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추상화가 크쉬슈토프 랍사의 색채는 어디에나 있다. 자신의 상상의 정원으로 초대하면서 우리에게 그림 천국을 맛보게 한다. 마치 색의 연금술사처럼 그는 오묘한 색의 조합을 통해 자신만의 색채조형 에센스를 보여준다. 그의 작품세계는 거대한 꿈처럼 몽환적이면서도 때론 광적인 상상력을 실현시키는 세상으로 우리를 인도한다. 보는 이의 감성을 일깨우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 이미 최고의 경지에 이른 랍사는 작품을 통해 다양한 색채와 작가만이 지닌 엄청난 에너지로 우리들의 감수성을 매료시킨다. 9월 19일부터 27일까지 종로구 경운동 장은선갤러리에 펼쳐놓은 많은 추상 작품들은 예술을 창조해내는 힘을 지니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는 예술을 자신의 미적언어로 구사하여 보여준다. 우리 스스로는 결코 느낄 수 없었던 색채와 형태 속에서 또 다른 새로운 열정과 신선함을 발견하게 된다. 작가는 신비한 색감의 조율을 통해 아름답게 보여주는 힘을 지닌 이번 작품들을 통해 단순히 색채만의 조화만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현실이라는 근원적 바탕을 이야기한다. 수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현실과 삶 속에서의 경험들, 인간관계에서 얻는 다양한 이야기, 자연과의 조우를 통해 영감 받았던 순간 등을 자신의 꿈 또는 상상과 매치시켜 화면을 꾸민다.
콜라주 느낌이 드는 물감의 흔적, 붓의 과감한 터치, 고요히 흐르는 색채의 흐름, 응집되어 있는 색의 리듬들이 한편의 시나 영화를 감상하는 듯하다. 또한 몽환적 공간, 늘 꿈꿔왔던 한국의 가을, 세사의 목소리, 심연 등 작품 제목에서도 작가가 표현하려는 열정과 대담함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그는 모든 세계, 모든 공간, 모든 시간을 여행하고 있다. 그 뛰어난 감각의 화면은 그 상상의, 혹은 현실의 여행을 통해 창조된 것이다. 출판-영화 장르로부터도 많은 관심 받아 미술평론가 류석우는 그의 작품에 대해 "맑고 현란한 영상의 색감만을 채취하여 희망과 행복의 언어를 만든다. 마치 색의 연금술사처럼 그는 오묘한 색의 조합을 통해 그만이 낼 수 있는 색채 조형의 에센스를 보여준다. 왜 그가 미술 분야뿐만 아니라 출판이나 영화 장르로부터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가에 대한 해답이 거기에 있다"고 전한다.
작가는 우리에게 자연이든 인간이든 희망과 행복을 공유하고자 하는 것을 깨닫게 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비로소 왜 그가 추상표현이라는 방법을 통해 우리에게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는지 의도는 알게 된다. 현실의 풍경은 너무도 삭막하다. 현실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꿈이 많지 않기 때문 아닐까. 모호한 붓질에서 무작위로 나타난 여타의 추상들과는 달리 상상의 의식이 응집한 언어들은 우리에게 놀라운 일깨움을 준다.
폴란드의 유명 추상화가인 크쉬슈토프 랍사는 크라쿠프 SOLVAY 현대미술관, 그로드노 Tizengauza 미술관과 국립박물관, 벨라루스의 민스크 왕궁, 바르샤바 ZLP와 Phorthos 미술관, 그디니아 Profile 미술관, 코샬린 박물관 그리고 2012년 미술 시즌에 개관한 바르샤바 Van Golik 미술관 등에서 전시를 하였으며, 수많은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여하였다. 지난 25년간 국내에서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성공적인 작품 활동을 인정받아 2012년 코샬린 시장 상을 받았다. 2011년 제 6회 그디니아(Gdynia) 국제 회화-직물 비엔날레 ‘색채와 영수증’에서 수상했다. 그의 작품은 ‘물리예술’이라는 영화, 레섹 오블레비츠의 영화에도 선보였다. - 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