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미국 미술의 검은 피카소라 불리는 장-미셸 바스키아(Jean-Michel Basquiat) 전이 국제갤러리는 K2 전시장에서 2월 14일부터 3월 31일까지 열린다. 1988년 8월 27세의 나이로 드라마 같은 삶을 마감한 바스키아는 짧았지만 왕성했던 8년간의 작품생애를 통해 미국미술의 신표현주의 및 신 구상회화의 대표적인 작가로 불린다. 지난 2006년에 이은 두 번째 국제갤러리 개인전은 80년대 미국 팝 아트의 문화적 부흥에 따른 당시의 사회상을 반추한다. 특히 영웅적 흑인아이콘, 만화, 해부학, 낙서, 인종에 대한 그만의 시적이고 상징적인 문구는 시대적 하위문화의 정치적이고 자전적인 내용들을 담고 있다. 약관의 나이로 80년대 뉴욕 미술계의 스타덤에 오른 바스키아는 현대 회화의 대가(피카소, 장 뒤뷔페, 싸이 톰블리, 그리고 로버트 라우셴버그)들과 함께 거론되기도 했는데 정규미술교육을 받지 않은 그만의 독특한 이미지들의 구성과 조합은 당시 뉴욕미술의 주요 평론가 및 화랑가 사이에서 탁월한 평가를 받았다. 특히 이번 전시작품으로 구성되어있는 다양한 해부학의 도상들이 그려진 이미지들은 7살 불의의 교통사고로 비장을 들어내야 했던 시절 당시 어머니로부터 선물 받은 '그레이의 해부학'책에서 영감을 받았는데 이는 추후 전통적인 미술언어에 구애 받지 않은 바스키아만의 독특한 작품언어에 근간이 됐다. 바스키아는 비교적 짧은 생애에도 불구하고 광기 어리고 열정적인 작품 활동을 통해 동시대의 중요한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 작품 주제는 앞서 언급한대로 자전적 이야기, 흑인 영웅, 만화책, 해부학, 낙서, 낙서와 관련된 기호 및 상징뿐 아니라 금전적 가치, 인종주의, 죽음과 관련한 그만의 시적 문구 등으로 구성됐다. 이와 같은 주제들은 때때로 경계가 불분명하며 복합적이지만 작품에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기호, 문자, 인물, 등의 암시를 통해 작가의 의도를 유추해 볼 수 있다. - 김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