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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제길, 빛으로 그려낸 60년 여정의 궤적 한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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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20호 왕진오⁄ 2013.04.01 17:59:28

빛의 흐름을 자신만의 획으로 그려내고 있는 중진 우제길(71)화백이 10여년 만에 4월 6일부터 17일까지 서울시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대규모 작품전을 펼친다. 우 화백은 한국 추상 화단에서 1.5세대로 성장해오며, 1세대와는 전혀 다른 독보적인 세계를 구축해 왔고, 한국의 전통과 정신을 계승하되 직접적인 영향은 받지 않고, 사유화시켜 현대적으로 승화시켜 서양미술과 다른 독창성을 펼쳐 보인다. 전시장에는 1960년대부터 2010년도에 이르는 그의 작업 전반을 살펴볼 수 있는 작품들이 걸린다. 대형작품들에서부터 소규모 작품 그리고 작품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영상이 함께한다.

현대사를 시각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노력은 작품의 주제였던 ‘빛’뿐만 아니라 ‘소리’를 그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진다. “섬광처럼 짜릿하면서도 빛나는 전율의 화면에 밤 피리처럼 사람의 혼을 쥐어짜는 그런 그림을 그리고자 한다. 이를 위해 6미터짜리 대형그림은 KTX열차가 터널을 지날 때 나는 엄청난 소리를 화면에 표현하여 이번 전시에 선보인다. 한편, 작가가 우리 것에 대한 모티브를 찾은 것은 1965년 월남전 파병 당시 '농악'공연을 펼치면서 상모돌리기에 드리운 회전에 착안하여 빛의 띠를 표현하면서 부터였다고 했다. 살기위해 몸부림쳤던 과정은 76회나 되는 개인전의 숫자로 대변되듯 자신이 걸어온 화업의 인생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우제길 화백의 작품은 면도날처럼 날카로운 면띠들이 매우 칙칙하고 복잡하고 뒤엉킨 화면으로 다이내믹하게 구성된다. 극히 절제된 색조는 어두운 듯하지만, 그 어두운 속에 있는 눈부신 빛은 섬광처럼 우리들의 감각을 짓눌러버리는 듯하다. 현대 물질문명을 그대로 반영하듯 그의 그림은 아련한 맛도 없으며 생명체를 부여하지는 않지만, 유리잔의 파편처럼 혹은 빛의 섬광을 반사하거나 그 섬광을 암흑 속으로 빨아들이는 보석의 절단된 면처럼 날카로운 긴장감을 준다.

그의 작품들에서는 색채사용을 피하고 있으나, 콜라주 작품들에선 자유로운 색채를 사용한 것을 볼 수 있다. 콜라주 작품에는 긴장감을 고조시켜주는 색들과 그가 초기 작품에서 많이 썼던 강한 색들을 대담하게 사용하고 강렬한 색채를 콜라주 작품에서는 아주 발랄하고 화려하게 사용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이번 전시는 한국의 독창적이면서도 절제된 고유의 백제예술의 전통을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세계적으로 승화시켜 가고 있는 지역예술이 안니 '조용한 아침의 나라'에서 '빛의 나라'로 '빛의 광주 화풍'의 완성으로 이어가는 서양미술계가 인정한 한국 전통 추상화의 새로운 국면을 확인하고, 우제길 화백의 작품세계를 재조명해보는 시간을 마련해 준다. 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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