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3~17일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 개최되는 2012 한국국제아트페어(KIAF2012)에 국내외 20개국 181개 갤러리가 참여해 침체된 미술시장의 반등을 준비한다. 올해로 11회를 맞는 KIAF2012에는 작품 7000여 점이 출품되며, 구매 고객을 위해 브아이피(VIP) 라운지와 특별 강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또한 관람객 편의를 위해 전시장의 동선도 더 편하게 바꿔 작년보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2012KIAF의 주빈국으로는 한국-라틴아메리카 수교 50주년을 맞아 라틴 아메리카가 선정됐다. 아르헨티나, 칠레, 콜롬비아, 멕시코, 도미니카, 우루과이, 베네수엘라 등 라틴 아메리카 국가 주재의 14개 갤러리가 독특하고 다채로운 작품들을 선보인다. 특히 베네수엘라 출신의 세계적인 옵-키네틱 아트의 거장 크루즈 디에즈의 특별 부스가 마련돼 그의 대표작업 '색채 간섭 환경, 1974'를 전시한다. 이외에 프랑스의 대표적 갤러리인 엠마뉴엘 페로탕 갤러리가 올해 처음으로 KIAF에 참가해 보다 다양한 세계 현대미술의 흐름을 보여준다.
표미선 (사)한국화랑협회 회장은 “올 한해 침체된 미술경기를 이번 KIAF를 통해 반전시키려는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며 “회원사들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구매자들을 위한 부대시설에 최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화랑 - 컬렉터에게 사랑받는 작품 위주로 구성 KIAF2012에 참가하는 예화랑은 요즘 컬렉터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을 집중적으로 선보인다. 참여 작가로는 국내 최초의 베니스비엔날레 초대 작가인 곽훈, 일상의 내면에서 길어 올린 이야기를 부드러운 붓 질감으로 표현하는 김원숙,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으로 설악산의 작가인 김종학, 홍익대학교 서양화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신비스러운 색채공간으로 '풍경적 추상'을 선사하는 최인선, 독일과 프랑스를 넘나들며 유럽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박광성, 일상적 오브제들의 낯선 결합으로 이루어진 독특한 정물 시리즈로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구성연 작가 등이 있다. 해외 작가로는 조각과 회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미니멀한 알루미늄 작업으로 빛의 굴절과 방향에 따라 신비스러움을 연출하는 데이비드 로드리게스 카발레로, 모스크바 건축학교 박사과정 출신으로 투명한 플렉시 글라스 패널 위에 반투명의 갈색 테이프를 겹겹이 덧붙인 뒤 그 명암을 이용해 작가만의 시각과 새로운 매체로 재해석한 작품을 선보이는 마크 카이즈만 등이 참여한다.
진화랑 - 40주년 기념 맞아 디지로그적 감흥에 초점 1972년 10월 1일 개관한 진화랑은 올해 40주년을 맞아 지난 39년간 화랑을 이끌어왔던 故 유위진 회장의 소장품 중 한국 근대 미술사의 주역으로 평가받는 미술가들의 작품들을 선별해 KIAF2012에 선보인다. 남관, 이응노, 변관식, 박생광 네 작가는 개화기에서 일제강점기로 이어지는 1900년대 초부터 작품 활동을 시작해 광복 후 작가 인생의 절정을 이룬 1970, 80년대까지 작품 활동을 펼쳤다. 이들은 모두 수묵화의 기본을 다진 뒤 일본으로 건너가 서구의 화풍을 배웠으며, 이를 한국의 전통적 요소와 조합해 '한국적 미감'으로 승화시켰다. 민족예술을 구축한 근대미술의 개척자들이었다. 출품되는 작품들은 동양의 수묵화라는 시작점은 같았으나 이를 각기 개성적인 방법으로 발전시켰기에 전통의 다양한 현대적 변용을 보여주는 결과물들이다. 이러한 작품들이 있었기에 한국 미술이 세계로 성장해 나갈 수 있었음을 보여주는 증거물들이다. 故 유위진 회장이 화랑을 설립했던 1970년대는 한국의 근대 화단을 이끌어갔던 작가들이 가장 활발하게 전성기의 활동을 해나갔던 시기였다. 이번에 공개되는 작품들은 당시 유 회장이 작가들의 전시회 개최나 작품 소장을 통해 그들이 나아가는 길에 지원자로서의 역할을 했다는 역사적 반증으로서, 화랑의 역사를 기념하는 의미가 깊다. 올해 KIAF를 기점으로 진화랑은 또 다른 노력의 일환으로서 현재의 미술에 토양을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현대미술을 새롭게 조명하는 섹션도 함께 설치한다.
해안가의 버려진 조개껍데기, 깨진 유리조각, 돌기와, 나무파편 등을 마모시키고 염색시켜 회화에 콜라주를 하는 한희숙 작가는 시, 소설, 영화, 음악을 접한 후에 생겨나는 감성을 일상의 하찮은 물건을 통해 예술로 승화시켜낸다. 미디어아트 작가 진시영은 한국전통 무용수의 몸에 LED 칩을 달아 그 움직임에 의해 생겨나는 빛의 흐름으로 그림 같은 영상을 만들어 낸다. 인간과 디지털의 만남을 통해 디지로그 정신을 구현하는 그의 작업은 고미술에 대한 향수와 동시대의 디지털적 감성을 매개하는 역할을 한다. 가나아트갤러리 - 현실의 묘한 사이 영역으로서의 예술을 경험하는 자리 마련해 가나아트갤러리는 현실과 욕망, 일상과 예술 그리고 개인과 사회 등 우리 내 삶에 내재된 여러 모순들의 변주를 담아낸 작품들을 통해 현실의 묘한 사이 영역으로서 예술을 경험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조각 부분에는 최종태, 이환권. 회화 부분에는 오수환, 고영훈, 박항률, 강세경, 정해윤, 노상준 그리고 해외 작가로는 리히텐슈타인과 리차드 페티본이 나온다. 미술은 보이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그 어떤 것을 보이게 하는 것이라는 파울 클레의 말처럼, 한 장의 그림, 그 정지된 화면 속에서 우리가 경험하는 것은 “가시적으로 잘 드러나지 않은 현실의 숨겨진 질서와 리듬, 그리고 삶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이라는 점을 확인시켜 주는 작품들이다. - 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