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선 중진의원으로 당의 살림살이를 도맡게 된 이가 있다. 바로 새누리당 서병수 사무총장(59, 부산 해운대 기장갑)이다. 친박(親朴)계인 그는 자신의 원내대표 내정설이 돌았을 때 과감히 불출마를 선언했다. 사실관계를 떠나 불필요한 논란으로 국민과 당에 누를 끼쳐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비록 원내대표 선거에는 불출마했지만 그는 당의 사무총장에 중용됐다. 친박계라고 하지만 중립적이고 온건하며 화합형의 성품을 지녔다는 평가가 영향을 끼쳤다. 민선구청장 출신의 서 사무총장은 지난 2002년 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에 입성했다. 16대 때부터 국회의원으로 활동한 그는 최근 법률소비자연맹이 선정한 공약 충실도가 가장 높은 의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이 선정에 대해 “총선 공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보다는 ‘어떻게 할 것인가’에 주안점을 뒀다”며 “지역의 여러 현안에 대한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현장을 찾아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현실적인 공약으로 다듬어 나갔다”고 밝혔다. 무리한 공약은 정치에 대한 불신을 가중시키고, 정치에 대한 불신이 또 다시 무리한 공약을 만들게 하는 악순환을 초래한다는 것이 서 사무총장의 설명이다. 자신의 지역구 현안과 관련한 공약을 지키기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그는 교통체증 해결을 위한 ‘해운대 신시가지 제2우회도로 건설’을 추진 중이다. 최근에는 보편적 주거복지 실현을 위한 사업에 국가 재정이 투입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발의했다. 해운대구의 열악한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서병수 사무총장은 부산지역 국회의원들과 함께 해양수산부 부활이나 신공항 문제를 부산의 ‘7대 중점 과제’로 선정해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또 부산지역 현안에 관련된 9대 법안을 별도로 선정해 이 법안들이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도 있다. 새누리당은 지난 의원연찬회 때 6대 쇄신안을 결의하며 이슈를 선점했다. 6대 쇄신안은 ▲불체포특권 포기 ▲연금제도 개선 ▲국회의원 겸직금지 ▲무노동 무임금 적용 ▲윤리위 기능 강화 ▲국회폭력 처벌 강화 등이다. 이를 ‘정치 쇼’라고 맹비난하던 야당은 연금법 개정과 겸직 금지 등의 내용이 포함된 법안을 뒤늦게 부랴부랴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서 사무총장은 “본질은 쇄신안을 어떻게 진정성 있게 실천하느냐의 문제”라며 “구체적인 내용의 실천 방안을 계속해서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 개원이 늦어지면서 새누리당은 19대 첫 세비를 반납했다. 일부 의원들은 “취지에는 동감하지만 ‘무노동 무임금’이 아니라 ‘무개원 무임금’이라고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 사무총장은 “오해의 소지는 있지만 국회의원은 ‘기득권자’, ‘놀고먹는 집단’이란 국민의 인식이 있다. 이런 인식을 다소나마 불식시키기 위해선 이번 세비 반납 같은 실체적인 행동, 책임을 지는 모습이 뒤따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병수 사무총장은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서강대 동문이다. 박 전 비대위원에 대해 ‘불통’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그가 옆에서 지켜본 박 전 위원장은 그렇지 않다. “지난 총선 때를 돌이켜보면, 박 전 위원장처럼 국민과의 직접적인 소통에 나선 분이 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살인적인 유세일정은 유권자와의 직접 대면, 소통을 통한 선거운동 방법이었다. 지금은 당의 잠재적 대권후보 중 한 분으로서 잠시 휴식하며 다음 행보를 그리는 시기다. 그러다보니 오해를 받는 것 같다. 본격적인 대선 행보를 하게 되면 달라질 거다. 만일 대통령이 된다면 청와대에서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으로서의 자리에 맞게 충분한 소통을 할 거라고 생각한다.” 아울러 유력 대선 주자인 박근혜 전 위원장을 겨냥한 야당의 네거티브 공세에 대해서는 “네거티브의 가장 큰 장점은 ‘호도하기 쉽다’는 점”이라며 “향후 야당의 비상식적인 공세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대처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7월 4일 진행한 서병수 사무총장과 CNB저널과의 일문일답이다. - 사무총장으로 임명 된 지 한 달이 지났다. “지난 5월 2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사무총장으로 임명됐다. 당시 사무총장 임명 사실도 언론을 통해 알게 됐다. 취임 초기, 중요한 시기에 사무총장이란 중책을 맡아 어깨가 무겁다. 한 달간 많은 일이 있었다. 일단 현행 당헌당규에 입각해 우리 당 대통령후보자 경선의 막이 올랐다는 점이 가장 큰 일이다. 시도당위원장 선출과 주요 당직자 인선을 통해 당 내부조직의 정비도 거의 완료했다.” - 우여곡절 끝에 가까스로 한 달 만에 국회가 개원했다. 국회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은 뭐라고 보는지? “일단 이유야 어찌됐든 국회 개원이 늦어진 데 대해 국회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대단히 송구스럽고 죄송하다. 아마 모든 국회의원들이 국민들로부터 듣는 이야기는 ‘제발 볼썽사납게 싸우지 좀 말라’는 말씀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국회가 각종 제도 개선 등에 힘써야 한다. 민생을 대변하는 국회, 일하는 국회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다.” -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기업을 경영했고, 정책위의장과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을 거쳤다. 새누리당의 경제정책 방향에 대해 얘기해 달라. “경제에 있어 기본은 시장경제의 원리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효율성을 추구하는 시장경제의 가장 큰 보완점 중의 하나가 바로 소외와 불평등이다. 우리나라도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를 넘는 경제규모를 이룸으로써 이 부분을 어떻게 적절하게 균형을 맞추느냐가 중요한 문제가 됐다. 사실 현 이명박 정부에서는 기업의 활성화를 통해 전체적인 경제 활성화를 도모한 것이 사실이다. 잘못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여러 내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해 정부가 추구하는 경제정책이 제대로 실현되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기대했던 낙수효과는 없고 오히려 물가상승, 사회양극화 심화 등의 부작용이 더 크게 국민에게 다가갔다. 새누리당은 헌법에 명시된 경제민주화, 즉 편중됨 없는 모든 경제주체들이 공정하게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경제정책을 수립하겠다. 또한 그 과정에서 소외되는 계층은 없는지 꼼꼼히 살펴 그들도 경제주체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 내겠다.” - 당내 경선룰 갈등이 아직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른바 비박(非朴) 주자들은 대선 경선룰 논의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논의기구를 만든다는 것은 현행 당헌당규를 개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연말 대선의 전체적인 일정상 당 대통령후보자를 적어도 언제까지는 선출해야 한다는 물리적인 한계가 있다. 경선룰과 관련해 당헌당규 개정 논의를 시작하면 의견이 다른 측의 입장차가 크기 때문에 쉽사리 결론을 내리기 힘들다. 그러다보면 결론은 내리지 못한 채 당 대통령후보자를 선출하는 시기만 미뤄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는 전체적 대선 일정상 바람직하지 못하다.”
- 비박 주자들이 경선에 다 참여하는 것이 박근혜 전 위원장을 위해서라도 좋다는 의견도 있다. “당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잠재적 대권주자들이 경선에 많이 참여하면 할수록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모든 것은 본인의 판단 여하에 달려 있다.” - 박 전 위원장과 대선 주자들이 한 번은 회동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정치권의 큰 이슈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서로간의 국정 운영에 대한 철학, 국가와 당의 미래에 관한 포괄적 논의를 한다면 이는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지금이야 당내 경선으로 인해 경쟁자 관계지만, 큰 틀에서 보면 같은 당의 잠재적 대선 후보로서 정치적 동지가 아닌가.” - 대선후보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8월 20일로 확정됐다. 지금 상황에서 경선 흥행이 될 거라고 보는지. “경선 흥행이라는 것은 정치권이나 언론에서 바라보는 시각이다. 물론 많은 국민들의 관심을 받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공당의 입장에서 흥행만을 목표로 해서는 안 된다. 그 정당이 가지고 있는 국정 운영의 철학, 국가의 미래를 위한 비전, 국민의 삶의 질을 조금이라도 더 높이고자 하는 정책이 경선을 통해 제시돼야 한다. 이러한 부분을 가장 잘 담아낼 수 있는 분을 당의 대통령후보자로 결정하는 것이 경선의 본질이다.” - 최근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언론보도를 놓고 보면 박근혜 전 위원장이 ‘불통’으로 보인다”고 했는데. “불통 이미지가 형성된 것은 사실이다. 이는 박 전 위원장이 개선해 나가야 할 점이다. 실제로는 불통이 아니다. 실제 만나는 분들은 박 전 위원장을 좋아한다. 대화와 소통을 잘하기 때문이다. 박 전 위원장과 한 번 만나서 이야기해 보면 많이들 좋아한다. 그러나 박 전 위원장이 누구를 만나거나 하는 일 하나하나가 큰 주목을 받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것뿐이다. 박 전 위원장은 실제 소통하면서 원칙을 지키는 것인데 외부에 비치기에는 원칙을 강조하다 보니 불통 이미지가 형성된 것 같다. 그것을 해소시키기 위해 부단히 다른 쪽으로 노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한 매체가 정치부 기자를 대상으로 차기 대통령감 1위를 조사했더니 문재인 김두관 박근혜 순으로 나왔다. 그런데 부적합 후보 1위는 박근혜, 2위는 안철수였다. 최근 박 전 위원장의 불통 이미지가 여론조사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왔는데. “조사에 응한 정치부 기자의 연령대에 따른 가치관 차이의 결과로 보인다. 그런데 오해가 있다. 사실 정치권과 직접적으로 접하는 분들은 스킨십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는 기자들도 마찬가지다. 박 전 위원장은 총선 이후 가급적 외부 접촉을 피하고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인터뷰도 못 하게 됐다. 박 전 위원장을 취재하는 기자 입장에서는 다른 사람을 통해 근황이나 정치적 사안에 대한 반응을 들을 수밖에 없으니 답답하고 섭섭했을 수 있다. 이러한 부분이 기자들 사이에 불통의 이미지로 남아 조사 결과에 반영된 것이 아닌가 싶다.” - 이유야 어찌됐든 불통 이미지가 박근혜 전 위원장에게는 안 좋아 보이는데. 박 전 위원장이 청와대에 들어가서도 불통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지 않은가. “지난 총선 때를 돌이켜보면 박 전 위원장처럼 국민과의 직접 소통에 나선 분이 있나 싶다. 살인적인 유세일정은 유권자와의 직접 대면, 소통을 통한 선거운동 방법이었다. 지금은 당의 잠재적 대권후보 중 한 분으로서 잠시 휴식하며 다음 행보를 그리는 시기다. 그러다보니 오해를 받는 것 같다. 하지만 본격적인 대선 행보를 하게 되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만일 대통령이 된다면 청와대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대통령으로서의 자리에 맞게 충분한 소통을 할 거라고 생각한다.” - 당 지도부가 박심(朴心)에 따라 움직인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전혀 그렇지 않다. 앞서 얘기한 대로 현재 박 전 위원장은 전면에 나서고 있지 않다. 다만 최고위원회의에서 경선 룰을 현행 당헌당규대로 결정하다보니 그런 오해를 받는 것 같다. 박 전 위원장은 우리 당의 잠재적 대권주자 중 한 분일뿐이다.” - 박근혜 전 위원장과는 서강대 동문이기도 하다. 옆에서 본 박 전 위원장은 어떤지? “한마디로 원칙론자다. 정치에 있어 때로는 융통성이 필요하다. 하지만 결국 풀리지 않는 매듭은 원칙에 입각할 수밖에 없다. 상황에 따라 발휘되는 융통성은 단기적으로 그 상황을 모면하는 방법이 될지 몰라도 또 다른 문제점을 야기한다. 박 전 위원장은 이러한 원칙에 입각해 정치를 하는 분이다. 또 높은 애국심을 갖고 있고, 단호한 결단력과 국민에게 한 약속을 지키려는 의지가 매우 높은 분이다.” - 새누리당 지도부가 최근 백령도, 독도 등을 방문하며 안보 태세를 더욱 강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안보 정책에 대해서는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안보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최고의 가치다. 국가경제의 성장, 국민의 행복도 안보가 불안하면 결코 이룰 수 없다. 그렇다면 대한민국과 한반도의 안보를 가장 크게 위협하는 세력은 누구이고, 그 행위는 무엇인지 분명한 규정이 있어야 한다. 향후 또 다른 규정이 나올지는 몰라도 아직까지는 북한이라고 봐야 한다. 이는 연평해전,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등에서 실제 사실로 증명됐다. 이를 사상의 자유 침해, 매카시즘, 색깔론 등으로 포장해 호도해서는 안 된다. 북한 아니라 그 어떤 국가나 테러집단이라도 우리를 타격하지 못하도록 하는 억지력을 강화해야 한다. 튼튼한 안보의 바탕 위에 국가 성장을 추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 새누리당이 대선을 앞두고 정권재창출을 위해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우선 당 경선에서 가장 본질적인 내용을 전달하는 데 주안점을 둘 생각이다. 흥행 자체만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이를 위해서는 국민의 마음을 얻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리고 그 노력은 진정성이 있어야만 가능하다고 본다. 현재 국회의원의 기득권 포기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당과 국회의원 개개인이 총선 시 내건 공약이 있다. 이 공약을 반드시 실천함으로써 ‘새누리당에 표를 주고 정권을 맡기면 약속 하나는 잘 지키는구나’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러한 정치의 본질, 정치의 원칙을 지켜나가야만 국민의 마음을 얻고 정권 재창출도 할 수 있다.” - 사무총장으로서 앞으로의 계획을 말한다면? “사무총장이라는 자리는 당의 살림과 당이 운영하는 모든 일에 대한 실무를 책임지는 자리다. 일단 눈앞에 다가온 당 대통령후보자 경선을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도록 모든 실무적인 뒷받침을 하겠다. 그리고 곧이어 있을 연말 대선에서 모든 방안을 강구해 반드시 승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 최정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