각했는데 3년 만에 한국에 와 보니 고객의 선택 폭이 훨씬 넓어진 걸 느꼈고 그런 기대에 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최근 혼다 특유의 제품개발 열정이 사라졌다는 지적도 있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내가 직접 제작현장에 나가 격려하는 등 의지를 갖고 개발에 임하고 있다”고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이에 혼다는 가격적인 면에서도 “뼈를 깎는 심정”으로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정우영 혼다코리아 사장은 신형 시빅을 출시하며 “한국 시장을 위해 전략적으로 가격을 매겼고, 본사도 이를 수용했다”며 공격적인 가격 책정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런 약속이 앞으로 지켜질지가 관심사다. - 정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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