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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북작가 ‘금강범 정영만’이 그려낸 금강산의 풍경

파노라마처럼 장엄하고 아름다운 절경 펼쳐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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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02호 왕진오⁄ 2012.12.07 11:25:32

북한의 대표적 조선화가로 전통적인 화법을 현대적 감각에 맞도록 발전시키는데 공헌을 한 것으로 알려진 월북작가 정영만(1938∼1999)의 금강산그림이 12월 1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경기도 양평군 닥터박갤러리에 걸린다. 정영만이 제8차 국가미술전람회에서 입상한 '금강산'(1965년)은 현재 조선미술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으며, 한때 5원짜리 화폐에 실리기도 했다. 특히 '강선의 저녁노을'(1973년)은 현대 조선화의 면모를 새롭게 확립시킨 작품으로서 조선화의 전통에 확고히 의거하면서도 조형화의 뛰어난 수단들인 색채, 도구, 명암들을 종합적으로 탐구하고 형상에 맞게 활용해 미술 형식의 현대적 면모를 새롭게 확립했다. 그가 그림에서 보여주려 한 것은 금강산의 한 부분이 아니라 전모를 자연스러운 회화적 구성을 통해 밝혀내는 것이었다. 시점을 높이 설정하고 해금강, 내금강, 외금강을 한 시야에 펼쳐 놓았다. 근경에 처리된 경치를 따라 시선을 옮기면 파노라마처럼 장엄하고도 아름다운 절경이 구름바다 위에 펼쳐져 있다. 명확한 엮음새를 가지고 근경과 중경, 원경이 구분되어 있으면서도 그것들은 서로 연결되고 교차하면서 자연스럽게 대자연을 화폭 속에 용해했다. 예로부터 많은 미술가가 금강산을 그렸고 금강산과 더불어 이름을 날리기도 했다. 최북의 '금강산 전경', 정선의 '금강산전도', 김홍도의 '구룡폭포', 그리고 작가 미상의 '금강산 전경' 그림들은 잘 형상화했지만, 정영만의 금강산 그림과의 형상적 차이를 가진다. 지난 시기 미술가들의 금강산 그림들은 명산들의 부분을 그리거나 전경을 그릴 때에도 시점을 높이 세우지 못했다. 하지만 정영만의 '금강산'은 시점을 높이 세우고 바다로부터 시작한 금강산의 천하절경을 회화적인 구성 속에 자연스럽게 엮어나가면서 장엄하게 펼쳐졌다.

정영만의 작품에서 찾아보게 되는 것은 창작적인 개성이 뚜렷하고 예술적인 형상이 열정과 기상으로 차 넘치고 있는 것이다. 그의 창작적인 개성으로 볼 수 있는 형상의 높은 열정과 기상은 독특한 조형구성과 색 대조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모든 작품에 관통된 이러한 특징은 성격과 취미, 기질의 반영으로 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는 닥터박갤러리가 소장한 27점의 정영만의 금강산이 선보이게 된다. 문의 031-775-5602. 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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