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바다와 같은 자연이미지가 붙어 있는 상품을 수집한 후에 그 자연의 이미지를 확장해 그리는 작업을 하는 김신혜 작가의 개인전 ‘무릉도원’이 갤러리 송아당에서 10월 17일부터 11월 2일까지 열린다. 현시대의 사람들은 꽃이나 산 같은 자연을 직접 몸으로 느끼기보다는 도시에 넘쳐나는 시각 이미지, 사고 팔리는 상품들을 통해 더 많이 접한다. 아파트마다 있는 쓰레기 분리수거 칸에서 가장 큰 부피를 차지하는 것은 아마도 생수 페트일 것이다. “지금까지 수집한 생수 페트 중에서 무지개 이미지가 레이블에 붙어 있는 것이 있었어요. 무지개는 현실 너머의 어떤 신비롭고 아름다운 세상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었던가요? 이를 보고 바로 연상됐던 것은 유토피아 즉‘이상향’에 대한 이미지였죠. 한번 쓰고 버려지는 작은 페트에 신비롭고 거대한 자연의 이미지가 붙어 있는 것이 흥미로웠어요.” 그녀는 산, 바다와 같은 자연이미지가 붙어 있는 상품을 수집한 후에 그 자연의 이미지를 확장해 그리는 작업을 한다. 작품을 통해 도시에서 경험하는 자연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다. 이것은 궁극적으로 서울의 소비문화에 길들여진 우리 자신을 돌아보는 작업이기도 하다. 이야기하고자 하는 주제만 본다면 무거워 보일 수 있지만 그녀의 작품은 밝고 경쾌한 분위기에 마치 팝아트로 보이기도 한다. “자본주의 문화를 비판하는 내용이 담긴 그림으로 어둡게 그릴 수도 있지만 그리다보면 밝게 나타난다”고 말하는 그녀의 말처럼 밝고 명량한 성향이 그림으로 나타난 결과가 아닐까 한다. - 김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