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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박기춘 원내대표]지금은 변화와 혁신 중, 국민신뢰에 살 길 있다

“아직도 내가 할 역할이 남아 있다면 결코 몸을 아끼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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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26호 심원섭⁄ 2013.05.13 15:03:28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9일 당 살림살이를 책임질 사무총장에 극히 이례적으로 수도권 출신 당내 서열 2위인 박기춘 원내대표를 임명하는 ‘깜짝 카드’를 내밀었다. 당 안팎은 몰론 정치권 진체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따라서 민주당은 이번에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를 도입해 대표 권한을 강화한 만큼 중진인 박 사무총장의 역할이나 힘이 예전보다 훨씬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박 사무총장 겸 원내대표(이하 사무총장, 신임 원내대표는 15일 선출)은 9일 오후 가진 CNB저널과의 인터뷰에서 “김 대표께서 바로 일할 수 있는 사람 원해, 거절하다가 결국은 수용했다”면서 “대통령 선거 이후 당이 많이 흐트러지고 위축돼있는 지금 사무총장의 임무가 막중하다. 확고하게 위치를 잡고 질서 있는 사무처를 만들어 나가도록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리고 박 사무총장은 “(김 대표가) ‘나는 최고위원으로 현장을 뛰면서 당 밖의 일을 열심히 할 테니 사무총장을 맡아 당 내부에서 안정감 있게 일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사무처가 대선 이후 많이 나태해져 있는데 꽉 잡아달라는 취지로 나를 인선한 것 같다. 더 이상 고사할 경우 항명이라고까지 얘기 하더라”고 선임 배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박 사무총장은 “김 대표가 아무런 계파도 없고 세력도 없다. 오로지 당을 살리기 위해 변화와 혁신의 폭풍 속으로 몸을 던지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데 돕지 않는 게 개인 이기주의적 같아 결국은 도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의 이 같은 인사는 안정적인 당 운영을 해나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되며 박 사무총장 은 오는 15일까지 원내대표와 사무총장직을 겸직하게 되며 이전에 사무총장이 갖지 못했던 당직 인사권 행사 등 보다 강력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민주당 박기춘 신임 사무총장과 일문일답. - 당내 서열 2위인 원내대표에서 신임 사무총장을 맡았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어리둥절하다. “김한길 대표께서 바로 일할 수 있는 사람 찾다가 나한테 ‘나는 최고위원으로 현장을 뛰면서 당 밖의 일을 열심히 할 테니 박 원내대표가 사무총장을 맡아 당 내부에서 안정감 있게 일을 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처음에는 거절했다. 그러나 김 대표가 아무런 계파도 없고 세력도 없으며, 오로지 당을 살리기 위해 변화와 혁신의 폭풍 속으로 몸을 던지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데 돕지 않는 게 개인 이기주의적 같아 도와야겠다는 생각에 결국은 수용했다”

- 어떻게 당을 이끌어 갈 생각인가. “"대통령 선거 이후 당이 많이 흐트러지고 위축돼있는 지금 사무총장의 임무가 막중하다. 확고하게 위치를 잡고 질서 있는 사무처를 만들어 나가도록 역할을 할 것이다.” - 오는 15일이면 원내대표직을 퇴임하게 되는 데 섭섭하지 않은가. “지난 1년 동안 정말 다양하고 원 없이 많은 일을 했다. 짧은 기간이지만 제1 야당 원내대표로서 다른 사람이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정부조직법 개정안, 대통령선거, 추경예산안 처리, 그리고 청문회도 원 없이 겼었다. 따라서 기간은 짧았지만 상당히 길게 한 느낌이어서 긴 터널을 지나온 것 같은 홀가분한 느낌이다. 또한 변화의 한복판에서 폭풍을 헤쳐 오면서 ‘백언(百言)이 불여일행(不如一行)’이라는 각오로 믿음과 실행의 정치를 하겠다고 약속했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 특히 작년 12월28일 원내대표로 선출되자마자 민주당 혁신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하면서 내가 원내대표와 비대위원장을 겸임하게 되었지만, 보다 효과적인 당 혁신을 위해 나는 비대위원장직을 포기하고 문희상 의원은 의원들의 만장일치 로 비상대책위 위원장에 합의추대 했다. 이는 대선패배 책임을 둘러싸고 벌어질 당의 분열위기를 차단하고 민주당 혁신의 교두보를 만든 것은 작지 않은 성과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더 치열하게 혁신해야 한다. 지난 4월 재보선에서 한 사람의 당선자도 내지 못했고 최근 민주당의 지지율이 10%대에 머무르고 있는 데 대해 당 지도부의 한사람으로 책임을 통감한다. 민주당은 더 반성하고 더 성찰하고 더 혁신하는 것만이 가야 할 길임을 다시한번 확인하고 있다. 특히 새 지도부의 어깨가 무겁다. 민주당 구성원 모두 사욕을 버리고 국민의 신뢰를 받는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도록 혼신의 노력을 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 원내대표 재임 동안 많은 일들 중에 가장 안타까웠던 일과 보람 있었던 일이 있다면. “정부조직법 협상에서 여야격돌이라는 파국을 막고, ‘대화와 합의의 정치’라는 성과를 얻었다. 원내대표로 선출되면서부터 ‘여야 격돌의 정치’를 반드시 바꾸겠다, ‘대화와 합의의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고 다짐했으나 ‘정부조직법 협상’ 과정은 너무나 멀고 험난했다. 처음에는 어렵지 않게 타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계속되는 청와대에서의 브레이크와 가이드라인 때문에 옴짝달싹 할 수 없는 상황이 반복됐다. 매일 인내하고 양보하면서 하루하루 결단하는 반복의 역속이었다. ‘새로운 타협의 정치, 성숙한 상생의 정치, 약속을 지키는 정치’를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했다. 당 내외에서 여당에 끌려 다닌다고 비판도 많았지만 끝내 결실을 거두었다. 여야가 ‘대화와 합의의 정치’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국민과의 소중한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되었다. 인사청문회도 국민의 눈높이를 기준으로 철저히 검증했다. 부적격, 부도덕 인사의 임명시도에 대해 ‘국민의 명예’를 걸고 막아냈다. 새 정부의 첫 조각은 말 그대로 ‘인사 참사’였다. 인수위 시절부터 시작하면 12명이 낙마했다. 무기브로커에게 안보를 맡기려 했고, 재벌변호사에게 공정거래위를 맡기려 했다.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으로 내정되었던 김종훈 후보자는 사퇴한 뒤에 대한민국을 모욕했다. 이런 사람에게 한국경제의 미래를 맡기려 했던 것이다. 특히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필사즉생’의 각오로 장관을 욕심내고, 청와대는 끝까지 강행하려 했다. KMDC와 관련된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다면 아마도 막지 못했을 것이다. 마지막 순간에 제가 KMDC와 관련된 진실을 확인하고, 이를 밝힐 때, 저도 가슴이 떨릴 정도였다. 민주당 의원들의 열정, 국민의 힘이 모여 잘못된 인사를 막아냈다. 추가경정예산안과 경제민주화 법안을 여야합의로 처리하였으나 추경 약 17조원 중 약 12조원이 세수부족을 보전하는 것이어서 경기부양을 위한 세출은 실제로는 얼마 되지 않는다. 경기를 살리기 위해 추경을 편성한다는 정부 주장은 과장이었다. 또한, 그 추경안의 내용에도 민생을 살리고 경기를 부양하는 용도로는 적합하지 않은 불요불급한 사업이 많았다. 상임위와 예결특위에서 여야가 힘을 합쳐 중소기업 지원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복지 강화 등 경기를 살리고 민생을 보듬는 내용으로 조정하여 4월 국회에서 무사히 처리하였다. 그리고 불공정한 하도급단가 후려치기에 대해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하는 ‘하도급 공정화법’, ‘정년연장법’, ‘소기업 및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특별조치법’ 등 경제민주화 관련법들이 여야 합의로 처리되었다. 이렇듯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국민께 약속한 공약을 여야가 함께 이루어내어 더욱 뜻 깊게 생각한다. 민주당 혁신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여 국민들의 비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 ‘대화와 합의의 정치’에 대해 당내에서조차 ‘강한 야당’의 면모를 보이지 못한다는 비판이 있다. 국민의 시각에서 민생을 돌보는 정치, 약속하면 반드시 성과를 이루어내는 책임정치에 대해 깊은 성찰과 모색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와 1년 동안 카운트 파트너가 되었는데 장단점을 평가한다면. “이 원내대표는 경제현안에 대한 깊은 이해와 해박한 지식으로 문제의 본질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여당 내 강경파의 입장을 적절히 수용하면서도 대화와 합의의 자세를 견지한 점에 대해서는 높이 평가한다. 그렇지만 정치적으로 편향된 관점을 가지고 있었고, 집권여당 원내 사령탑으로서 유연한 자세가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 원내대표가 청와대의 가이드라인, 청와대의 브레이크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여야간 협상이나 국회 운영이 표류하는 경우도 많았다. 아쉽게 생각한다.” - 김한길 신임 대표 등 새 지도부가 이끄는 민주당이 출범했다. 어떻게 평가하는가. “우리 국민들은 60년 역사의 민주당이 ‘민생을 책임지는 새로운 정치’를 수행하려는 의지와 역량을 갖춘 정당으로 환골탈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새 지도부는 이러한 국민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국민들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정당으로 민주당을 만들어 갈 것이다. 무엇보다도 더 낮고, 더 겸허한 자세로 당의 혁신에 매진하여야 할 것이다. 모든 특권과 사욕을 내려놓고, 국민의 어려움을 살피는 봉사하는 자세로 나아가야 한다. 소모적인 이념논쟁, 계파 갈등, 지엽적인 사안으로 다투는 여야대결 등 국민들께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정치행태에서 벗어나야 한다. 새 지도부는 ‘탈이념’, ‘탈계파’를 표방하고 있는 만큼 잘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민주당의 재건을 위해 김 대표가 해야 할 당면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무엇보다도 먼저 ‘계파정치’를 청산하여야 한다. 계파정치는 사욕을 가지고 정치를 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새 지도부 자신들부터 사욕을 버리고 국민의 관점에서, 국민들이 가장 원하는 과제를 해결하는 정치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민주당 127명의 의원들 모두 이러한 분위기와 정치문화를 만드는데 동참하도록 새 지도부가 솔선수범의 리더십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 - 당내 계파갈등 수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해법이 있다면. “계파정치를 없애는 것이 국민들이 바라는 민주당 혁신의 요체임을 민주당의 구성원들은 모두 잘 알고 있다. 민주당의 혁신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눈이 무섭다. 민주당에서 계파를 중심으로 하는 정치는 더 이상 생각할 수 없다. 계파를 기준으로 누구를 배제하지 않을까 라는 의구심에서 계파갈등을 말할 수는 있다. 그러나 새 지도부가 솔선수범의 리더십을 보인다면 이러한 갈등은 해결할 수 있다. 당 혁신 작업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물론 아직까지 국민의 기대만큼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혁신을 위한 노력은 쉬지 않고 이뤄지고 있다. ‘이번에 제대로 혁신하지 않으면 민주당은 다시 일어설 수 없다’는 절체절명의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 새 지도부가 계파 분열과 갈등을 넘어, 국민과 함께 새롭게 거듭나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으로 믿는다.” - 안철수 의원이 여의도 입성에 성공해 본격적인 세 불리기에 가세했다. 정치권에 어떠한 변화가 있으리라고 보는가. “안철수 의원보다 ‘안철수 현상’이 중요하다. ‘새로운 정치’를 바라는 국민들의 요구를 기존 정치권이 수용하여 실천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특히, 민주당이 어떻게 혁신하느냐가 안철수 의원을 중심으로 하는 정치권의 변화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정당의 혁신, 정치의 혁신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 최근 한 방송에서 “안 의원이 결국 민주당과 함께 해야 자신이 추구하는 새 정치로 가는 길도 열릴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에 입당하리라고 보는가. “현재로선 민주당에 입당할지, 신당창당에 나설지, 무소속을 유지할지는 불투명해 보인다. 대중적 인기를 바탕으로 단기필마로 정치활동을 벌일지, 신당창당으로 대안세력을 결집에 나설지 저울질 할 것으로 본다. 새 정치의 필요성은 서로 공유하고 있지만, 혁신으로 국민의 마음을 얻는 길에는 경쟁관계가 될 것이다.” - 안철수 신당 창당 등 야권의 재편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예측하는가. “향후 야권 재편은 민주당에게 달려 있다. ‘새로운 정치’, ‘대화와 타협의 정치’, ‘민생을 개선하는 책임지는 정치’를 바라는 국민들의 요구를 민주당이 수용하여 실천할 수 있느냐 가 정치적 변화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양쪽은 서로 해치는 경쟁이 아닌 야권 전체의 힘을 키우는 선의의 경쟁을 펼쳐야 한다. 합리적 정책을 만드는 경쟁을 통해 야권 전체가 활력을 갖게 될 것이다.” - 이에 민주당이 대처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는가. “민주당이 꾸준한 자기 혁신을 통해 이념논쟁, 계파갈등, 대결정치 등 구태정치에서 벗어나야 한다.” -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방문 동행 제의를 거절했는데 진짜 이유가 무엇인가. “4월 국회가 계속되어 추가경정예산안 심의와 가맹사업법과, 독점규제법, 하도급거래법 등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을 비롯한 중요한 의안의 심의가 진행 중인 상황이었다. 또한, 당시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둔 상황에서 당 지도부인 원내대표가 자리를 비울 수 없었다. 그래서 정중히 사양했다. 안보, 외교에 대해서는 여야를 떠나 초당적으로 협력한다는 차원에서 방미동행도 의미가 있겠지만, 원내대표로서 처리해야 할 사안들이 막중했다.” - 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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