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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가 힘이다]중견기업의 대기업 성장, 현실적 정책지원 나서야

위평량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경제학 박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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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40호 이진우⁄ 2013.08.19 15:17:05

지난 IMF경제위기 이후 벤처기업 활성화 정책으로 특징지어진 성장동력 발굴은 상당한 경제적 성과를 얻었다. 물론 성과 못지않게 많은 폐해가 발생하기도 했지만 현재의 유명 벤처기업들의 대부분은 그 시기에 생성됐으며, 이러한 벤처기업 신화에 대한 여망은 여전히 신생 벤처인들에게는 현재진행형이다. 이후 2000년대 중반부터 본격화한 중소기업 활성화대책에도 불구하고 양극화 심화 및 일자리문제 등이 사회문제로 번지고 있던 와중에,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의 직격탄을 받은 영향으로 한국경제는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지 않을 수 없는 국면에 직면했다. 이러한 흐름은 결국 지난 2011년 이명박 정부가 산업발전법 제10의2조(중견기업에 대한 지원)를 통해 중견기업 지원에 대한 법적 기반을 마련하는데 기여했다. 이후 지난해 8월에는 지식경제부가 2015년까지 3000개의 중견기업을 육성한다는 구상과 함께 관련정책을 구체화하기에 이르렀으며, 올해 박근혜 정부의 국정과제에도 반영됐다. 위 박사는 “중견기업 성장지원의 주된 논리는 정책적 소외론 혹은 불평등과 이른바 중간허리 부분을 강화한다는 것에 근거가 있다. 즉 정부정책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라는 이분법적 접근으로만 이뤄져 있어 중소기업을 졸업한 이후 중견기업이 되면 오히려 정책 수혜에서 제외돼 규제대상이 되어버린다는 점이다”며 “하지만 일부에서 제기되는 중견기업에 대한 규제완화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중견기업의 경우 이미 중소기업일 때 충분한 혜택에 힘입어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중견기업의 CEO가 기업가 정신을 발휘해서 사업을 조정하거나 전환하는 가운데 어려움에 처했을 때는 적극적인 정책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위 박사와의 일문일답이다. - 우리나라 중견기업의 특성과 성장 및 위축에 관한 연구를 하게 된 목적은? 지난 5개월여에 걸쳐서 자료조사와 분석을 했다. 그런데 아직까지 중견기업을 직접 연구대상으로 하는 연구보고서나 논문을 찾기 어려웠으며, 간혹 발견된 연구보고서들도 중소기업을 중점으로 해서 간접적이면서 이론적 접근 및 당위론적 접근을 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이에 따라 중견기업을 직접 대상으로 기업의 미시데이터를 활용한 실증데이터로서 중견기업의 실체를 객관적인 관점에서 조망했기 때문에, 향후 중견기업 지원 및 성장사다리구축에 대한 실효성 있는 정책마련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대부분의 선행 조사보고서를 검토한 결과 320만개가 넘는 기업(중소기업 99.9%, 대기업 0.04%) 가운데 중간허리 기업이라 인식되는 중견기업이 0.06%에 불과함에 따라, 이를 두텁게 해줌으로써 한국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탓에 불거지고 있는 일자리 등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중견기업들이 이미 중소기업일 때 수혜를 받았다는 측면에서 보면 정책적 소외론은 그 근거가 다소 약하다고 볼 수 있다. 기업 생태계 측면에서도 중간허리 부분이라는 기준이 우리 경제 전체에서 바라보면 중견기업이 반드시 허리부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으며, 오히려 대규모 기업집단과 대기업군에 이어 중견기업군의 실체도 ‘을(乙)’ 이라기보다는 ‘갑(甲)’에 더 가까운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견기업으로의 성장 유인을 제공해야 하는 이유는 기업의 성장·확대가 축소·위축 보다는 경제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며, 중견기업 성장지원 정책은 우리나라 산업 구조개선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2012년 현재 중견기업의 다양한 특성과 함께, 지난 2000년 기준으로 중견기업을 추출하고 이들을 추적함으로써 기업들의 성장 및 쇠락에 관한 특성을 확인해서 향후 효율적인 중견기업 정책수립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번 연구의 주목적이었다.

- 중견기업의 일반적 특성으로 기업규모별 양적 증감추이의 분석 결과는? 지난 2000년부터 2012년까지 13년간의 중견기업 연평균증가율은 <표 1>에서 보여주는 것과 같이 3.52%이며, 1구간(2000~2006년)과 2구간(2007~2012년) 증가율의 경우에도 3%대 수준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반면 대기업은 같은 분석기간 중 연평균 8.44%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으며, 대기업의 평균증가율은 중견기업에 비해 약 2.3배, 중소기업보다는 약 2.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기업은 1구간의 경우보다 2구간에서의 증가가 약 1.6배 높았다. 중소기업의 경우에도 연평균증가율이 3.41%로 결코 낮은 수준은 아니었지만, 최근 연도 들어 다른 기업군에 비해 낮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참고로 2000~2010년 기간 동안 전 산업별 상시근로자 기준만을 적용한 통계청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도 <표 1>에서 보여주는 내용과 유사한 양상이었다. 즉 전 산업 기업규모별 증감추이에서도 소상공업체(1.23%), 소기업(2.03%), 중기업(4.80%), 중견기업(4.42%), 대기업(5.10%) 순으로 양적증가가 조사됨에 따라 기업의 양적성장은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로써 기업의 양적성장 패턴인 소기업(벤처기업 포함)→중기업→중견기업→대기업으로의 진입률은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높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 2000년 기준 중견기업의 2012년 말 현재 위상은 어떠한가? 지난 2000년 전체 중견기업 426개 기업 중 2012년 현재 중견기업 수준으로 생존하고 있는 기업비율은 40.84%(176개)인 반면, 대기업으로 성장한 기업비율은 12.91%(55개)에 불과했다. 그리고 2000년 당시보다 규모가 축소된 기업비율은 46.24%(197개)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말 현재 중견기업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기업 가운데 ‘1980년대 설립기업’이 50.43%로 가장 높았고, 대기업으로 성장한 기업들은 ‘1970년대 설립기업’의 비율이 16.06%로 높게 나타났지만, ‘1990년대 설립기업’으로 업력이 10년 이하인 기업들의 경우도 16.67%에 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리고 중소기업으로 위축된 기업들을 살펴보면 설립연도에 구분 없이 대부분 40%대 중후반을 기록했다. 이 같은 결과를 보면 국내 중견기업들은 기업실체 측면에서 결코 작지 않은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대기업군으로 성장한 비율이 의외로 낮은 반면, 절반 가까운 중견기업들이 성장보다는 쇠락하고 있는 현상을 확인해 볼 때 우리나라의 중견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당연한 결과로 읽혀질 수 있지만, 주요지표 상위 기업들의 대기업 성장가능성이 하위 기업들보다 매우 용이했던 것으로 나타났는데. 기업의 성장과 쇠락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매우 다양하며 기업성장에 있어서 총체적 경영성과가 좋은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우월하다는 것은 통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로는 이에 관한 요인을 파악할 수는 없으나 2000년 기준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자산 및 매출액 등 주요지표 상위 20% 그룹(85개)과 하위 20% 그룹(85개) 및 중위 60% 그룹(256개)으로 구분하고, 이들이 지난 13년간 대기업으로 성장했거나 중소기업으로 축소된 비율을 분석했다.(<표2> 참조)

우리나라 중견기업들은 주요지표 상위 20% 기업들이 대기업으로 성장한 정도가 하위 20% 기업들이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에 비해 훨씬 더 높게 나타났다. 반대로 중견기업 하위 20%의 기업들이 중소기업으로 위축된 경우가 상위 20% 기업들이 중소기업으로 위축된 비율보다 대체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또한 특정 시점에서 주요지표가 상위 20%에 속한 기업들이라 할지라도 중소기업으로 위축된 비율도 결코 낮지 않았다. 아울러 주요재무지표가 우량한 기업이라 할지라도 대기업으로 성장하기보다는 중소기업으로 축소된 비율이 일반적으로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 분석에 따르면 특정 시점에서의 재무적 상태가 양호한 기업이라 할지라도 기간이 경과함에 따라 중소기업으로 추락하는 경우가 더 높은 수준으로 관측되며, 동시에 재무적 상태가 열악한 기업들이라 할지라도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경우를 보여줌으로써 역동적인 기업생태계를 확인할 수 있었다. - 마지막으로 정부가 중견기업 육성정책을 수립하는 것에 대해 조언한다면? 중견기업 육성정책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제도적으로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고 보며,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천편일률적인 기준을 적용하는 탁상공론에서 벗어나 현실적으로 중견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중견기업들이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배경을 살펴보면 기업의 CEO가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하고 과감한 사업조정이나 사업전환을 추진해 좋은 성과로 연결된 사례가 많은 반면, 이러한 과정에서 어려움에 처했을 때 지원이 부족해 부도가 나거나 중소기업으로 추락하고 마는 사례가 더 많은 것 같다. 따라서 정부가 단순히 중소기업에게 주던 혜택을 중견기업에까지 확대하는 등의 규제완화보다는, 중견기업이 생존의 모멘텀을 가지고 기업가 정신을 발휘하는 가운데 닥칠 수 있는 어려움을 극복해 나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현실적인 정책을 입안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창조경제 시대를 맞아 경제성장의 한 축으로서 중견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해 나감으로써 일자리 창출에 사회적 기여를 할 수 있도록 유인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위평량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경제학 박사) 경력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2009.4~현) 경실련 갈등해소센터 이사(2011.1~현) 한국 위기관리학회 대외협력이사(2010~현) 희망제작연구소 연구위원(2006.2~2009.3) 경실련 정책부실장 및 경제정의연구소 전임연구원(1998.4~2006.1) 저서 <젊은 지성을 위한 유토피아, 2012> <청소년을 위한 유토피아, 2011> <21세기로 가는 사회경제사상, 2007> 논문 위기의 중소기업하도급 거래구조에 관한 실증분석(2011) 중소기업 위기의 근본구조에 관한 분석(2010) 대기업출자규제에 따른 소유구조 정착과정의 국제비교(2007) 대주주 소유와 기업가치 관계에 관한 실증분석(2004) 외 다수 - 이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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