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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안철수의 재벌개혁 방안은 실행 못할 시늉일 뿐”

새누리당의 ‘파격적’ 재벌개혁 입법 추진하는 이혜훈 최고위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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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94-295호 최정숙⁄ 2012.10.04 17:04:00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대표 남경필)은 최근 경제민주화를 위한 법안을 발의했다. 이른바 ‘재벌개혁 법안’이다. 이 모임은 재벌 총수의 경제범죄 처벌 강화(1호), 재벌의 사익 편취 원천 차단(2호), 순환출자 의결권 100% 제한(3호), 대주주 자격심사 강화(4호), 금산분리(5호) 관련 등 파격적인 법안을 잇따라 내놓았다. 새누리당을 대표하는 경제통으로, 이 모임에서 활동 중인 이혜훈 최고위원(박근혜 후보 선대위 부위원장)은 "재벌개혁 없는 경제민주화는 공염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재벌개혁이 재벌해체는 아니다. 재벌의 장점은 살리되 폐단은 막아 다함께 잘 살자는 것"이라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각 후보 진영이 경제민주화 정책을 놓고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박근혜 후보의 경제 브레인 중 한 명이랄 수 있는 이 최고위원을 만나 경제민주화 구상을 자세히 물어봤다. - 최근 발의한 경제민주화 법안들을 간단하게 설명해 달라. "1호 법안인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개정안은 ‘경제법치’를 세우자는 차원에서 발의했다. 그 동안 보면 재벌 총수들은 수천억씩 횡령하고 탈세해도 실형을 살지 않고 금방 사면되는 경우가 잦았다. 그런 솜방망이 처벌 때문에 일부 재벌들은 법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기도 한다. 법이 있어도 지킬 생각을 안 하는 이런 문제를 해소하려고 일정 기준 이상 중범죄를 저지른 재벌 총수에게 집행유예를 내리지 못하게 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2호 법안은 공정거래법 개정안으로, 일감 몰아주기를 방지하자는 거다. 일감 몰아주기 방지법이 있기는 했지만 구멍이 많다. 일감 몰아주기에 대해 확실한 기준을 만들고 일감 몰아주기를 하려고 회사를 차리는 경우는 재벌 그룹사로 편입이 안 되게 금지시키는 내용이다. 종전에는 일감 몰아주기가 적발되면 과징금을 무는데 그쳤고, 특혜 받은 사람은 과징금을 안 냈다. 일감을 몰아준 계열사들은 자기들이 하고 싶어서 한 게 아니라 총수의 압력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울며 겨자 먹기로 한 건데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는 계열사들만 과징금을 물었다. 그래서 앞으로는 혜택을 본 총수 일가, 일감을 몰아 받은 회사도 과징금을 내라는 거다. 반복적으로, 악의적으로 일감 몰아주기를 하면 공정위가 강력한 재발 방지를 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는 거다." - 5호 법안인 금산분리는 대해서는 꽤 많은 토론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는데. "금융업에서는 고객의 돈으로 비즈니스가 진행된다. 고객 예금을 받거나, 보험회사는 고객으로부터 보험료를 받고, 증권회사는 펀드가입비를 받는 것 등이다. 남의 돈을 받아서 운영하는 금융업체를 거느린 재벌이 그 돈을 부실한 다른 계열사를 지원하는 데 빼돌리면, 문제가 생겼을 때 서민들이 맡긴 돈을 못 찾게 된다. 그래서 칸막이를 쳐서 서민들의 돈을 안전하게 관리해주자는 게 금산분리의 정신이다. 금융과 달리 산업자본은 대부분 자기 돈을 집어넣어 사업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금을 비교적 안전하게 운영한다. 금융과 산업을 섞어서 운영하면 금융업의 고수익 추구 성향 때문에 위험에 빠질 수 있다. 과거 IMF 때 대우나 한보 사태를 보라. 재벌 총수의 잘못된 판단 또는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계열사 하나가 흔들리면 그룹 전체가 동반 부실 상태가 돼 모두 무너지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그래서 금산분리는 굉장히 중요하다. 이 돈 저 돈이 섞이지 못하게, 동반부실이든 뭐든 계열사가 무너지는 한이 있더라도 고객 돈을 안전하게 지켜줄 수 있는 안전판을 만들라는 것이 금산분리다. 금산분리와 관련해서는 4가지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중 하나는 재벌이라 하더라도 금융 계열사, 비금융 계열사를 분리해서 운영하는 칸막이를 확실하게 치는 방안이다. 현행 법을 고쳐 칸막이를 치고 싶은 사람은 칠 수 있도록 허용해주는 거다. 이렇게 허용해 주는데도 불구하고 칸막이를 치지 않고 버티는 기업에 대해서는 두 가지 불이익을 주게 된다. 첫 번째 불이익은 금융사가 갖고 있는 비금융사 계열사 지분 중에 투자 목적이 아니라고 해석될 수 있는 지분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거다. 통상적으로 세계적인 공통 규칙은 지분 5%가 넘으면 투자 목적이 아니라 지배 목적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5%가 넘는 것에 대해서는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거다. 또 다른 불이익은, 금융사가 다른 계열사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면, 이 지분은 문제가 생겼을 때 급하게 빼서 막을 수 있는 자본이 되질 못하기 때문에 이것을 재무건전성 제표에서 빼는 게 좋다는 거다. 그 다음은 금융회사를 운영하는 사람에 대해 더욱 더 엄격한 도덕적 기준을 요구하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회사 돈을 횡령하거나 탈세하는 등의 전력이 있는 사람은 금융회사 경영에서 빠지도록 만들겠다는 거다. 현행법상 은행은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하게 돼 있는데 비은행권은 하지 않고 있다. 또 회사를 설립할 때만 심사에 통과하면 중간에 나쁜 짓을 해도 문제가 안 된다. 그래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확대하고, 주기적으로 해야 한다." -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은 시즌1으로 '재벌개혁' 관련법을 준비했다면 시즌2에서는 노동시장의 불공정 관행과 관련한 법안을 발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불공정 관행에 대한 시정은 박근혜 후보의 최근 행보와도 맞물린다는 평가다. 예를 들면 박 후보의 고양원더스 방문 등이 그렇다. "경제민주화 자체가 전반적으로 힘 있는 세력의 전횡과 횡포, 불법-부당 행위로 인해 피해를 보는 약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거다. 고양원더스 야구단이 패자 부활이라는 의미를 가진 만큼 경제민주화 개념과 어울린다. 모임에서 비정규직 문제를 다루기 위한 작업을 이제 시작하고 있다. 재벌개혁 법안 발의에 앞서 40번 넘는 회의를 했으니 앞으로도 많은 회의와 논의를 거쳐 노동 문제와 관련한 경제민주화 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 민주통합당과 경제민주화 정책의 차이는 무엇인가? "방법론의 차이다. 민주당이 내놓은 대책은 급진적이다. 정치적 상징성은 있을 수 있지만 어떻게 보면 진보-개혁성에 치우친 나머지 현실에서 실행하기가 어려운 안들을 많이 만들었다. 출자총액제한제도 부활 같은 것이 그렇다. 이는 재벌개혁을 좌초시키는 거다. 강한 규제에는 단서조항, 예외 조항, 유예 조항 이런 것을 둘 수밖에 없다. 재벌은 그걸 이용해서 빠져나간다. 현실에 바로 적용하기 어려운 강한 안을 내는 것은 결국 재벌개혁을 무산시키는 거다. 민주당 안이 재벌개혁 실현의지보다는 그냥 재벌개혁 했다고 정치적으로 선전할 목적으로만 보이는 이유가 그래서다." -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경제민주화와 관련해 '혁신경제'를 내세웠다. “안 후보가 말로는 경제민주화를 한다고 하지만 실제 이룰 수 없는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안 후보는 경제민주화, 복지, 성장 같은 문제를 풀기 위해 혁신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는 성사되기 어렵다고 본다. 혁신 전에 경제민주화가 이뤄져야지 안 그러면 혁신은 공염불이 된다. 예를 들어 중소기업이 밤 잠 안자고 기술개발을 했을 때 이 기술개발이 혁신이다. 그런데 혁신했더니 재벌이 기술을 탈취해 버리면 힘없는 약자의 혁신은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된다. 비유하자면 사나운 개가 온 동네 병아리를 물어 죽인다고 했을 때 그 사나운 개를 먼저 묶어두는 게 맞나, 아니면 병아리들에게 혁신부터 해 경쟁력을 키우라고 주문하는 것이 맞나? 당연히 사나운 개를 묶는 것이 먼저다. 경제민주화, 즉 재벌개혁부터 해야 그 다음에 성장도 되고 복지도 된다. 우리 동네 개가 다른 동네 개만 물게 해야지, 동네 병아리를 물게 하면 되겠나? 안 후보가 얘기하는 혁신으로는 경제민주화를 이룰 수 없고, 지속가능한 성장이나 복지도 힘들다." - 최근 박근혜 후보가 과거사와 관련해 사과 기자회견을 갖고 고개를 숙였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지지율 때문에 그랬다는 사람들도 있는데 지지율 때문에 그런 거라면 초반에 했을 거다. 박 후보는 평생 정치를 하면서 표를 얻기 위해 마음에 없는 말을 하는 그런 성품을 갖고 있지 않다. 부친의 과(過)에 대해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사과한다는 것은 인간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도 진솔하게 인정하고 사과했다. 박 후보의 사과를 진심이 담긴 사과로 봐 줬으면 한다. 문재인, 안철수 후보와 소설가 이외수 선생 등이 박 후보의 사과를 진정성 있게 평가하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본다." - 안철수 후보가 3자회동을 제안한 것에 대해 “단일화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먼저 하라”고 제안했는데. "생각해 보라. A조는 예선을 다 끝내고 대표 선수가 결승에 진출해 있다. 하지만 B조는 내부 사정으로 아직 예선도 치르지 못한 상태다. 예선도 안 거친 선수가 결승에 나가 있는 다른 조 선수한테 ‘한판 붙자’고 하는 것과 뭐가 다른가? B조 예선을 먼저 통과하거나 아니면 ‘B조 예선에 참가할 생각이 없다, 독립적인 C조 대표로 나가겠다’고 먼저 말해야 한다. 단일화는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다음에 만나자고 하는 게 순서다." - 최정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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