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는 순간적으로 종목과 매매타이밍을 선택해야 하는 고도의 정신적 작업이다. 그 결과가 즉각적이고 계량화되어 있기 때문에 선택에 따른 성패가 분명하다 따라서 선택과 그 결과에 따른 스트레스가 더욱 많다. 스트레스를 피할 요량으로 남들이 들려주는 달콤한 정보에 귀를 기울여보기도 하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다. 내 귀에 들려오는 정보는 이미 모든 사람이 알고 있는 정보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부동산 재벌인 도널드 트럼프는 모든 결정과 선택을 할 때 이를 연인 대하듯 하라고 조언한다. 연인에게 성실하고 정중하고 태도를 유지하고 항상 불편한 점이 없도록 배려하듯 선택과 결정의 순간 역시 그러한 태도로 임할 것을 말한다. 특히 주식투자에 필수적인 종목 선택의 순간에 생각해야 할 것은 향후 어떤 미래가 펼쳐질 것인지 보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예측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10년 전의 과거와 현재를 비교해보고 이를 다시 미래를 예측하는 디딤돌로 삼는 것이다. 또한 이 경우 특히 고객의 행동양태를 파악하는 것이 예측에 도움을 준다. 고객은 현재와 같은 경로로 상품을 구매할 것인가, 지금과 같은 종류의 상품에 관심을 가질 것인가, 그들은 기업에 과연 무엇을 요구할 것인가? 등의 질문을 던져봄으로써 부족하지만 어느 정도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
거시적 관점에서 해당 업종의 미래에 대한 조망이 어느 정도 예측된 상태에서는 이제 해당업종의 종목, 즉 개별기업에 대하여 역시 같은 관점으로 분석해보아야 하는데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그 기업이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창의성과 변화를 실천하는 혁신성이 용인되는 기업문화를 가지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창의성과 혁신성이야말로 현대산업사회의 기업에게 요구되는 가장 필수적인 요건이기 때문이다. 어떤 기업이든 전략적인 목표 아래서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이를 통하여 시장을 주도하기 원한다. 시장에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이를 주도할 때 기업의 이익이 극대화되기 때문이다. 풍부한 자금과 탁월한 인재 등 상대적으로 유리한 자원을 보유한 대기업이 일반적으로는 유리하겠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워렌버핏이 추구하는 가치투자를 원하는가? 그렇다면 거시적인 관점에서 업종을 예측하고 그 업종 내에서 혁신적인 기업문화를 갖춘 기업을 투자종목으로 선택해야 한다. 이것이 진정한 가치투자의 핵심적인 내용이다. 워렌버핏이 자신의 가장 큰 도박을 철도회사 인수로 결정한 것은 이것과 관련하여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사양산업으로 일컬어지는 철도회사를 인수하게 한 그의 10년 후 예측은 무엇일까? 많은 철도회사 중 하필이면 미국 대륙의 북동부 지방의 노선을 담당하는 철도회사를 인수한 까닭은 무엇일까? 단순히 재무적 투자에 그치지 않고 스스로 직접 경영에까지 나선 이유는 또 무엇일까? 거시적 관점에서 10년 후 미래를 예측한 뒤 종목과 투자시점을 선택하고 결정한 것이라고 할 때 우리와 어떻게 다른지 유념해 볼 필요가 절대적으로 있다는 판단이다. - 김헌률 HMC투자증권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