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상작가 안창홍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전시인 ‘아리랑_Arirang’이 더페이지 갤러리에서 11월 7일부터 12월 9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그간 안창홍의 작품에서 느껴졌던 전복적 표현방식과 더불어 한층 깊어진 여유와 깊이, 무게감을 더한 신작으로 구성 된 총 20여점의 작품으로 꾸며진다. 그의 작품들은 현실과 실재를 기반으로 인간 내면 깊숙이 숨겨진 본능이나 욕망에 관한 부정적인 측면들을 거리낌 없이 표출하면서 해학과 비판, 도발의 방식으로 표현한다. 전시에 소개되는 신작 시리즈는 작가가 골동가게나 인터넷 경매 사이트에서 수집한 한국의 근현대 사진들을 재해석한 회화 연작이다. 동창회, 졸업, 기생, 결혼식, 입양아, 가족사진 속 이들의 모습은 사적인 순간을 기록한다기 보다는 사회적인 목적으로 찍은 사진이 대부분으로 교복, 치마저고리, 기모노, 웨딩드레스 등을 입고 카메라 앞에 서 있다. 작가는 이들의 모습을 그대로 캔버스 위에 옮기지만 인물들의 눈을 감긴다. 정신을 담고 있는 눈을 의도적으로 감기며 오히려 주체의 내면을 더 깊게 바라보게 만들어 박제된 사진 속에 숨결을 불어 넣는다. 안창홍은 “이번 전시는 사진 속 인물들에 집중했다. 그 시대의 한 인간, 개인을 넘어서 사회의 모습까지 발견할 수 있는 옛 사진을 통해 현대적 지금의 삶에 함께 숨 쉬는 우리들의 아리랑을 느낄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시에서 공개되는 작품 중 가장 대형작품인 ‘Arirang 2012’16’은 수십명의 여학생들이 호수가 에서 기념 촬영을 한 것을 회화화 시킨 것으로 이 작품에 보이는 붉은 나무는 역사 속에 상처가 벌어진 듯 붉은 색으로 자라나 있으며 그 주변으로 수많은 인물들이 눈을 감고 호수 가에 앉아 있는 모습은 장엄하고 숙연한 감성을 불러일으킨다. - 김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