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3호 최영태⁄ 2012.07.16 16:49:38
걸그룹 원더걸스의 선예가 혼다자동차의 하이브리드 스포츠카 CR-Z를 구입했다고 해서 화제다. 그러나 자동차의 성능보다는 외관을 중시하는 한국에서는 스포티 카‘처럼’ 생긴 CR-Z가 호소력이 있을지 몰라도,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 미국에서는 ‘이건 정말 아니다’라는 평가가 나온 바 있어 참고할 만 하다. 현재 컨슈머리포트는 스포티 카 분야에 모두 29개 차종의 테스트 결과점수를 내놓고 있는데, 여기서 CR-Z는 당당 28등이다. 꼴찌에서 2등이란 소리. 점수도 1등에 오른 BMW 1시리즈가 97점인 반면, CR-Z는 57점이다. 그야말로 더블 스코어다. "연비 말고는 좋은 점 하나도 없어" 평가 컨슈머리포트는 작년 12월7일 2011년형 CR-Z(EX 모델)에 대한 테스트 결과를 발표하면서 “점수가 너무 낮아 구입 추천을 못하겠다”고 결론을 내렸다. 당시만 해도 26개 스포티 카 중 24등이었으나, 그 뒤 새로운 테스트차량이 추가되면서 현재 29개 중 28등으로 순위가 더 미끄러졌다. 컨슈머리포트는 “스포티 카에 하이브리드를 적용한 CR-Z는 연비가 좋다는 것 말고는 핸들링, 주행감, 코너링, 안전도 등에서 수준 이하”라고 혹평했다. 이어 컨슈머리포트는 △최근 여러 혼다 차에서 발견되는 핸들링 성능의 떨어짐이 그대로 나타났고 △주행감은 딱딱하고 △차내 소음은 아주 크며 △전자식 차량자세 제어장치(stability control)는 너무 늦게 발동돼 코너링 중간에 차의 뒷부분이 바깥쪽으로 튕겨나갈 수 있다는 등 단점을 지적했다. 컨슈머리포트가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한 점은 차 뒷부분을 바라볼 수 있는 시야각이 극도로 좁다는 점이었다. 컨슈머리포트의 한 평가자는 “어깨 너머로 뒷방향을 거의 볼 수 없어 차선 바꾸기가 거의 러시안 룰렛 수준(권총의 탄창에 총알을 한 발만 넣고 머리에 총을 발사해 운을 겨루는 도박)”이라고 불평했다. 또한 △최대 적재 무게가 400파운드에 불과해 비교적 넓은 트렁크 공간의 무의미하며 △차문 핸들이 잡기 어렵고 △차체가 낮아 차를 타고 내릴 때 몸을 던지는 형태가 된다는 점도 불평거리였다. 독일 최대 일간지도 “현대 벨로스터만 못해” 평가 CR-Z에 대한 혹평은 독일 매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독일의 최고 부수 일간지 빌트(Bild)는 작년 9월24일자 자동차 섹션 기사에서 혼다 CR-Z와 현대 벨로스터를 비교했고, 그 결과 “CR-Z는 현대 벨로스터만 못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신문은 CR-Z의 최대 약점으로 “뒷좌석이 있기는 하지만 성인이 도저히 탑승할 수 없을 정도로 좁다”는 점을 꼽았다. 컨슈머리포트가 "좌석 배열은 4인승이지만 실제로는 2인승"이라고 규정지은 것과 마찬가지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