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6호 심원섭⁄ 2012.12.24 15:47:42
제18대 대통령선거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승리로 마무리되면서 오는 12월 26일 경 출범할 것으로 알려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수위 조직은 당선인의 기호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인수위원장을 필두로 부위원장, 당선인 비서실장, 대변인 등의 인사를 중심으로 ▲기획조정 ▲정무 ▲경제1 ▲경제2 ▲외교·통일·안보 ▲사회·교육·문화 ▲행정 등 각 분과와 특위로 구성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는 대통령 취임식 전날인 내년 2월24일까지 활동하면서 정부 부처와 청와대의 주요 현안 및 업무를 인수인계 받아 차기 정권이 공백없이 정권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막중한 역할을 한다. 박 당선인이 향후 5년간 국정을 이끌어갈 청사진을 짜는 중차대한 역할도 맡는다. 따라서 ‘박근혜 대통령직 인수위’는 인수위원장을 포함해 인수위원 25명과, 실무진 및 정부파견 인사가 100여명과 80여명 가량이 각각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콘셉트 역시 박 당선인이 선거 기간 내내 ‘국민대통합’과 ‘새로운 시대’를 가장 많이 강조한 만큼 이를 적극 반영해서 결정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런 면에서 인수위원장으로는 중도나 진보 성향으로 사회적으로 존경을 받은 외부 인사가 영입되지 않겠느냐는 관측과 함께 비정치권 인사 영입설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이 경우 ‘박근혜 선대위’ 구성 당시 공동 선대위원장으로 영입 직전까지 갔던 것으로 알려졌던 박상증 전 참여연대 공동대표가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거론되고 있다. 5년 국정 청사진의 첫걸음 박 전 공동대표는 시민단체인 참여연대의 공동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관여했던 시민단체인 ‘아름다운 재단’ 이사장을 지냈다는 점에서 진보 성향의 대표적 인사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개혁 성향의 중도보수 인사로 활발한 저술활동과 언론 기고 등을 통해 대표적 지식인 중 한 명으로 꼽히고 있는 서울대 송호근 교수의 이름도 다시한번 거론되고 있다.
두 사람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는 이유는 박 당선인이 지난 12월 15일 유세에서 당선 직후 여야 지도자가 만나 대한민국의 새 틀을 짜자며 ‘국가지도자연석회의’를 제안한 것이 이들의 하마평에 힘을 싣는 요인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즉 박 전 공동대표나 송 교수가 중도 및 진보성향 인사들과 가깝다는 점에서 이들이 인수위원장을 맡을 경우, ‘국가지도자연석회의’와 자연스러운 협력 관계를 형성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또한 박 당선인의 정치쇄신 의지를 공약으로 담아낸 안대희 정치쇄신특위 위원장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안 위원장이 성안한 ‘제왕적 대통령의 인사권 분산’이나 ‘기초단체장·기초의원 정당공천제 폐지’ 공약은 정치에 대한 국민 불신을 줄이는데 기여할 수 있다. 이는 결국 박 당선인이 강조하는 정치쇄신을 통한 ‘새로운 시대’를 만드는 바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민생정부라는 측면에서는 박 당선인의 선거공약을 총책임 졌던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이 중책을 맡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국민대통합 측면에서 호남 인사가 위원장을 맡을 것이라는 관측에 따라 선대위원장 영입이 성사단계에 갔던 것으로 알려진 진 념(전북 부안) 전 경제부총리도 후보군에 포함되고 있다. 위원장 외에 나머지 인수위원 24명은 선대위에서 활약한 친박 참모들과 외부 인사들이 골고루 포진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박 당선인의 공약인 ‘국가지도자 연석회의’가 어떻게 꾸려질지, 또 인수위와 어떤 협력관계를 구축할지도 관심으로 등장하고 있다. 특히 실무위원에는 세계적 경제위기와 요동치는 동북아 정세 등을 고려할 때 그 어느 때보다 원활한 당정 관계가 요구되고 있어 인수위 단계부터 당정간 긴밀한 협조관계를 구축하지 위해 캠프 실무그룹 핵심들과 현역 의원들이 나란히 배치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인수위원은 정책 연속성이라는 측면이 가장 크게 고려된 것으로 알려져 입각 가능성까지 고려해 청문회 통과까지 염두에 두고 인선을 진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런 점에서 비례대표에다 박근혜 캠프에서 정책메시지본부장을 겸했던 안종범 의원도 박근혜 캠프 정책 생산의 핵심 역할을 맡았던 만큼 중용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 멤버이며 이번 대선을 거치는 과정에서 박 당선인의 핵심 경제브레인으로 부상한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를 지낸 강석훈(서초을) 의원도 박 당선인의 경제정책 마련에 깊숙이 관여한 만큼 참여가 예상되고 있다. 이외에도 권영진 선대위 전략조정단장과 서장은 선대위 종합상황실 부실장 그리고 신동철 총괄본부 여론조사단장 등 ‘실무진 트로이카’가 첫 손에 꼽힌다. 이들은 매일 전략기획회의를 개최하며 박 당선인의 선거 전략을 마련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리고 인수위 대변인에는 아나운서 출신인 박선규 선대위 대변인과 함께 여성으로 박 당선인과 함께 자리를 할 기회가 많을 것이라는 점에서 선거 기간 내내 함께 하며 박 당선인의 의중을 정확하게 파악했던 조윤선 대변인의 기용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4·11 총선 당시 사무총장을 맡았고 이번에 종합상황실장으로 핵심적 역할을 한 권영세 전 의원과 박 당선인의 ‘복심’인 이정현 공보단장도 인수위에서 중책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선인 비서실장의 경우는 인수위가 끝나고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이후 청와대 대통령실장으로 까지 이어갈 수 있는 측면에서 인선이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박 당선인의 최측근인 최경환(3선) 의원이 우선 거론되고 있다. 최 의원은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당시부터 박 당선인을 보좌해 왔으며 ‘막후 실세’라는 당내 비판에도 불구하고 박 당선인의 신뢰가 매우 크다는 것이 중론이다. 실제로 지난 17대 인수위에도 참여한 경험이 있는 최 의원은 이번 선거기간 친박계 핵심인사라는 점 때문에 캠프 업무에 거리를 두면서 실무진 인선을 진행했다는 이야기가 당 일각에서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실무를 총괄하는 인수위 부위원장으로 최 의원과 권 상황실장의 등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는 점에서 당선인 비서실장으로 이학재 현 비서실장과 이정현 공보단장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대선 경선캠프에서부터 여성·노동·일자리 연구자로 참여하면서 박 당선인의 여성특보로 여성 정책을 만드는데 총력을 기울였던 민현주 의원의 이름도 거론되고 있으며, 이번 대선 캠프에서 박 당선인의 보육 공약을 만들었던 김현숙 의원도 관심 대상이다. 그리고 나성린·여상규·김희정·이종훈·민병주 의원과 국방부 장관을 지낸 김장수 전 의원, 심윤조 의원, 윤병세 전 청와대 통일외교안보 수석 등의 참여도 예상된다. 인수위는 오는 12월 26일부터 출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인선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내년 초로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지역안배, 탕평인사 중용할 듯 한편 박 당선인이 내년 2월25일 취임 전까지 두 달여간 ‘차기 대통령’으로서 현직 대통령에 버금가는 지위를 보장받고 인수위를 통해 정부의 조직·기능 및 예산현황 파악, 새 정부 정책기조 설정, 취임행사 등 관련 업무 준비 등을 하게 될 인수위 사무실이 들어설 장소로는 세종시 정부청사 이전으로 빈 공간이 생긴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와 과천 정부청사, 그리고 삼청동 금융연수원이나 광화문 민간건물 등도 대상으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인수위 구성은 당선자 권한이지만, 인수위 사무실 준비 등 실무적인 작업은 정부 몫인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행안부는 정부 부처 중에서는 가장 먼저 당선인 측을 통해 인수위 구성에 관한 준비상황과 조직, 예산문제를 협의했다. 그러나 정부가 인수위 사무실 예비후보를 정했다 하더라도 박 당선인 측에서 다른 공간을 요구할 경우에는 새 장소를 물색해야 한다. 따라서 인수위 가동을 위해 200~300명이 들어가기에 충분한 1만㎡ 안팎의 공간이 필요하지만, 사용기간이 두 달여로 짧고 박 당선인이 머무를 때 경호 문제 등이 있기 때문에 공간을 구하기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광화문 민간건물은 면적에는 문제가 없지만, 인수위 사무실이 통상 두 달여로 짧고 경비강화 등으로 건물주 처지에서 입주를 꺼리는 게 문제이며. 금융연수원은 공간이 좁은데다 직전 인수위가 사용했다는 게 마음에 걸리고 있다. 정부종합청사는 현실적으로 가장 비용이 적게 들고 합리적인 대안이지만, 독립공간이 아니라는 게 단점이지만 각 부처들이 세종시 정부청사 이전으로 빈 공간이 생긴 점이 변수다. 5년 전 이명박 당시 당선인은 효자동 별도 건물에 머물렀고, 17대 대통령직 인수위는 삼청동 금융연수원에 둥지를 틀었으며 2002년 당시 노무현 당선인은 종로구 도렴동 외교통상부 청사 4~6층을 사용했다. 인수위 사무실에서 일한 사람은 247명이었지만, 비서진과 기자단까지 합치면 실제로는 머문 인원이 500명을 넘어섰다. 1997년 김대중 당선인은 삼청동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을, 1992년 김영삼 당선인은 여의도 민간건물을 각각 인수위 사무실로 사용한 바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12월 20일 오전 별도의 수석비서관회의를 열어 청와대를 중심으로 인수인계 작업에 차질이 없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이명박 대통령, 인수위 협조 약속 이에 청와대 한 고위관계자는 CNB저널과의 통화에서 “현 정부는 차기 정부에도 국정운영이 중단 없이 이어질 수 있도록 관련 업무를 충실히 준비해 왔다”면서 “박 당선인 측과 최대한 협조해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청와대는 아직 내년도 예산안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만큼 박 당선인 측과 예산안에 대한 세부 조율에 주력,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예산이 조기에 집행될 수 있도록 할 것으로 전해졌다. 현 정부에서 예산안을 마련한 만큼 박 당선인 측에서 새로운 국정철학에 따라 의견을 제시할 경우 이를 최대한 반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민생경제 법안을 포함해 현 정부에서 추진 중인 각종 정책에서도 박 당선인 측의 의견을 존중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권 인수인계 작업은 박 당선인 측 인수위원회가 구성되고 나면 ‘대통령직 인수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정무수석실과 총무기획관실 등이 주축이 돼 본격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며 작업은 내부 온라인 업무관리시스템인 ‘위민(爲民)’을 적극 활용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노무현 정부 시절 내부 업무망인 ‘e-지원(知園)’을 새롭게 구축한 ‘위민’에는 인력의 배치, 관리, 내부 시설, 업무 시스템 등 청와대가 가동되는 기본 골격이 담겨 있다. 이와 함께 청와대는 대통령과 관련해 생산된 종이, 사진, 영상 형태의 각종 기록물을 지정과 비지정으로 분류해 대통령 기록관으로 넘기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외교·안보, 경제 등의 분야에서 기밀을 요하는 지정 기록물은 중요도에 따라 최장 30년까지 보안유지 기간이 설정된다. 이에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새 정부가 효과적으로 일을 할 수 있도록 각종 자료를 최대한 넘겨줄 것”이라고 말했다. 국무총리실 역시 박 당선인이 헌법에 보장된 총리의 권한을 보장하고, 국무위원에 대한 제청권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총리실의 권한이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정권 인수인계를 위한 구체적 준비에 들어갔다. 김황식 총리 도 간부들에게 업무가 원활하게 인수인계될 수 있도록 인수위 업무를 적극 지원하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당선인 권한과 예우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내년 2월25일 취임 전까지 두 달 여 간 ‘대통령직 인수에 관한 법률’에 따라 현직 대통령에 준하는 지위를 보장받고 대통령직 인수를 위해 필요한 권한을 행사하는 등 ‘예비 대통령’으로서 예우를 받는다. 특히 박 당선인은 자신을 보좌하며 대통령직 인수와 관련된 업무를 담당할 대통령직 인수위를 설치하게 된다. 인수위가 정부 부처별로 현안 파악에 나서고, 이 과정에서 국무위원들로부터 현안 보고를 받을 수 있다. 박 당선인은 인수위를 구성하면서 비서실, 대변인실 등 참모조직을 둘 수 있으며 필요시에는 정부기관 인력도 지원받을 수 있다. 박 당선인은 인수 과정에서 대통령과의 회동 등을 통해 주요 국정현안을 놓고 청와대와 상호협의 및 조율을 할 수 있지만 현직 대통령 임기 만료까지는 국정에 관여할 권리가 없고 정부 공식회의에도 참석할 수 없다. 박 당선인은 임기 시작 전에 국무총리 및 국무위원 후보자를 지명할 수 있다. 이 경우 국회의장에게 인사청문회 실시를 요청할 수 있다. 또한 취임 전까지 당선인은 공무원의 신분이 아니기 때문에 월급은 받지 못하지만 대통령직 인수위에 배정된 예산을 통해 활동비 등을 지급받게 된다. 이와 함께 당선인은 원하는 곳에 정부 예산으로 사무실을 마련할 수 있다. 2002년 노무현 전 대통령은 세종로 외교부 청사에, 2007년 이명박 대통령은 광화문 인근의 한국금융연수원과 금융감독원 연수원 등에 인수위 사무실을 뒀다. 숙소의 경우 자신의 사저에 머물러도 되지만 정부가 제공하는 안전가옥(안가)을 사용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취임식 전까지 삼청동 안가를 이용했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은 사저를, 김대중 전 대통령은 사저와 안전가옥을 함께 사용했다. 그리고 박 당선인은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현직 대통령에 준하는 수준의 경호를 받는다. 청와대 경호처 전담팀이 24시간 밀착해 당선인의 신변을 보호하며, 경찰과 함께 자택 경호를 맡게 된다. 대통령의 배우자와 직계 존비속도 경호 대상이다. 이와 함께 대통령이 쓰는 방탄 전용차량도 지원받을 수 있고, 차량 이용시 경찰의 신호통제 편의도 제공받는다. 아울러 당선인이 해외순방에 나설 경우 청와대와의 협의를 거쳐 현 대통령에 준하는 의전과 경호를 받을 수 있다. 당선인이 언제 어느 곳을 가더라도 커뮤니케이션에 지장이 없도록 유·무선의 국가지휘통신망도 함께 제공된다. 또 당선인은 국·공립병원에서 무료로 진료받을 수 있다. 민간의료기관에서 쓴 진료비용 역시 국가가 부담한다. - 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