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7호 이진우⁄ 2013.10.07 13:27:42
지난 20세기 위대한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은 어릴 때 학교에서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주변을 맴도는 엉망인 아이로 오해를 받은 바 있었다. 아인슈타인이 초등학교에 다니던 어느 날 학교에서 성적표를 받아 왔는데, 그 성적표에는 “이 학생은 장차 어떤 일을 해도 성공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적혀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담임선생님이 직접 쓴 이 짤막한 의견을 읽어 본 아인슈타인의 어머니는 입가에 가득한 미소를 지은 채 어린 아인슈타인을 바라보며 “얘야! 너는 남과 아주 다른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단다. 남과 같아서야 어떻게 성공하겠니?”라고 말했다. 이때 어머니의 격려가 나중에 아인슈타인이 성장해서 20세기 물리학계에 가장 위대한 업적을 남긴 과학자가 될 수 있도록 이끌었던 것이다. 박병우 대표는 “이제 북 스마트(Book Smart) 시대는 종언을 고했다. 2명 중 1명이 대학 이상의 고학력자이며, 의사, 변호사, 회계사 등 소위 ‘사’자라는 전문 자격증이 신분과 물질적 풍요를 보장하던 시대도 끝난 것”이라며 “앞으로의 세상은 우리 삶의 원천인 ‘거리’에서 세상을 배우는 다양한 경험과 도전을 통해, 세상에 당당히 맞서는 사회인이 될 수 있는 꿈을 찾아내는 스트리트 스마트(Street Smart)들이 주인공이 되는 세상이 곧 올 것”이라고 역설했다. 1960년대, 나라가 찢어지게 가난했던 그 시절에 살았던 사람들의 유일한 목표는 ‘대학 졸업장’이었다. 오로지 이것만이 출세의 길이라고 인식됐기 때문에, 당시의 부모들은 소 팔고 집을 팔아서라도 그들의 자식을 대학에 보내기 위해 열을 올렸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뜨거웠던 교육 열기는 전 세계를 놀라게 할 정도였다. 학력인플레 시대…대학 졸업장 더 이상 경쟁력 없다! 이러한 교육열에 힘입어 2010년에는 우리나라 20세 이상의 사람 중에 40% 이상이 대학을 졸업했다. 그런데 이것이 결국 부메랑으로 돌아오게 되면서 이제 더 이상 대학 졸업장만으로는 성공을 보장받을 수 없는 상황이 초래되기 시작했다. 30년 전과 비교해보면 대학 교육을 받은 사람이 무려 4배나 늘어났다는 통계도 있다. 이에 따라 우리에게 처한 현실은 치열한 학력 경쟁의 결과로 인해 학령인구 66만 여명 가운데 약 36만 여명이 4년제 대학에 진학하고, 그 중에서 소위 ‘사’자로 불리는 북 스마트 진입인구는 9500명에 불과하다. 또 졸업자 중에서 7만5000명만이 대기업·공기업·공무원 등의 정규직원으로서 그럭저럭 ‘반듯해 보이는 월급쟁이’가 될 수 있다. 나머지 27만5000여 명은 결국 ‘공부 들러리’ 신세가 되는 것이 우리 앞에 펼쳐지게 된 참담한 현실인 것이다.
또한 최근의 통계에 따르면 변호사 6명 중 1명의 월 소득이 200만 원 이하라고 하며, 회계사 1만5000명 중 5000여 명이 공급과잉 여파에 따라 개업을 유보하고 있다고 한다. 더욱이 의사들의 경우에는 의원급 의료기관의 평균 생존기간이 4.5년, 3년 생존율은 63.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야흐로 북 스마트 시대가 이제 끝나가고 있다는 것이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그렇다면 ‘북 스마트’와 ‘스트리트 스마트’는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인가? 북 스마트의 경우에 대학교를 졸업한 후에도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유학을 가는 등 남보다 학교를 오래 다니기 위해 노력한다. 그래서 책을 많이 읽기 때문에 지식이 풍부하며, 학위나 시험 등을 통해 출세하려고 한다. 특히 이들은 개인주의적이고 지나치게 합리적인 측면이 많아 사람들이 잘 따르지 않는 경향이 많다고 한다. 또 위기를 맞아서는 이를 잘 분석하고 경고하기는 하지만 먼저 나서서 해결하려고 하는 추진력은 거의 미흡한 편이다. 만약 실패를 한다거나 좌절을 당하게 되면 그대로 주저앉게 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반면에 스트리트 스마트는 비록 가방끈은 짧지만 현장에서 사람을 통해 경험으로 배우기 때문에 상당히 지혜롭다. 일을 통한 성취로 출세하려고 노력한다. 이들은 또 인간에 대한 깊은 성찰을 통해 배려와 인내 등 감성을 잘 조절해 공감함으로써 주변에 따르는 사람들이 많은 편이다. 위기를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예지하게 되며, 이를 돌파하기 위한 추진력도 매우 뛰어나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으며, 끝까지 파고드는 특징이 있다. 스트리트 스마트 교육 핵심가치와 목표는… 박병우 대표는 “스트리트 스마트 교육은 현행 학교 교육을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며, 또 국어·영어·수학 등의 공부를 하지 말자는 것도 아니다. 아울러 현실 입시 제도를 비판하는 것도 아니다”면서 “이는 학교 교육 및 입시 제도를 모두 인정하는 가운데 그 위에 우뚝 서서 더 큰 교육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트리트 스마트스쿨의 또 다른 공동대표인 교육전문가 박진영 대표는 최근 새롭게 시행되고 있는 대학의 입학사정관 제도와 관련해 “입학사정관 제도에서는 개인의 스토리텔링이 매우 중요하다. 스트리트 스마트 교육이 지향하는 바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라며 “스트리트 스마트스쿨에서는 개인의 스토리텔링을 찾기 위해 우리 아이의 장점과 구체적인 꿈을 찾아낸다. 그리고 꿈을 이루는 데 가장 중요한 역경지수(곤궁 속에서 견디며 실패와 좌절을 딛고 다시 시작하는 정신적, 육체적 상태)를 높여주고 포기하지 않고 꿈을 이루는 ‘꿈 벌레’를 만드는 것이 스트리트 스마트 교육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박병우 대표는 스트리트 스마트스쿨의 설립 배경에 대해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북 스마트들이 사회 지도층으로서 그동안 제대로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서 오랫동안 고민했다고 한다. 또 대한민국의 성장이 1인당 GDP가 2만 달러를 달성하고 3만 달러를 목표로 도약하는 단계에서는 상당기간 정체되는 현상에 대한 깊은 성찰을 통해 우리 사회의 시스템에 무언가 심각한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인지했다. 박병우 대표는 “북 스마트들이 이끌어왔던 사회는 폭 넓은 지식을 바탕으로 선진국을 모방하며 발전하는데 최적의 시스템이었다고 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창조적인 아이디어와 이를 추진하는 강한 실행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이런 것에서는 미흡한 면이 많았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사회에는 이미 앞선, 그리고 우뚝 선 스트리트 스마트들이 많이 있다. 이들의 정신과 자세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스트리트 스마트 교육의 첫 번째 핵심가치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두 번째 핵심가치는 도전을 통해 실패 속에서도 주저앉지 않고 다시 일어나 성공을 맛보는 것이며, 마지막 핵심가치는 섬김의 리더십을 배우고 체득해 실천하는 것”이 진정한 스트리트 스마트 교육의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스트리트 스마트스쿨은 사회 각계각층에서 스트리트 스마트 정신과 자세로 성공스토리를 가진 훌륭한 멘토단이 자랑이다. 정치·경제·사회·문화계의 저명한 명사들로 구성된 멘토단은 공익 목적의 재능기부 차원에서 스트리트 스마트스쿨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청소년들에게 스트리트 스마트 정신과 자세와 관련해 경험과 성공체험을 전달함과 동시에 폭 넓은 사회적 인맥 형성의 확장을 돕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멘토단에 참여하고 있는 길정우 새누리당(서울 양천구갑:교육특구) 의원은 “최상위권에서 경쟁하는 청소년들이 시험성적 때문에 삶을 포기했다는 소식을 우리는 종종 언론보도로 접하게 된다. 이는 우리 사회가 간판 좋은 대학, 높은 시험성적 등 최고의 스펙을 지향하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앞으로는 스펙보다는 어떤 자세로 생활해왔고, 어떤 경험을 쌓았는지가 더욱 높게 평가되는 스토리텔링이 사회전반에서 인정받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따라서 스트리트 스마트스쿨의 꿈을 향한 도전을 통해 얻는 실패와 성공 스토리는 분명 청소년들에게는 스토리텔링으로서의 귀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스트리트 스마트스쿨의 교육 프로그램은 투트랙(Tow Track)으로 구성되는 ‘캠프’와 ‘열린 캠프’가 특징이다. 캠프는 온종일학교(1일), 금토일학교(2박3일), 한주일학교(5박6일) 등으로 구성된다. 교육생은 이 곳에서 자신의 진로에 대한 탐색과 미래의 비전 등을 설계하고, 앞선 스트리트 스마트들의 역경과 극복정신을 배우면서 스트리트 스마트 정신과 자세를 깨닫게 된다.
열린 캠프인 비전넷학교에서는 캠프를 통해 스트리트 스마트 정신과 자세를 배운 교육생들이 상호간에 인적네트워크를 형성하게 하고, 도전의 주체인 교육생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도전 테마를 정한다. 도전은 마치 비행기가 이륙하고, 비상하며, 활공하는 것과 같이 3단계로 구성돼 학교의 드림코치와 멘토, 그리고 교육생의 소통과 협의를 통해 추진하게 된다. 박진영 대표는 “우리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은 무엇일까? 이것은 설사 실패하더라도 다시 한 번 더 도전할 수 있는 것이며, 그 자체로 행복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나의 경우 미술을 전공하고 디자인 회사에 첫발을 내디뎠다. 하지만 그곳에서는 전혀 행복하지도 않았고, 나에게도 디자인이라는 일은 전혀 맞지 않는 것 같았다”면서 “곧바로 그만두고 교육하는 일에 종사하면서 도전의식과 열정이 살아나게 됐고, 그 현장에 있을 때에서야 비로소 행복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비전넷학교에서 자신의 꿈을 찾아낸다! 그러면서 그녀는 “비전넷학교에서는 3단계 도전 과정 속에서 동료들의 특성을 파악해 인적네트워크를 형성해나가며, 또 도전과제에 대한 실패와 성공 스토리에 대한 시나리오를 쓰게 해서 자기평가를 할 수 있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경제 활성화를 핵심공약으로 내세웠던 MB정부 이후 한국 경제는 성장을 하기는 했지만, 고용 없는 성장이 지속돼왔다. 더욱이 앞으로 10~15년이 지난 후에는 일자리가 50%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스펙을 중심으로 하는 북 스마트가 이제는 더 이상 설자리가 없다는 것을 시사하는 반증이기도 하다. 박병우 대표는 “스트리트 스마트스쿨은 지식을 교육하는 곳이 아니다. 예를 들어 장차 언론인을 꿈꾸는 초등학교 5학년생이 있다. 그런데 이 아이가 현행 시스템에서 배우고 성장해 대학을 졸업하고 언론사에 취업해 기자가 된다면, 자신의 직업에 만족하면서 훌륭한 기자로 성장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본다”면서 “어렸을 때부터 스트리트 스마트 교육을 통해 기자가 되는 꿈을 이루기 위해 직접 도전과제를 설계하고, 이 과정에서의 실패와 성공에 대한 스토리를 축적하면서 윤리의식을 고양하고, 또 기자 출신의 멘토와 협의하면서 과연 기자가 된다는 것이 자신의 꿈으로서 이뤄질 수 있는지를 점차 깨닫게 되는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장래에 영화감독을 꿈꾸고 있는 청소년이 있다면, 비전넷학교는 교육 과정에서 스티븐 스필버그 따라하기, 핸폰으로 영화 만들기, 시나리오 작성 연습하기, 주제와 소재를 서로 짝짓기, 촬영현장 분위기 익히기 등의 구체적인 도전과제를 직접 설계하고, 이에 도전함으로써 실패를 통해 배우고 성공한 스토리를 축적해 나가면서 스트리트 스마트 정신과 자세를 바탕으로 자신의 꿈을 찾아가는 프로젝트인 것이다. - 이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