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시장이 가을전쟁에 들어갔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시장에 지난달 LG전자가 이른바 구본무 폰으로 불리는 전략폰 옵티머스 G를 내놓으며 본격경쟁에 불을 댕겼다. 여기에 9월 13일에는 기대를 모았던 애플의 아이폰5까지 전격 출시되면서 삼성의 갤럭시 시리즈와 한판 가을 대격돌을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아이폰5는 기대했던 만큼 하드웨어에서의 혁신을 찾아볼 수 없다는 일부의 혹평이 이어지고 있다. 아이폰5에서 스티브 잡스 생전의 참신함과 기발한 기술력과 디자인의 힘을 느낄 수 없다는 지적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까지 팽팽하게 전개됐던 삼성-애플의 특허소송에서 미국 법원이 애플의 손을 들어줬음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 판매실적에서는 오히려 삼성의 갤럭시S3가 애플의 아이폰4를 2배 이상 앞서 있다. 이제 진정한 승부는 애플의 ‘진성 소비자’들이 아이폰5의 출시를 애타게 기다렸던 만큼 후속구매를 어느 정도 하느냐에 따라 판가름 날 전망이다. 애플의 고객층은 현재 국내에만 4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여기에 국내시장은 올가을 기존 갤럭시S와 아이폰4 사용자가 2년 약정기간이 종료됨에 따라 신제품 교체 수요까지 맞물리면서 더욱 혼전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후발업체인 LG는 구본무 회장의 전격적인 지원 속에 휴대폰 명가를 재건하겠다고 벼르면서 경쟁사에 은근한 압력을 넣고 있다. 올 가을 스마트폰 시장을 놓고 벌어지는 불꽃 튀는 경쟁을 따라가 본다. 삼성 갤럭시 시리즈, 특허침해 소송 패배에도 애플에 2배차 격차 벌이며 미-유럽에서 인기 스마트폰 기기 시장에서 양강 구도를 구축하고 있는 삼성과 애플의 기 싸움이 뜨겁다. 우선 표면적으로는 애플과 삼성이 특허소송을 놓고 법정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삼성의 갤럭시 시리즈가 국내외에서 선예약 돌풍을 일으키는 판매호조를 보이며 웃는 모양새다. 특히 미국 현지 법원이 특허소송에서 자국 기업인 애플의 손을 들어준 가운데, 오히려 애플이 삼성의 일부 기술을 모방했다는 역풍이 일며 삼성의 갤럭시S3가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미국 내에서조차 이런 소비자들의 구매심리를 의아해하는 분위기다. 실제 지난 4일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S3가 미국 시장에서 애플 아이폰을 제치고 판매량 1위에 올랐다. 미국 투자회사 캐나코드 제누이티가 4일(현지 시간) 미국 4대 이동통신사의 스마트폰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갤럭시S3가 8월 한 달간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렸다. 이어 애플의 아이폰4S, HTC의 원(One), 삼성전자의 갤럭시S2, 모토로라의 드로이드 레이저 맥스 순으로 집계됐다. 애플이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판매량 1위를 내준 것은 2007년 아이폰 출시 후 처음이다. 캐나코드 제누이티 측은 삼성 갤럭시S3의 선전에 대해 “아이폰4S가 출시된 지 10개월이 지나 구형이라는 느낌을 주는 데다 후속작에 대한 대기 수요가 늘면서 판매량이 감소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달 출시 예정인 아이폰5를 기다리느라 구 모델을 사지 않았다는 것이다. 미국뿐 아니라 서유럽 시장에서도 갤럭시 시리즈의 인기는 뜨거웠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분기 서유럽에서 스마트폰 1190만 대를 판매해 시장점유율 43.6%를 차지했다. 애플은 520만 대로 점유율 19%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 22%, 애플 21.1%로 격차가 0.9%포인트에 불과했으나 1년 만에 삼성이 애플을 압도하며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올 2분기 서유럽 시장에서 삼성의 스마트폰 점유율 43.6%(1190만대)는 점유율 19%(520만대)에 그친 애플에 2배 이상 앞선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 지역 전체 휴대전화 시장에서도 올 2분기 41.1%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며 점유율 19.2%를 기록한 노키아에 2.1배 앞섰다. 이 같은 호응에 갤럭시S3는 삼성의 휴대전화 사상 가장 빠른 속도인 100일 만에 2000만대 판매 고지를 돌파했다. 지난 6일 외신에 따르면 갤럭시S3는 출시 20일 만에 300만대, 30일 만에 500만대, 50일 만에 1000만대, 100일 만에 2000만대 누적판매를 기록했다. 100일 만에 2000만대를 돌파한 갤럭시S3는 하루 20만대 꼴로 판매된 셈이다. 이는 하루 개통되는 모든 안드로이드 제품 중 15% 이상을 차지하는 수준이다. 갤럭시S3가 무서운 속도로 판매되고 있고, 텐 밀리언 셀러의 후속인 갤럭시 노트2까지 공개된 상태여서 당분간 판매는 호조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8월 29일에는 독일 베를린의 ‘IFA 2012(세계가전박람회)’ 개막에 앞서 ‘삼성 모바일 언팩’ 행사를 갖고, 갤럭시노트의 후속작 갤럭시노트2를 공개하고 호평을 이끌어냈다. 갤럭시노트2는 5.5인치 16대 9 화면으로 화면 비율이 갤럭시노트(5.3인치)보다 커지고 배터리 용량이 3100mAh로 늘어났다. 특히 HD 해상도(1280x720)와 신형 HD 슈퍼아몰레드를 탑재해 더욱 선명한 영상을 즐길 수 있도록 했으며 구글의 최신 안드로이드 플랫폼인 4.1 젤리빈과 1.6GHz 쿼드코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2GB 대용량 랩을 탑재했다. 삼성전자는 11월 갤럭시노트2를 출시할 예정이다.
애플 아이폰5 출시에 “혁신 어디?” 혹평도 국내 충성고객 400만의 결정 어디로 흐르나 출시 전부터 잔뜩 기대를 모았던 애플의 아이폰5가 지난 9월 13일 공개됐다. 그러나 종전 애플의 트레이드마크라 할 수 있는 혁신은 적었다. 아이폰5는 종전 시리즈보다 가볍고 얇아졌지만 하드웨어의 놀랄만한 혁신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어 업계의 평가는 대체로 조용한 편이다. 애플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예바 부에나 센터에서 아이폰5를 공개했다. 제품 발표회가 끝나고 마련된 체험장에는 팀 쿡 CEO와 조니 아이브 수석디자이너, 필 실러 등이 직접 제품을 설명하는 등 열의를 보였다. 그러나 제품의 기능과 별개로 한국 서비스와 관련해서는 아쉬운 부분이 많다는 지적이다. 현장에 전시된 제품은 현재까지 한국어 시리를 지원하지 않았다. 개편을 앞둔 아이튠스 스토어 역시 개장 국가에 한국이 포함되지 않아 국내 소비자들에겐 실망이 되고 있다. 해외 언론 지디넷은 “4G 지원과 A6칩에 따른 속도 향상 등 기존 제품을 향상시킨 것 외에 경쟁사들을 제압할 만큼 킬러 기능은 보이지 않는다”고 평했다. 애플은 아이폰5를 통해 최근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들이 향하고 있는 방향과 정반대 방향을 제시했다. 안드로이드의 5인치대 후반의 큰 화면 대신 세로로만 살짝 늘린 4인치 화면을 채택하고 무게와 두께도 대폭 줄였다. 아이폰5에 대한 초반 반응이 신통찮은 상황이어서 향후 판매실적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양한 스마트폰이 쏟아지는 시점에서 새로운 혁신의 모습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서지 않는다면 애플 역시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애플의 판매전략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향후 시장점유율을 놓고 업계 관계자들의 전망도 엇갈린다. 기대가 컸던 아이폰5가 별로라는 평가가 나오자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애플이 예전만큼 명성을 누리긴 힘들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반면 현재 국내에만 400만 명에 달하는 충성스런 아이폰 사용자들을 감안할 때 이들의 후속구매가 자연스럽게 이뤄지면 단박에 아이폰5가 삼성의 갤럭시3를 제치고 판매율 1위에 오르는 것도 시간 문제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래저래 아이폰5에 대한 향후 소비자들의 반응이 애플의 미래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 새 아이폰의 가격은 2년 약정 기준으로 64GB, 32GB, 16GB가 각각 399달러, 299달러, 199달러로 책정됐다. 일차적으로 미국 캐나다 영국 독일 등 9개국에서 14일부터 예약을 받아 오는 21일 배송을 시작한다. 국내는 연말께 KT와 SK텔레콤을 통해 출시될 전망으로 국내 통신사들의 피 튀기는 마케팅 경쟁이 예고된다. 후발 LG전자, 전략폰 옵티머스G폰으로 승부수 “LG의 통신기술 집결시킨 야심작” LG전자도 그룹의 역량을 결집한 야심작 ‘옵티머스G’ 폰을 IFA(2012 베를린가전박람회)와 일본에서 공개하며 본격적인 휴대폰 기기시장에 뛰어든다. 구본무 그룹 회장이 직접 지시하고 신경을 써 ‘구본무 폰’이라고도 불리는 G폰은 9월 18일 국내 출시돼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LG전자의 기술력이 총집약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LG전자는 현재 G폰 출시 일정을 철저히 보안에 붙이고 있다. 삼성과 애플의 경쟁제품에 대해 “삼성갤럭시 노트2와 아이폰5 제품들도 공개만 됐지, 언제 출시한다는 얘기는 안하고 있다”며 민감한 입장이다. LG전자가 8월 28일 올해의 전략 스마트폰으로 공개한 ‘옵티머스G’는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이노텍 등 LG 계열사들의 역량을 모은 첨단 스마트폰으로 알려졌다. 공개 당시 박종석 MC사업본부장(부사장)은 “혁신 기술과 창조적 디자인을 결합한 야심작”이라며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주도권을 다시 거머쥐는 전기가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현재 G폰이 공개되면 애플의 아이폰5, 삼성의 갤럭시S3 등과 한판승부가 불가피해진다. 옵티머스 G는 퀄컴이 새로 선보인 롱텀에볼루션(LTE) 기반 차세대 쿼드코어 프로세서인 ‘스냅드래곤 S4 프로(APQ8064)’를 세계 최초로 탑재했고, 디스플레이는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이 함께 개발한 ‘커버유리 완전 일체형 터치(G2 Touch Hybrid)’를 적용했다. 또 True HD IPS에서 밝기와 소비전력이 개선된 True HD IPS+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카메라는 국내 스마트폰 가운데 최고 해상도인 1300만 화소를 자랑한다. 옵티머스 G의 크기는 131.9x68.9x8.45mm, 무게는 145g이다. 램은 2GB DDR2,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4.0 아이스크림샌드위치다. 배터리 용량은 2100mAh다. 이 같은 G폰의 최강 스펙은 음성, 서핑, 게임, 유저 인터페이스(UI) 및 그래픽 애플리케이션 측면에서 최상의 성능을 갖추고 있다고 LG측은 밝혔다. 이 제품은 국내 이동통신 3사를 비롯해 해외시장에 공급될 예정이다. 9월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를 시작으로 연내 글로벌 시장에 순차 출시된다. “삼성-애플 게 섰거라” 전통의 휴대폰 강자 노키아, 윈도8 전략 스마트폰 공개하며 부활 꿈꿔 애플과 삼성의 양강구도 속에서 전통적인 휴대폰 강자인 노키아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윈도8’을 운영체제(OS)로 하는 새로운 전략 스마트폰을 공개해 주목된다. 9월 5일(현지 시간) 핀란드 휴대폰 제조업체인 노키아는 윈도 운영체제를 만드는 MS사와 함께 핀란드 헬싱키와 미국 뉴욕에서 동시에 루미아(Lumia) 920과 루미아 820 공개 이벤트를 개최했다. 루미아 920은 루미아 900과 같은 하이엔드 제품으로, 루미아 시리즈 가운데 처음으로 퀄컴사의 스냅드래곤 멀티코어 프로세서를 장착해 웹 서핑 속도를 더 향상시켰다. 4.5인치(11cm) 스크린에 870만 화소의 카메라를 탑재하는 등 애플과 삼성의 주력제품에 대응할 최고 기술을 장착했다는 평가다. 이밖에 위에 올려놓기만 하면 충전이 되는 무선 충전패드를 선보였고, 제휴사인 버진 어틀랜틱과 커피빈 등 다양한 장소에서 충전하도록 서비스가 제공된다. 또 미세한 손의 진동도 감지할 수 있는 플로팅 렌즈도 장점이다. 조 할로우 노키아 수석부대표는 “이 제품은 전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스마트폰으로 지금까지 출시된 어떤 스마트폰보다도 어두운 공간에서 사진이나 동영상을 선명하게 찍는 것은 물론 전세계 200개국의 지도를 제공하는 노키아의 맵핑 데이타베이스에도 접근할 수 있다”고 설명하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전 세계 유력 통신사들이 앞다퉈 최고 사양의 첨단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있어 올 가을 통신사장은 뜨거운 한판 각축장으로 변할 전망이다. 글로벌 통신업체들의 자존심을 건 신제품 출시 소식에 소비자들은 어떤 제품을 선택해야 할지 즐거운 고민에 휩싸였다. - 이완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