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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자동차 칼럼]세계 5위 자동차 강국 아직도 갈 길이 멀다

프리미엄 이미지 구축할 수 있는 차종 개발 필수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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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27호 박현준⁄ 2013.05.20 13:46:34

우리나라에 자동차가 도입된 지 올해로 111년이 됐다. 우리나라는 세계 5위 자동차 강국으로 우뚝 섰다. 대단한 기록이다. 세계에서 가장 짧은 기간에 이룬 기적 같은 실적이다. 더욱이 질적인 측면에서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춘 대량 생산 개념의 대중차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국내 최초 국산차인 ‘시발’이 1955년에 만들어졌지만 이때만 해도 드럼통을 망치 등으로 펴서 차체를 만들고 미군 지프차 엔진을 본떠 유사하게 제작한 엔진을 사용했다. 현재의 수준으로 보면 자동차라고 얘기하기가 힘들 정도였다. 그 이후 1960년대 후반에 국가적인 차원에서 지원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최초로 양산형 국산차인 현대 ‘포니’가 1975년 생산됐고, 이듬 해 남미 에콰도르에 8대를 수출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1980년대에는 현대차 ‘엑셀’ 등이 미국의 저가 자동차시장에 일본차 수출이 주춤해지는 틈을 타 20만대 수출하는 기록을 세웠다. 그동안 품질이나 내구성은 물론 브랜드 이미지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으면서 한계점에 이르러 세계수준과 상당한 격차가 있음을 간파한 시기였다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국산화는 성공했으나 기술이나 품질에서 세계 시장 진출에 큰 어려움이 존재했다. 후진국이나 개도국 입장에서 자동차 산업은 가장 활성화되기를 원하는 기반 산업의 하나다. 다른 산업에 비해 부품산업 등 부가산업 파급력이 크고 고용창출과 수출 및 산업 활성화 기대효과가 높은 분야다. 중국을 예로 들면 국가적인 차원에서 수십 년간 열심히 노력했고 우리나라를 벤치마킹하고 있으나 엔진이나 변속기 등 핵심 분야에서 아직 역량이 많이 부족하다. 최근의 자동차는 과학의 총아일 만큼 최고의 기술력이 집약되고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자동차를 만드는 일은 쉽지 않은 영역이다. 이렇듯 쉽지 않았던 우리의 자동차 수준이 세계적으로 업그레이드 된 시기는 약 4년 전이다.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 에쿠스 등이 등장한 시기다. 이전의 수준에 비해 두 단계 이상은 뛰었다고 할 수 있다. 그 만큼 기술적 집약도나 전체적인 품질, 가격적 경쟁력 등 여러 면에서 뛰어난 특성을 지니게 됐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국산차는 더욱 큰 숙제가 기다리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수년 간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고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었던 큰 이유 중 하나가 경쟁자인 일본의 상대적 어려움으로 인한 상대적 이점이었다. 미국 시장의 부품 리콜 사태, 대지진, 태국의 홍수로 인한 공장 침수 등으로 연속적인 완성차 공급에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환경적 요인이 사라졌고 진정한 진검승부 시기가 왔다. 전통적 강자였던 유럽차는 더욱 강력하게 다가오고 있고 미국의 경우도 기본의 저연비와 고배기량, 디자인을 업그레이드해 부정적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있다. 일본차는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수면 위로 급부상했다. 험악한 노사문제는 경쟁력 약화시키는 암초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국산차는 몇 가지 측면에서 고민할 사항이 있다. 우선 기존 대중차 이미지를 넘어 프리미엄차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는 차종 개발이 필수적이다. 수익적 측면에서도 브랜드 이미지 구축이 필수적이다. 두 번째로 완성차 이미지는 좋으나 핵심 부품에 대한 원천기술이 필요하다. 아직은 원천기술이 미약한 만큼 이를 국산화 해 수익의 극대화는 물론 강력한 무기로 활용해야 한다. 셋째는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험악한 노사 문제다. 이는 국산차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가장 큰 암초라 할 수 있다. 노사간 신뢰가 부족해 전체를 흔드는 사례를 우리는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생존에 직결되는 문제다. 넷째는 미래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은 물론이고 과거를 통해 미래를 지향했으면 한다. 우리 자동차 역사는 길지 않지만 치열하고 함축적이다. 그러나 아직 이를 알리는 방법을 찾지 못했다. 그럴 듯한 박물관 하나 없기 때문이다. 조상이 없는 후세가 없듯 우리의 자동차 역사를 직시해야 미래가 보장된다는 뜻이다. 프리미엄 이미지 브랜드 구축을 위해서는 과거를 통한 미래 지향이 필수적이다. 아직도 우리나라 자동차를 해외 선진국에서는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BMW나 벤츠 등의 프리미엄 브랜드 구축은 100년 이라는 자랑스러운 과거를 통한 끊임없는 노력을 통한 결과다. 자동차 산업은 우리나라의 경제의 기반을 이루고 있다. 향후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진정한 승자가 되기를 기원한다. -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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