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3호 최영태⁄ 2012.07.16 11:53:00
미국 크라이슬러 사와 스웨덴의 소비자 매체 사이에 ‘치명적’ 설전이 오가고 있다고 미국 컨슈머리포트가 16일 보도했다. 이 논쟁은 지난 주 스웨덴의 소비자 잡지 ‘테크니켄스 벨드’가 크라이슬러 사의 지프 그랜드 체로키 SUV에 대한 도로 테스트 결과를 발표하면서 “치명적 사고가 날 수 있는 차의 판매를 당장 중지하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 매체는 실험 비디오(www.teknikensvarld.se/jeepmoosetest)를 공개하면서 “지난 40년 동안 이런 테스트를 우리가 해 왔는데, 이번처럼 위급 차선변경 상황에서 차량자세제어 시스템(ESC)이 거의 작동 안 하면서 차가 뒤집힐 뻔 했고 타이어가 터져나갔다”며 “이런 차의 판매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테크니켄스 벨드가 한 실험은 일명 ‘사슴 테스트(moose test)’로서, 차선에 갑자기 큰사슴이 뛰어들었을 때 옆 차선으로 신속히 들어갔다가 앞에서 오는 차와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다시 제 차선으로 신속히 돌아오는 능력을 점검한다. 이 잡지는 “동일한 실험에서 폭스바겐 투아렉, 볼보 XC90은 아무 문제가 없었지만, 그랜드 체로키는 차체의 두 타이어가 공중으로 뜨고, 타이어가 휠에서 벗겨지는 등 실제 상황이라면 치명적인 사고가 발생할 수 있음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실험에 사용된 것은 스웨덴에서 판매되는 지프 그랜드 체로키 Overland 3.0 CRD V6 (디젤) 모델이었다. 이 실험 결과가 발표되자 크라이슬러는 즉각 대응에 나섰다. "규정 적재 용량보다 110파운드(50kg 상당) 무게를 더 실었으므로 실험 자체에 하자가 있다“며, 다시 실험할 그랜드 체로키 차량 3대를 이 잡지사에 제공했다. 그러나 테크니켄스 벨드 측은 “50kg 초과 정도야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일 아니냐. 그렇다면 크라이슬러 차량은 적재 용량을 조금만 초과해도 치명적인 사고가 날 수 있다는 말이냐”며 반발하고 있다. 이 논란이 벌어지자 미국 컨슈머리포트는 바로 미국 국내에서 시판되는 그랜드 체로키 SUV에 대한 도로 테스트를 다시 실시했다고 13일 밝혔다. 컨슈머리포트 자체의 긴급 차선변경 테스트는 스웨덴의 사슴 테스트보다는 회피 거리가 조금 더 긴 편인데, 컨슈머리포트 측은 “두 타이어가 하늘로 뜨거나 타이어가 터져나가는 사태는 발견되지 않았다”면서도 “테크니켄스 벨드 사의 비디오에서 보이는 위험한 상황이 최신 차량에서 나타나서는 안 된다”면서 크라이슬러 측에 신속한 시정 조치를 촉구했다. 컨슈머리포트는 또한 “SUV 차량은 아무래도 무게중심이 승용차보다 높으므로 차량전복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사실을 운전자는 명심해야 한다”면서 “특히 차 지붕 위에 무거운 짐을 싣는다든지 하는 행동을 삼가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