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혹하는 여성들 팜 파탈’ 미술에 나타난 팜 파탈은 이미 익숙한 주제다. 고대 신화와 성서 속의 매혹적이고도 위협적인 여인의 형상은 기독교 문화의 시각예술에서 가장 대중적인 모티브 중 하나였다. 이 여인들은 문학과 연극에 다양하게 수용되었고, 세월이 흐르는 동안 변하기도 했지만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팜 파탈의 표본으로 통했다. 이 책은 기존의 책들과 크게 다를 바 없이 살로메, 델릴라, 헬레나 같은 유명한 팜 파탈들의 그림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그림 속 내용에 갇히는 대신, 한 걸음 나아가 문학과 당대의 비평, 보도기사 등 다양한 텍스트를 인용하여 팜 파탈에 대한 담론을 펼치면서 이 책의 진가를 드러낸다. 요아힘 나겔 지음, 송소민 옮김, 예경 펴냄, 2만1000원, 272쪽. - 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