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현재 우리나라 인구는 5000만 명을 넘었고, 차량 등록대수는 1900만대로 가고 있다. 곧 2000만대 시대로 접어들 날도 머지않았다. 이제 본격적인 1가구 2차량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자동차는 우리 생활에 가장 밀접하면서도 영향력이 큰 대상이다. 없어서는 안 될 생활필수품이 아니라 꼭 있어야 할 신체의 일부분처럼 돼가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국민들의 정서상 자동차에 대한 애착은 정도를 지나칠 정도다. 특히 자동차가 대중화되면서 생겨난 영역인 애프터마켓의 중요성이 커졌고, 규모도 확대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동차에 필요한 정보는 거의 없다. 필요성은 커졌지만 실제로 얻을 만한 정보는 없다. 애프터마켓을 대표할 전문가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은 물론이고 쉽고 용이하게 접근할 수 있는 자동차 정보도 부족하다. 국민들이 자동차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에 한계가 있고, 정보를 알릴 매개체도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다. 절름발이 형태로 부조화를 이루고 있는 모습이다. 필자는 학계에 있는 사람으로서 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 자동차 관련 학과가 전국적으로 60개에 이르고 많은 전문 서적이 존재하지만, 일반인이 접근해 쉽게 이해하고 배울 수 있는 책자는 눈을 씻고 봐도 거의 없는 게 현실이다. 일반인이 자동차 구조 및 시스템을 이해하고자 해도 이를 가르쳐줄 쉬운 책자는 찾기 어렵다. 필자도 전문서적이나 칼럼집 등을 약 25권 저술했지만 그렇게 추천할만한 책자는 없는 편이다. 일반인이 백지 상태에서 자동차를 쉽게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그림도 필요하고 이해할 수 있는 쉬운 예제도 있어야 한다. 약 3만개에 이르는 각종 부품을 펼치고 하나하나 설명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자동차 분야에 관한 일반인 대상 책자가 꼭 있어야 한다. 애프터마켓을 대표하는 분야별 책자도 필요하고 이해를 돕는 입문서 형태로도 많이 출간돼야 한다. 필요하면 영상을 실은 CD도 만들어져야 한다. 자동차 관련 각종 현안과 상황을 일반인에게 쉽게 알려주는 것도 중요한 임무다. 관심은 지나칠 정도지만 정보 제공은 미약 저자도 중요하지만 각종 비용과 시간, 인력, 노력을 투입해야 하는 출판사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국내에는 전문 서적을 이러한 비용을 부담하면서 출간할 수 있는 출판사는 손에 꼽을 정도다. 이렇게 열악한 상태에서 국민에게 자동차를 알려주기 위한 쉬운 책자가 발간되기란 힘들다. 자라나는 어린 꿈나무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시중 서점에서 출간되는 그럴 듯한 어린이 대상 자동차 관련 책자를 찾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몇 가지 있다 해도 조잡하거나, 쉽고 흥미 있는 내용은 거의 없다. 선진 외국에서는 어린이의 자동차 이해를 돕는 전문 서적을 출간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역시 ‘쉽게 알리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특히 어린이 책자는 성인과 달리 각종 그림과 도구, 이해를 높이기 위한 쉬운 예제는 물론이고 화려하면서도 지겹지 않도록 각종 기법이 동원되어야 한다. 여기에 소모되는 비용과 노력, 시간은 설명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이다. 자동차 하나하나의 그림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지적 소유권에 얽매이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고 해외의 관련 업체와 연계해야 사용할 수 있다. 이에 따른 비용과 시간은 준비 기간만 1~2년이 소모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어린이 대상 자동차 관련 책자는 미래의 꿈나무를 양성한다는 취지에서 기성세대가 후대에 마련해줄 의무가 있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이미 자동차 산업이 경제의 기틀을 이룰 정도로 중요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 제대로 된 어린이 대상 전문 서적이 출간되도록 산학이 힘을 모아 노력해야 한다. 앞으로 다양하고 수준 높은 전문 자동차 서적이 출간돼 국내 자동차 수준을 선진국 수준으로 올리는 데 큰 역할을 하길 바란다. -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