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2-313호 이완재⁄ 2013.02.12 09:42:14
무한경쟁의 세상을 바꾸는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빅데이터(Big Data)가 뜨고 있다. 빅데이터란 기존의 관리와 분석체계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방대한 데이터를 의미한다. 최근에는 데이터를 모으는 플랫폼과 이를 추출·분석하는 도구와 기법, 관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등을 포괄하는 산업 전반으로 영향력이 확산되고 있다. 빅데이터는 경제와 정치, 사회 전 분야에 걸쳐 두루 통용되며 새 성장동력이 되고 있다. 1차 산업인 농업부터 최첨단의 IT, 금융, 의료, 서비스산업까지 깊숙이 파고들며 세상을 움직이는 힘으로 자리잡고 있다. 빅데이터를 통해 생성된 정보들은 개인과 기업의 경제행위로 연결되고, 문화나 트렌드도 정보를 기반으로 형성되며 막대한 경제적 파급력을 갖는다. 세계 유수의 기업들은 방대한 정보에서 특정 정보를 어떻게 뽑아내고 가공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성패가 좌우된다고 판단, 빅데이터를 본격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그것은 세계 도처에서 현실로 증명되고 있고, 급기야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빅데이터 거래시장도 문을 열 예정이다. 세상을 움직이는 새로운 힘, 빅데이터 세계를 알아본다. 미래 성장동력 빅데이터 시장 급부상 언제부터인가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가 생활의 중심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소셜네트워크의 등장은 정보화 시대로 빠르게 진화하며 쌓여 가던 데이터가 더욱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기폭제가 됐다. 지난 1월 시장 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생성된 데이터 규모만 1.8조GB로 이를 DVD에 저장하면 지구에서 달까지 두 번 왕복할 만큼의 양이다. IDC는 지난해 세계 빅데이터 시장 규모가 47억달러(약 5조원)를 기록했으며, 2016년 238억달러(약 25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또 정보조사기관 가트너는 2015년까지 빅데이터와 관련해 IT업계에 440만개 일자리가 생겨날 것으로 내다봤다.
빅데이터는 이같은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유의미한 다양한 정보로 뽑아내는 분석기술이다. 기업들 입장에서는 빅데이터를 통해 얻어진 고급 데이터들을 활용해 소비자들의 니즈를 파악하는데 활용하고, 궁극적으로 성공의 열쇠로 활용해야한다는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도 올해 10대 트렌드 중 하나로 빅데이터를 지목하고, 이것이 미래의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중요성을 강조했다. 빅데이터 시장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급기야 이를 모아 분석하고 가공한 뒤 수요 기업들에 판매하는 시장이 이웃나라 일본에서 개설될 예정이다. 최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정보기술(IT)업체 후지쓰가 페이스북, 트위터, 블로그 등 소셜 미디어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기능을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후지쓰 데이터 플라자’를 시작한다고 보도했다. 빅데이터, 통신 의료 금융 유통 분야별 확산 후지쓰는 스마트폰 위치 정보, 인터넷 쇼핑몰 구매 내용 등 실시간으로 축적되는 정보를 분석해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개발하고, 마케팅과 신규 사업에 활용할 방침이다. 당연히 주 고객은 기업들이다. 후지쓰는 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유통·제조업체 등과 빅데이터 거래 시장 참여를 위한 협상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빅데이터가 활용되는 분야는 우리 사회 곳곳에 전방위적으로 확산돼 있다. 통신업계의 활용도도 두드러진다. SK텔레콤과 KT는 이르면 상반기 4000만 가입자들의 해외로밍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용카드 도용 등을 실시간으로 적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과거에는 출입국 관리사무소를 거쳐 출입국 정보가 접수된 후 1~2일이 지나서야 신용카드 부정사용이 적발되는 단점을 극복하고 획기적인 감시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이를 가능케한 것 역시 빅데이터다.
뿐만 아니라 소셜미디어에서는 비디오나 이미지에 이르기까지 정형화되지 않은 방대한 정보에서 특정정보를 뽑아내 돈이 되는 콘텐츠를 가공하기도 한다. 또 금융 분야에서는 온라인몰 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소액 금융회사 케비지의 사업 모델 또한 빅데이터를 통해 이뤄진 결과다. 미국의 샌프란시스코 소재 대출기관인 랜드업은 빅데이터 시스템을 활용해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에서 고객의 대화 패턴과 사회적 관계 등을 분석한 후 이를 신용정보로 평가하기도 한다. 미국의 한 자동차보험사는 고객의 차에 센서를 부착, 운전습관에 관한 데이터를 수집해 고객의 운전습관을 통해 합리적인 보험료를 책정하는 지표로 삼고 있다. 또한 세계적인 유통업체인 영국의 테스코는 지난 1995년부터 클럽카드를 도입해 고객들의 매장방문 유형을 파악하고 있다. 테스코는 이를 통해 소비자의 소비패턴, 취향 니즈를 다각적으로 분석해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의료 분야도 빅데이터 활용을 통한 운영이 활발하다. 미국 뉴욕의 로체스터 대학은 트위터를 이용해 독감을 감시하는 계획을 추진중이다. 또 자동차나 반도체 등 제조기업들도 24시간 가동되는 생산라인 환경을 수집하고 분석해 제품의 불량을 줄이고 있다. 기업의 마팅 및 홍보는 오래전부터 SNS나 인터넷, 언론 등에서 쏟아지는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기업 홍보 및 마케팅전략에 활용하고 있다. 전 분야에 걸쳐 빅데이터 활용이 확산, 정착되자 국내 기업들의 빅데이터 시장 주도권을 잡기위한 움직임 또한 본격화될 전망이다. 또 정부 차원의 빅데이터 사업 또한 탄력을 받을 전망이지만 아직까지는 초기 수준에 그친다는 것이 중론이다. 빅데이터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국내 관련시장은 아직 미약하다는 평가다. 특히 빅데이터를 활용할수 있는 전문 인력이 턱 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이 빅데이터 선도국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데이터과학자’ 양성에 힘써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이유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 일본 등 선진국들은 이미 빅데이터를 다각적으로 분석해 조직의 전략방향을 제시하는 데이터과학자 양성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러나 국내는 정부와 일부 기업이 데이터과학자 양성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중에 있어 아직 걸음마 단계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의 경우 공공 분야에서만 빅데이터 활용 효과가 10조원 이상이 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온 만큼 관련 인재양성이 시급한 상황이다.
국내 빅데이터 시장 아직 걸음마 단계 늦은 감이 있지만 정부가 지난해 빅데이터 마스터플랜을 세워, 5개 부처가 합동으로 빅데이터 적용을 위한 전략 수립에 나섰고, 데이터과학자 양성을 위해 전문 대학원 설치와 자격증제도 신설 등을 추진 중에 있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국내 빅데이터 시장을 활성화하는 긍정적인 행사가 치러졌다.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 회장 하성민) 빅데이터 포럼은 빅데이터 활용 확산과 시장 활성화 지원의 일환으로, 지난 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제1회 빅데이터 활용·분석 경진대회 시상식 및 세미나’를 개최했다. 빅데이터를 활용·분석하는 경진대회로는 국내 최초다. 14개 업체가 참가해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경합 끝에 총 5개팀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경진대회의 수상자로는 금상에 삼성전자주식회사, 은상에 유유제약과 (주)이씨마이너, 동상에 (주)위세아이텍과 성균관대학교 이재동 연구원이 수상했다. 금상을 수상한 삼성전자는 일반소비자향 SSD(Solid State Drive)시장의 성공적인 시장진입과 주요 국가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하는데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했다. 삼성전자는 웹사이트 및 소셜미디어의 SSD관련 소비자 견해 및 반응 등을 분석하여 효과적인 브랜드 전략을 수립했다. 은상을 수상한 (주)유유제약은 기존의 바르는 타박상과 멍든데 쓰는 고형 약제의 시판시 빅데이터를 이용한 마케팅을 활용하여 어린이보다 성인에서 멍이 더 많이 발생한다는 점을 발견하고 마케팅에 활용했다. 역시 은상을 수상한 (주)이씨마이너는 기존의 인터넷을 기반으로하는 빅데이터의 통념을 깨고 제조공정의 CCTV 이미지를 이용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불량품을 실시간 판별하여 제조공정의 정확성을 향상시켰다. 또 동상을 수상한 (주)위세아이텍은 ‘서울 열린데이터 광장’을 출범시켜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빅데이터를 누구나 이용 가능하도록 하는 초석을 만들었다. 함께 수상한 성균관대학교 이재동 연구원은 과거 기상데이터를 활용하여 지역별 맞춤 모델을 생성하고 현재의 기상 상황에 대한 위험기상(호우,낙뢰,풍랑 등) 여부를 판별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제1회 빅데이터 활용·분석 경진대회 ‘성황’ 이들 수상자 중 특히 주목받는 기업은 중견 제약업체인 유유제약이다. 유유제약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멍 치료제인 연고를 개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회사가 개발한 멍 치료제는 일상에서 벌레 물리고 붓는데 바르던 파스가 이미 상용화 된데 반해, 이렇다 할 멍 치료제가 없다는 데서 착안한 아이디어가 돋보인 제품이다. 기껏해야 멍이 들면 사람들이 계란이나 쇠고기를 이용해 치료하는 민간요법 수준에 그친 시장에 신 개척을 이뤘다는 평가다. 제품 개발의 배경에는 멍으로 고생하는 층이 아이들이 아닌 여성들이 절대적이라는 것과, 제품포장을 미용용도로 바꿔 판매한 마케팅 전략이 주효했다. 역시 관련 세세한 사전 정보는 빅데이터를 통해서였다. 이번 대회를 주관한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노영규 부회장은 “국내 빅데이터 활용 수준이 생각보다 높다. 하지만 빅데이터 활용 기업의 저변과 다양성이 아직 제한적이다. 경진대회의 꾸준한 개최와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을 통해 빅데이터의 저변과 다양성을 높여 나간다면 빅데이터 선진국으로 도약하여 국가적 신성장동력의 확보와 일자리창출에 큰 힘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말했다. “빅데이터를 잡아라”…주목받는 빅데이터 책
‘빅데이터, 세상을 이해하는 새로운 방법’ ‘빅데이터 세상을 이해하는 새로운 방법’은 빅데이터를 다룬 KBS 시사교양 프로그램 ‘시사기획 창’에 방영된 내용을 바탕으로 쓴 책이다. 빅데이터란 컴퓨터, 인터넷, 스마트폰의 대중화를 통해 새롭게 생산되고 또 분석되는 엄청난 양의 정보를 뜻한다. KBS 박순서 기자가 빅데이터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또 우리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이것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를 쉽고 재미있는 문체로 알려 준다. 이 책은 빅 데이터를 '보이지 않는 힘'이라고 말하고 그 보이지 않는 것의 실체가 무엇인지 주제별로 나누어 설명한다. 우리 일상의 예시를 통해 사람들의 감정과 생각을 어떻게 들여다볼 수 있는지를 소개하고, 사회와 비즈니스가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지를 분석한다. 더불어 세계적인 빅 데이터 통계학자인 한스 로슬링이 빅 데이터의 시선으로 '한국의 현재와 미래'를 이야기한다.
‘빅데이터와 SNS 시대의 소셜 경험 전략’ 빅데이터, SNS, 큐레이션과 같은 개념을 알 것 같으면서도 생소한 단어들이 넘치고 있다. 비즈니스 영역에서 이런 최신 트렌드는 분명 중요하다. 그러나 단순한 활용이나 기술의 화려함에만 눈을 돌리기보단 이러한 트렌드가 이루는 큰 그림의 이해가 더욱 필요한 때다. 이 책은 빅데이터, 소셜 네트워크, 데이터분석, 사용자 경험에 대한 가장 기초적인 이해에서 시작해, 급격히 변화하는 사회 흐름과 그에 걸맞은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의 통찰력까지 폭 넓은 시각에서 설명한다. 특히, 오늘날 여러 곳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소셜(Social)과 경험(Experience)이라는 키워드를 다양한 분야에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빅데이터와 SNS 시대에 즈음하여 이 책을 통해, 비즈니스 영역에서는 고객 맞춤형 경영 전략을 세워 서비스,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고 그 밖의 다른 분야에서도 자신의 방향을 찾을 수 있길 기대한다.
‘빅데이터의 충격’ 일본 노무라종합연구소 혁신개발부 수석연구원 시로타 마코토의 ‘빅데이터의 충격’은 신 IT 비즈니스 전략인 빅데이터에 대해 소개하면서 그를 무기로 삼는 미국, 유럽, 일본 기업의 사례를 보여준다. 빅데이터를 비즈니스에 활용하는데 필요한 포인트 등을 알기 쉽게 짚어준다. 빅데이터는 어떤 기술적인 발전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빅데이터를 거품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에 저자는 빅데이터의 가치는 저비용으로 창업을 활성화시키고,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하고, 더 나은 세상으로 발전하자는 철학에 있다고 이야기 한다.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성공한 대표적인 기업인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을 통해 빅데이터의 가치를 강조한다.
‘빅데이터, 경영을 바꾸다’ 우리 주변에 나날이 쌓여가는 거대한 데이터는 더 이상 저장매체만 낭비하는 쓰레기가 아니라, 기존의 방식으로는 답을 찾지 못한 온갖 문제들에 대해 새로운 접근법을 열어주는 원석으로 각광받고 있다. 전 세계의 IT 업계는 물론, 다양한 민간과 공공 영역에서 빅데이터의 가치에 주목해 데이터 중심의 해결책 연구와 관련 역량 육성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이미 2000년대 초 IT가 각종 산업 현장에 적용되면서 나타나기 시작했지만, 최근 2~3년 사이 그 흐름이 한층 강해지고 본격 가시화되고 있다. 그야말로 ‘빅데이터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 책은 이처럼 2010년대 들어 최대의 이슈로 부상한 ‘빅데이터’가 과연 무엇이며 왜 ‘세상을 바꿀 지혜의 쓰레기통’으로 불리는지, 무엇이 빅데이터 시대라는 도도한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또한 광범위한 산업의 현장에서 빅데이터가 어떻게 경영의 모습을 바꾸어놓고 있는지, 그리고 데이터의 생산과 소비 대국인 한국이 데이터의 활용에서도 당당한 주역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를 보여준다. - 이완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