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아트가 도시의 야경을 매개로 본인 내면의 이야기들을 파노라마처럼 풀어내는 작업을 해온 한조영 작가 개인전 ‘On the Dark’를 11월 16일부터 25일까지 연다. 한조영의 그림은 언뜻 먼발치에서 내려다 본 일반적인 도시의 밤 풍경 같지만 다른 작가와 근본적인 차별점이 있다. 고교시절까지 지방의 소도시에서 생활한 그에게 도시라는 공간은 일상적 삶이 축적된 경험의 집합체인 ‘장소’로 인식되지 않고 ‘삶의 공간에 귀속되지 못하고 맴도는’ 이방인으로서 대도시에 머물러 있다. 초기작부터 등장하는 스펙터클한 도시야경은 작가의 복잡한 심리가 투영된 상징적 풍경으로, 도시인으로 살아가야 하는 존재의 불안, 채워지지 않은 욕망, 현재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일탈의 욕구가 그 안에 은유적으로 투영되어 있다. 그래서 그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도시는 그가 머물렀거나 경험했던 체험의 공간이거나 어딘가 있을 법 하지만 실재하지 않는 허구이기도 하다. 한조영은 일반 스티커가 아닌 아크릴 물감을 덧바른 스티커들을 잘라 붙이는 작업을 한다. 보통 회화작가들처럼 물감을‘바르는’ 것이 아닌 ‘붙이는’ 방식으로 자신만의 독특함을 형성해 나간다. 그가 그리기를 벗어나 스티커 작업을 하게 된 계기는 어릴 적부터 수행해 익숙해진 전통적 회화방식에 대한 회의가 들었기 때문이다. 어둠 위에 스티커로 빛을 겹겹이 채워 나가며 도시를 구축하는 반복적인 행위는 작가에게 있어 현실에 대한 고민과 부담감의 괴리를 좁히는 치유의 과정이기도 하다. 그는 현실과 이상의 간극에서 순수함과 상상력을 잃어버린 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누구에게나 있었을 법 한 밤하늘에 대한 순수했던 동경 그리고 희망을 돌려주고자 한다. - 김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