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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근택, 관념적 동양화의 소재를 담은 '하루' 선보여

일상의 삶, 소멸, 순환을 캔버스에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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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01호 왕진오⁄ 2012.11.21 15:37:20

한국화에 현대적 표현법과 소재를 적용하여 한국 미술사의 새로운 시대를 개척하고 있는 유근택(47)작가가 2011년 1년간 미국에서 보낸 시간 동안 제작한 작업을 비롯해 30여 점의 신작으로 11월 15일부터 12월 9일까지 종로구 사간동 갤러리현대 본관에서 선보인다. 유 작가는 1991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2000년대 초반까지 한국 화단의 뉴웨이브의 상징으로 자리 잡는다. 작가는 관념적이고 사변적이었던 한국화를 손에 잡힐 만큼 가깝고 밀접한 것으로 만들고자 '공간'과 '일상'이라는 개념에 주목했다. 우리 생활의 터전이자 역사의 현장이 되고 있는 일상적 공간에 사물을 어지럽게 흐트러뜨려놓거나 실제 크기와 다르게 그린다.

"평범한 대상을 원래 크기나 형태를 벗어나게 그리는 제 그림은 가끔 초현실적으로 보인다는 얘기를 듣습니다. 하지만 저는 가끔 우리가 사는 이 세계가 생각보다 기묘함과 놀라움으로 가득 찬 '무엇'이라는 생각을 하게 돼요. 산수화를 그리기 위해 산을 가는 것보다 오히려 내가 만질 수 있고 나와 호흡하고 있는 주변의 것들에서 세상의 놀라움이 교차되고 있다고 생각해요" 작가는 이러한 초현실적 구성을 통해 대상이 지닌 강렬한 에너지를 담고자 한다. 즉 우리가 주변 풍경에 무뎌지기 전, 그것을 처음 접했을 때 느낀 섬광과 같은 에너지를 의도적 왜곡과 변형을 통해 나타내는 것을 작업의 목표라고 말한다. 이러한 유근택의 작업이 지난 1년간의 숙성을 통해 한층 더 깊어졌다. 현재 성신여대 교수직을 맡고 있는 작가는 2011년 안식년 차 미국으로 건너가 온전히 자신과 가족, 그리고 작품만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하루'라는 전시 제목에 드러나듯 작가는 하나의 풍경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변하고 순환되는지, 일상의 사물들이 시간이 지나고 그 사이의 관계가 형성되면서 어떤 에너지를 갖게 되는지를 캔버스에 나타내고자 했다. 예를 들어, 이번 전시작'열 개의 창문 혹은 하루'에서는 작가가 1년 동안 작업실의 창 밖 풍경의 변화를 담아낸 그림 중 10점을 추린 것으로, 눈에 보이는 한 순간이 아니라 대상에 누적되어 내재된 시간성을 담아내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를 극적으로 보여준다. 작가는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주체를 가장 충실히 담아내기 위해 꾸준하고 집요하게, 마치 탐구하듯 끊임없이 같은 대상을 그려낸다. 그러한 집중과 수행의 결과로 탄생한 이번 전시작은 유근택 작가가 걷고 있는 작업 여정의 현재와 미래를 볼 수 있는 완성도 높은 전시로 평가되고 있다. 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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