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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 안철수 정책발표는 국민 90%와 함께 고난 뚫겠다는 ’대장정 선언문’

'정치 장사꾼들'에게 뜨악한 소리 가득…행복한 10%+알파의 '反안철수' 더욱 거세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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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94-295호 최영태⁄ 2012.10.08 04:52:17

대통령 선거 때만 되면 듣는 소리가 있다. 어떤 후보 캠프의 실세는 어느 학교를 나왔고, 어느 라인을 통해 연결되니 그 라인에 줄을 대야 한다는 둥의 소리다. 대통령 선거를 근본적으로 '장사'로 보는 시각이다. 이 장사판에 일찍 뛰어든 사람들(벌써 몇년째 특정 후보에 올인하고 있는 사람들)은 반드시 자신들이 미는 후보가 대통령이 돼야 대박을 칠 수 있다. 또는 아직 뛰어들지 않은 사람들은 치열하게 계산기를 두드린다. 지난 몇년간 특정 후보에 올인한 바보들처럼 '밑질 수도 있는 투자'를 하지 않은 이들은, 결정적인 순간에 어느 줄의 앞자리 쪽에 슬그머니 들어가야 투자는 아주 조금만 하고도 대박 행운을 맛볼 수 있을지를 궁리하는 것이다. 이런 기회에 아주 강한 사람들은 안철수 캠프에도 적잖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은 안철수의 10.7 정책비전 선언문을 들으면 뜨악할 것 같다. 대통령이 나눠줄 수 있는 자리를 10분의 1로 줄이고, 공공기업의 감사 자리 등에 낙하산을 내려보내지 않겠다니 말이다. 논공행상 바라고 안철수 곁에 몰려든 정치 장사꾼들 뜨악하겠네 낙하산을 없애겠다니 이른바 '신의 기업'이라는 공기업에 이미 들어가 있는 사람들은 "안철수 대통령 되면 우리는 만세"를 외칠지도 모르겠다. 청와대에서 보내는 정치인 감사는 사실 논공행상 성격도 있었지만, 또 한편으로는 선출된 정치권이 공기업을 감시하는 역할도 없지 않아 있었는데, 이마저 없어주겠다니 앞으로는 "더욱더 우리끼리만 잘 먹고 잘 사는 세상이 되겠구나" 하고 쾌재를 부를 수도 있겠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철수 정책비전 선언문을 조금 더 자세히 읽어보면 기득권층의 이런 기대는 산산조각 날 것 같다. 선언문은 초두에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을 목표로 정부와 공공기관들부터 원칙을 지키겠습니다"고 했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은 공무원 천국이고, 대기업 지상낙원이다. 공무원-공기업종사자는 하는 일에 걸맞지 않게 과도한 대우와 정년보장, 연금-복지 혜택을 받고 있다, 대기업 노조 역시 하청기업의 이익을 착취하면서 '노동 귀족' 행태를 보이고 있다. 안철수의 선언문대로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원칙을 세우고 실행하는 정부가 들어선다면, 일은 똑같이 하되 대우는 서너배로 받는 귀족 공무원-공기업종사자-대기업노조는 손봐야 할 첫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안철수 후보의 정책비전 선언문은 '혁명 대장정 선언문' 같다. 주변에 일부 몰려들었을 '정치 장사꾼들'을 포함해, 공무원-공기업-대기업노조를 적으로 돌릴 수도 있는 내용이 숱하기 때문이다. 혁명 대장정은 힘들다. 혁명을 위해 빼든 칼날은 적보다 나를 먼저 찌르기 쉽다. 그만큼 기득권 수호세력의 수호 의지는 강건하고 무섭기 때문이다. 기득권 이익집단은 '反안철수'에 더욱 열 올릴 듯 안철수의 정책비전 선언문에는 지지표를 떨어뜨릴 소리가 수두룩하다. 자기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못할 일이 없는 많은 직능단체-이익단체-정치장사꾼들이 볼 때는 뜨악한 내용이 선언문 곳곳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의 현실을, 따뜻한 성(城)안의 10%(학벌-부모가 좋은 사람, 운이 좋거나 시험 잘봐 기득권 안에 들어간 사람)와 아무 보호막 없이 칼바람을 맞고 있는 성밖의 90%로 나누는 논리가 있다. 이런 성안과 성밖의 논리를 말하듯 안철수는 비전 선언문에서 "지금 저의 앞에는 커다란 성벽이 있습니다. 철조망을 만들어 놓고, 흙탕물을 끼얹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끝까지 정정당당하게 싸우겠습니다"고 말했다. 힘있는 기존 조직보다 힘없는 나머지 편에 서겠다는 선언 선언문에는 이런 문장도 있다. "조직화된 소수보다 힘없는 다수의 편에 서야 합니다." 성 안 사람들은 잘 조직돼 있다. 자신들의 이권이 걸렸을 때는 악착같이 단결해 정치적 의지를 관철해낸다. '강남 3구의 몰표', 또는 전직 관료를 동원한 로비, 사기업-정치-관료가 결탁한 어둠의 유착이 막대한 공적 이익을 뜯어먹는 행태들이다. 반면 성밖 사람들은 눈물만 흘릴 뿐 전혀 조직화돼 있지 않다. 이런 가련한 사람들과 함께 하겠다고 안 후보는 선언했다. 안철수를 선두 장수로 내세우고 그 뒤를 따르는 국민이 얼마나 강철같은 의지로 쉽게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얼마가 걸릴지 모르는 '공성전(성을 공격하는 전투)'에 나설 수 있을지가 안철수 정책비전의 미래를 가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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