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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혈 대물림, 오너 4세 전면배치

GS, 두산, 금호아시아나, 코오롱그룹 ‘그들만의 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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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05호 이완재⁄ 2012.12.18 10:41:53

최근 재계 경영 전면에 오너 3∼4세들이 등장하는 등 신 경영시대가 개막했다. 삼성그룹이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을 그룹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며 ‘이재용 시대’를 열었다. 예상보다 빠른 이재용 부회장 승진 소식에 재계는 한때 묘한 긴장감으로 술렁였다. 또 GS와 두산 등 국내 주요 그룹들도 잇따라 30대 4세 경영진을 승진인사 명단에 포함시키며 본격적인 경영승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를 두고 재계 안팎에서는 기업이 한층 젊은 모습으로 변신을 시도하며, 역동적인 바람이 일고 있다는 긍정적 시선을 보내고 있다. 반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경제민주화 기류에 노골적인 경영권 대물림은 자칫 반 기업정서라는 역풍에 휘말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또 삼성 이재용 부회장,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으로 대변되는 3세 경영이 어느 정도 안정권에 접어들었다는 평가아래 이들 4세 오너들이 재계 신진세력으로 부상, 정착할 수 있을지도도 초미의 관심사다. 본격적인 4세 경영 체제로의 변화를 위한, 재계의 발 빠른 움직임과 이들이 경제계에 미칠 파장과 영향 등을 짚어봤다. GS그룹 허창수 회장 외아들 상무 승진 GS그룹은 지난 4일 허창수 회장의 외아들 허윤홍 GS건설 상무보(33)를 상무로 승진시키며 경영권 승계를 본격화했다. 동시에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장남 허세홍 GS칼텍스 전무(43)를 부사장으로, 허진수 GS칼텍스 부회장(59)은 GS칼텍스 대표이사(CEO)로, 장기주 GS건설 부사장을 GS스포츠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등 총 37명에 대한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또 허창수 회장의 사촌 동생인 허용수 GS에너지 전무(44)와 허연수 GS리테일 부사장(51)이 각각 GS에너지 부사장과 GS리테일 사장으로 승진했다. 허창수 회장의 조카 허준홍 GS칼텍스 부문장은 상무로 승진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인사를 두고 GS그룹이 허윤홍 상무 등 대표적인 4세 경영진을 전면에 배치하며 사실상 본격적인 경영의 세대교체를 시작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계열사 중 GS칼텍스는 임원 인사를 통해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조직전문성과 조직운영 효율성을 높여가기 위해 이사회 의장과 CEO의 역할을 분리한 것을 특징으로 들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GS그룹의 이번 인사에 비판적 시각을 숨기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인사 대상자 37명의 임원 중 오너 일가가 무려 7명이나 포함된 것을 두고 지나친 내부 승진잔치라는 비아냥 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두산그룹도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이 지주사 회장을 겸임하며 사실상 4세 경영구도가 완성됐다. 박정원 회장은 차기 회장으로까지 유력하게 거론되는 두산가의 장손이다. 또 박지원 두산중공업 사장은 부회장으로 직함을 변경하며 일가 경영체제를 구축했다. 지주부문 회장으로 선임된 박정원 회장은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의 맏아들이다. 두산그룹 차기회장 오너4세 박정원 유력 또한 박지원 부회장은 박용곤 명예회장의 둘째아들이자 박정원 회장의 동생이다. 지분율 부문에서도 박정원 회장이 두산가 4세 중 ㈜두산 지분을 가장 많이 확보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박정원 회장이 보유한 ㈜두산의 지분율은 5.29%다. 이는 박용만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3.47%보다 많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박삼구 회장의 장남 박세창 부사장(37)이 올 초 금호타이어의 영업총괄 부사장으로 승진하고 현장경영에 뛰어들었다. 특히 그는 6월 직접 자사의 신제품을 발표하는 등 행보를 넓히며 주목받고 있다. 한국타이어 조양래 회장의 장남 조현식 사장(42)은 9월 지주회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차남 조현범 사장(40)도 주력사인 한국타이어 사장 자리에 앉아 있다. 신세계그룹은 일찍부터 3세대 경영인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장남인 정용진 부회장(44) 체제로 전환하고 경영권을 다져가고 있다. 젊은 감각으로 승부를 거는 스타일인 정 부회장의 행보는 대표적인 3세 경영의 성공 케이스로 인식되는 분위기다. 그런가하면 대상그룹이 지난 4일 임창욱 명예회장의 장녀 세령 씨(35)를 ㈜대상 식품사업총괄부문 마케팅 담당 상무로 임명하며 3세 경영체제로 전환했다. 대상그룹은 또 임 명예회장의 차녀 상민씨도 전략기획본부 부본부장(부장)으로 발령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장남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42)도 2009년 8월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자신만의 색깔로 그룹을 이끌어가고 있다. 이밖에 코오롱 이웅열 회장의 장남 이규호(28)씨도 4세 경영에 합류했다. 코오롱은 이웅열 그룹 회장의 장남이 코오롱인더스트리 구미공장으로 출근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씨는 직급은 차장이지만 신입사원들과 함께 일정 기간 공장 직무교육(OJT)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이 차장은 고 이원만 코오롱 창업주, 이동찬 명예회장과 이웅열 회장에 이어 오너 일가 4대에 해당한다. 이웅렬 회장의 1남2녀 중 장남이다. 또 하이트진로도 올해 4월 박문덕(63) 회장 장남 태영(35)씨를 경영관리실장으로 임명하면서 3세 경영에 합류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삼남매인 조현아(38) 대한항공 기내식기판사업본부장, 조원태(37) 대한항공 경영전략본부장, 조현민(29) 대한항공 상무의 경우도 올해 나란히 대한항공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이들은 모두 그룹의 3세로 경영전면에 나서며 경영권 승계를 공식화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29)씨가 한화솔라원 기획실장으로 근무중이다. CJ그룹도 이재현(52) 회장의 외아들 선호(22)씨가 지난 7∼8월 CJ제일제당에서 각 부서를 돌며 직무체험을 통해 4세 경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최근 빠르게 불고 있는 재계 3∼4세 경영과 관련 재계에서는 이들이 대부분 외국에서 공부를 마친 유학파로 국제적 감각을 갖춰 기업을 젊고 역동적으로 이끌어나가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반적으로 주요 기업들이 글로벌경영을 내세워 먹거리를 해외에서 찾는 추세여서 이들이 국제 감각을 익힌 재원들인 만큼 글로벌 경영에 힘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대선정국과 맞물린 요즘 경제민주화가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어, 국민적인 비난여론에도 직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일부 기업은 경영성과와 상관없는 오너 일가의 승진인사에 대한 적잖은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다. 본격적인 4세 경영에 발을 디딘 주요 기업들이 이같은 엇갈린 여론을 효율적으로 수용하고, 경영성과를 이뤄낼지가 이들이 주도하는 신 경영시대 성공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 이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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