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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산=프리미엄(?)…국산 폄하 ‘도 넘었다’

영국 주간지 ‘한국맥주 맛없다’ 평가에 국내 소비자들도 동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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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24호 이진우⁄ 2013.04.29 14:40:04

수입산에 비해 제품 성능이 떨어질 것이라는 편견과 ‘외산 우월’에 대한 인식 때문에 국산제품들이 국내 소비자들에게 매도를 당하고 있다. 삼성 스마트폰, 현대차 등이 미국과 유럽 시장을 누비고, 전 세계적으로 인기몰이 중인 가수 싸이 등 ‘메이드 인 코리아’가 주목받고 있는 시대에, 국내 소비자들이 제품의 품질을 따지기 전에 무조건적으로 국산제품을 비하하고 있어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값비싼 수입산 제품들…만족도와 품질, 오히려 국산이 앞서 최근 ‘내 아이는 최고’라는 ‘골드키즈’ 트렌드가 반영되면서 국산 아동복이 국내 소비자들에게 저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유명 백화점에서 지난해 1~8월까지의 아동복 판매 현황을 살펴보면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국산 아동복은 같은 기간 11.4%나 매출이 감소한 반면, 해외 라이센스 및 직수입 등의 고급 브랜드 매출은 13.1%가 늘어났다.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해외 직수입 브랜드 제품의 평균 가격은 국내 제품의 1.85배 수준이다. 하지만 이들 제품은 디자인을 제외한 원단의 품질, 내구성, 편리성, 활동성 등의 항목에서 모두 국산 제품에 밀렸다. 그만큼 국산 브랜드가 소비자들의 취향을 잘 파악해 완성도 있게 나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 다른 골드키즈 트렌드가 반영된 유모차 시장도 마찬가지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타는 노르웨이 스토케 유모차(일명 ‘벤츠 유모차’) 판매량의 약 13%가 한국에서 팔리고 있을 만큼 유모차 시장에서 인기가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시민모임이 영국, 네덜란드 등 6개국 소비자단체와 공동으로 국내외 유모차 11개 제품을 대상으로 품질을 평가한 결과, 고가의 수입 유모차는 품질 면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반면 국산 유모차들을 품질 면에서 선전하고 있었지만, 소비자들의 외면으로 제대로 대접받지 못했던 것이다.

지난해 말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한국맥주는 북한 대동강맥주보다 맛없다’는 기자 개인의 주관적 평가를 담은 짧은 기사가 나온 뒤에, 국내 소비자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국산맥주 폄하 대열에 가세하고 있다. 이로 인해 홍콩 1등 브랜드 ‘블루걸’, 싱가포르 ‘데스터’, 몽골의 ‘카스’ 등 해외에서 맛으로 인정받고 있는 국산맥주 양조의 명성이 한 순간에 무너져 내리고 있다. 세계 최고의 맥주 브랜드인 미국 ‘버드와이저’와 벨기에 ‘호가든’의 경우 국내 맥주업체(오비맥주)가 국내 생산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악평에 시달리고 있다. 두 제품은 이들 본사가 국내업체의 기술력과 품질력을 인정해 수십 년째 라이센스 생산을 맡긴 대표적 사례로, 매달 본사에서 실시하는 품질평가에서 국내에서 생산된 제품이 본토 생산 제품들을 제치고 최상위 등급을 받고 있다. 맛없는 국산맥주? vs 맛있는 수입맥주?…잘못된 이분법으로 국산 조롱 맥주업계 관계자는 “최고의 글로벌 맥주 브랜드를 한국인의 손으로 만든다는 것 자체가 자랑스러운 것인데, 이를 역으로 비하하고 조롱하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다”면서 “한쪽에선 ‘메이드 인 코리아’가 한류라는 이름으로 대접받고 있는 시대에 맥주시장에선 우리 자신에 대한 자학과 비하가 도를 넘어선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수입 진공청소기 역시 국산에 비해 가격은 2~3배 비싸면서도 성능은 오히려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이 수입산과 국산 진공청소기 제품을 대상으로 흡입력, 소음, 청소 중 미세먼지 방출량 등에 대해 비교 평가한 결과, 60만~80만 원대의 수입 청소기가 10만 원대 국산 청소기보다 못하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이는 ‘수입산=프리미엄’이라는 소비자들의 편견을 뒤집는 결과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이번 조사로 진공청소기 성능은 가격과 무관하다는 게 입증됐다”며 “진공청소기를 고를 때는 가격이나 브랜드보다는 흡입력, 소음, 소비전력 등을 꼼꼼히 비교해 선택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이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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