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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자동차 칼럼]자동차 급발진사고 핵심은 발이 나오는 블랙박스에 있다

우리 기술로 가능, 운전자 실수 아님을 입증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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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35호 박현준⁄ 2013.07.15 13:26:39

최근 자동차 급발진사고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사고이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자동차 급발진 의심사고가 모두 운전자의 실수라고 하지만, 필자는 분명 자동차 급발진이 존재한다고 굳게 믿고 있다. 다만 운전자가 이를 제대로 입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동차 메이커는 자동차에 결함이 없다고 증명하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주변에서 자동차 급발진 의심사고로 숨진 경우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정부는 운전자의 실수라며 급발진 사고로 인정하지 않을 수도 있다. 지난 며칠 사이에도 두 건의 급발진 사고에 대한 운전자의 메일이 필자에게 왔다. 너무도 억울하고 목격자도 많은데 도저히 참을 수 없다는 내용이다. 브레이크 등을 주변에서 확인하고 목격자가 있어도 소용이 없다. 운전자가 모든 것을 증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소비자 중심의 미국은 최종적으로 자동차 결함을 밝힐 수 없어도 메이커가 보상을 해주는 경우도 많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소비자 특히 운전자가 외롭게 투쟁해야 한다. 더욱이 모든 것을 운전자 실수로 몰아가니 분노가 극에 달하게 된다. 과연 급발진 피해자들에게 모두 자신들의 실수라고 말할 수 있을까? 특히 차후에 자동차 급발진 관련 재연 실험에 성공했다는 뉴스가 나왔을 때는 어떻게 나올 지 궁금하다. 갑자기 입장을 어떻게 바꿀지 궁금하기도 하다. 신중을 기해야 한다. 필자는 급발진 연구회 회장을 맡으면서 줄곧 국토교통부와 날선 공방을 벌여왔다. 부담도 되고 대립각을 세우는 듯한 인상에 당혹스러운 부분이 많으나 이렇게 하지 않는다면 운전자들의 권리를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소비자는 ‘을’의 입장에서 싸우고 있어 힘들다. 하소연할 기관이나 보호장치가 전무하다. 필자는 그래서 고민한다. 가장 강력한 자동차 소비자 보호단체를 구성하는 문제에 고민한다. 가장 큰 고민은 학자로서 소비자 보호 측면도 중요하지만 산업적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는 고민이다. 그러나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문제에는 예외가 있을 수 없다. 아닌 것은 아니다. 눈치를 보지 말고 당당히 얘기하고 싸워야 한다. 이런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자동차 급발진 문제다. 필자가 속한 연구회는 물론 다른 기관에 자동차 급발진 재연에 대한 자문을 지속적으로 제공해주고 있다. 멀지 않아 좋은 결과가 도출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지난 30여 년 동안 소비자를 괴롭힌 급발진 문제가 곧 결말이 난다. 아울러 계속 발생하는 자동차 급발진 사고에 따른 소비자 피해를 구제하는 방법도 생각해야 한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운전자가 실수를 하지 않았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입증하는 것이다. 주변 목격자의 증언 등은 의미가 없다. 직접적인 증거를 찾아야만 가능하다. 두 가지 방법을 고민하면 해결이 가능하다. 운전자가 실수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브레이크 페달이나 가속 페달을 제대로 밟았는가이다.

사고기록장치 EDR 보강 급선무 우선 발이 나오는 블랙박스를 개발하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기술표준원 블랙박스 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면서 주변 블랙박스 업체에 주문을 많이 하고 있다. 세계 최고 기술을 보유한 국내 업체에서 채널 즉 카메라를 하나 돌려 발쪽으로 설치해 실시간으로 기록한다면 확실한 증거가 확보된다. 물론 차종에 따라 다른 위치 확보와 어두운 곳의 발의 상태를 명확하게 촬영하는 숙제가 있으나 이미 시험모델 등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랙박스는 전방 카메라가 중요하고 나머지는 의미가 크지 않은 만큼 현재 출시되는 블랙박스 업체에서 조금만 노력한다면 머지않아 양질의 제품이 출시될 것으로 본다. 둘째로 자동차 사고기록장치인 EDR를 보강하는 것이다. 현재 10여 가지의 주요 제공 정보 중 브레이크 페달 작동 여부는 ‘온-오프’만 나와 있어 발만 살짝 대어도 ‘온’으로 기록되는 맹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드로틀 밸브 개도각은 알 수 있어도 운전자가 직접 가속페달을 밟은 정도는 알 수 없다. 가장 중요한 요소는 운전자가 발을 움직인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에 달려있다. 그래서 직접 브레이크 페달 하단과 가속 페달 하단 등에 감도 높은 센서를 설치해 두 페달의 밟은 정도를 실시간으로 촬영하는 것이다. 현재의 기술 수준으로 충분히 개발 가능하고 시간도 많이 소모되지 않을 것이다. 정부가 얼마나 의지를 가지고 개발하는 가에 달려있다. 그 동안의 논란을 잠재우고 가장 확실하게 자동차 급발진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원인을 해결하려는 접근 노력과 억울한 소비자 피해를 줄이고자 하고자 하는 노력만 있으면 우리 손으로 충분히 어려운 난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현재 전체 발생하는 급발진 의심사고 중 약 75~80%는 운전자 실수이지만 나머지는 급발진 사고로 추정되고 있다. 발을 찍는 블랙박스 보급과 EDR의 강화로 운전자의 실수가 아니라는 확실한 증거 확보가 가능하다. 그 다음부터는 상대적으로 메이커가 자동차의 결함이 없다는 것을 밝혀야 한다. 선의의 피해자를 밝힐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판단된다. 지난 30여 년 동안 풀리지 않았던 자동차 급발진 문제… 우리가 원인을 밝히고 소비자 피해도 구제할 수 있는 방법은 충분히 있다. 우리의 의지가 중요하다. 더 이상 쓸데없는 논란을 잠재웠으면 한다. -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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