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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특집 _ 미술계 현장 ‘生生토크’ ②] 미술계 대표 3명이 본 ‘오늘과 내일’

미술계 위기는 곧 미술계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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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06호 김대희⁄ 2012.12.24 15:44:01

“어려운 시기 경험이 가장 큰 재산” 모아레 갤러리 강한구 대표 “작품을 수집하고 그림에 대한 공부를 하면서 언젠가 갤러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있어왔어요. 그 시기가 앞당겨진 거고 이왕 하려면 빨리 하자 마음먹었죠. 잘 될 때 경험보다 어려울 때 직접 부딪히며 느낀 경험이 더 큰 재산이 되며 분명 좋은 날이 올 꺼라 믿습니다.” 자신의 주관과 소신이 뚜렷한 모아레 갤러리 강한구 대표는 2012년 7월 갤러리를 오픈했다. 한 때 글로벌 미국계 반도체회사 부사장까지 올랐던 그가 이 처럼 어려운 시기에 갤러리를 시작한 이유는 바로 그저 미술에 대한 사랑이었다. 수익이 목적이었다면 그도 쉽사리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다. 앞으로의 전망과 미술시장의 밝은 미래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갤러리를 통해 큰돈을 벌고자 하거나 빠른 시간에 성장하기는 쉽지 않아요. 작가들을 만나보니 상당히 어렵게 지내는 경우가 많다는 걸 알았어요. 갤러리와 작가는 함께 성장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최근 신진 작가 위주의 공모전을 진행했어요. 제가 그동안 도전하는 인생을 살아 온 만큼 젊은 도전하는 작가들이 좋더군요. 젊은 작가들로부터 힘찬 에너지를 얻기도 해요. 이들이 앞으로 우리나라 미술계를 짊어질 인재들이 아닐까요.” 지금까지 6개월여 동안 갤러리를 운영해오면서 큐레이터 없이 그는 혼자 모든 일을 도맡아했다. 정말 쉽지 않음을 느낀 시간이라고 한다. 무엇보다 자신이 갤러리에 대한 업무를 모두 알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항상 차별화 된 전략을 추구한다는 그의 갤러리 경영은 지난 32년간의 회사 경력에서 비롯됐다. 이점도 갤러리를 시작하게 된 동기 중 하나였다. 팝아트 중심으로 팝아트 하면 ‘모아레 갤러리’를 떠오르게 하고 싶다는 그는 창의적인 모던 팝아트로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으로까지 넓혀가겠다는 큰 목표를 세우고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 하나하나 쌓아가고 있었다. 현재의 어려운 상황은 그에게 아무런 장애물이 아니며 오히려 자신을 더욱 강하게 다지는 계기라며 시간이 지날수록 미술에 대한 가치는 더욱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를 전했다.

“예술가만의 전유물 넘어 일반인도 함께 해야” 아라아트 김명성 대표 “시인은 아니지만 시를 좋아하고 시를 직접 쓰기도 했죠. 어릴 적 꿈이 시인이었어요. 특히 제 주변엔 예술가들이 많았어요. 화가뿐 아니라 음악가, 시인, 배우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인들이었죠. 인사동에서만 30여 년을 살아왔어요.” 인사동에 새로운 명소로 거듭날 아라아트를 개관한 김명성 대표. 그는 지하 4층, 지상 5층의 대규모 복합문화공간으로 운영될 ‘아라아트’를 2012년 9월 개관했다. 총 9개 층에 연면적이 1500평이며 40평에서 180평에 이르는 15개의 전시실로 구성된 건물이다.

미술계 불황이 지속되는 현시점에 이처럼 쉽지 않은 결단을 내린 그는 작품을 모으는 컬렉터이기도 했다. 특히 고미술품 위주로 작품을 수집했던 ‘아라재컬렉션’의 대표이기도 하다. 더욱이 오랜 시간 예술가들과 어울리다보니 자연스레 그들의 작품을 구입하게 됐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예술가의 삶을 옆에서 지켜보며 어려움에 처한 예술가들에게 도움을 주고 후원한다는 이유였다. 여기에 그는 구입한 작품을 다시 작가에게 돌려주기도 하며 아름다운 동행을 하기도 했다. 그러던 그가 인사동의 문예부흥을 위해 5년 6개월이라는 시간을 준비해 아라아트를 건립하게 됐고 누구도 쉽게 하지 못한 일을 시작한 것이다. “현재 국내 미술시장의 현실은 어려워요. 이런 미술계의 불황을 그대로 두는 게 안쓰러웠죠. 불황일 때 호황이 온다는 말이 있어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인거죠.” 앞으로 다가올 내일만을 생각한다는 그는 “미술계 현실의 비판과 잘잘못을 따지기보다 함께 갈 생각을 하자”며 조금이라도 미술계에 도움이 되고 인사동의 문예부흥을 위하자는 생각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갤러리 문턱 낮춰 함께 즐기는 공간 필요” 재미갤러리 장미리 관장 “경제 불황속에 한국의 미술 시장이 설자리가 그다지 여유롭지만은 않아요. 미술 시장이 불황임에도 새로운 작가 군은 계속 등장하고 있고 새로운 발상과 감수성은 존재하고 있죠. 하지만 허약한 우리 미술 시장은 불경기에 흔들리고 받쳐 주지 못해 지금 혹독한 불황의 레슨을 받고 있는 것이 아닌가해요. 미술 시장을 활성화 하려면 관심의 불씨를 다시 살려야 해요. 기다릴 수만은 없고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하죠.” 2012년 10월 강남 신사동에 새롭게 개관한 재미갤러리 장미리 관장은 지속되는 경기침체 속 기존의 갤러리로는 어렵다고 말한다. 어렵게만 느껴지는 갤러리 공간의 문턱을 낮추고 누구나 쉽게 들어와 즐기고 쉴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 정적인 공간이 아닌 음악과 퍼포먼스, 강연 파티 장소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즐거움을 주고자 한다. 일상 속에서 공감할 수 있는 아트 쇼핑과 특별한 공간으로서 작가들이 대중과 빠르고 자연스럽게 공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말이다. 한마디로 공감과 특별한 재미가 있는, 먼저 다가서는 즐거운 갤러리를 만들고자 한다.

그녀는 국내 미술시장이 침체를 벗어나고 발전하기 위해서 기존 콜렉터들도 중요하지만 신흥 콜렉터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술을 보는 것만으로 국한 하는 것이 아니라 신흥 콜렉터들은 예술을 보고 즐기고 그리고 사용할 수 있는 똑똑한 예술 시장을 원한다는 얘기다. 이에 재미갤러리를 젊은이들이 공존할 수 있는 갤러리 문화의 공간으로 만들 생각이다. “그림을 전시하고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소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만날 수 있는 공간이 되길 원해요. 독창적인 작가의 작품과 상업 상품과의 만남인 아트 상품의 개발 또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입니다. 정적이면서 무거운 갤러리의 이미지를 벗어나 자유롭고 생동감 있는 분위기에 맞는 전시와 함께 공연까지 어우를 수 있는 복합 전시 공간으로 만들 계획입니다.” 그녀는 앞으로의 미술시장에 대해 장기적으로 경기회복과 맞물려 대중들의 문화의식수준이 높아지면서 활성화되고 투자상품으로 매력을 발산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김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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