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7호 이성호⁄ 2013.10.07 13:34:28
각 가정마다 음식물쓰레기는 취급곤란이다. 보관하면서 악취·해충이 발생됨은 물론 배출장소까지 운반해야 하는 불편함이 뒤따른다. 운반과정에서도 자칫 흘릴까 조심조심해야 하며 배출장소도 비위생적인 환경이 될 수밖에 없다. 오에이치시스템의 주력 제품인 ‘씽크뱅’은 음식물쓰레기가 생길 때 마다 바로 주방에서 처리할 수 있는 편리하고 청결한 최첨단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스템이다. 건물의 각층 또는 각 세대 싱크대에 설치된 음식물쓰레기 전용 투입구에 음식물을 투입하면 밀폐된 관로를 통해 별도의 장소에 설치된 집하시설까지 진공으로 자동 이송되는 방식이다. 김정신 오에이시스템 대표(52)는 “음식물쓰레기가 생기자마자 바로 주방에서 처리할 수 있어, 버리기 위해 밖으로 나가지 않아 편리함은 물론 (음식물쓰레기를) 바로 처리하기 때문에 악취가 발생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집 밖에 음식물쓰레기 수거함이 필요 없게 돼 주거환경이 좋아진다며 건물과 환경의 가치를 높이는 필수아이템이라고 소개했다. 사업가의 길…친환경 쓰레기수거시스템 찾다 김 대표는 지난해 오에이치시스템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평범한 회사원에서 1997년 IMF로 인해 사업가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기계엔지니어로 일하다가 다른 회사 환경사업부로 이직했지만 곧바로 경제위기가 발생된 것. 회사는 기존에 하던 사업 포기를 선언해 같은 부서 직원 40여명이 길 밖으로 내몰렸다. 이익이 나고 있었던 상황이라 억울했다. 더욱이 직원들이 외국연수를 4~5개월씩 다녀오면서 기술을 축적했기에 일방적으로 버리기에는 너무 아까웠다. 회사측과 협상을 시도했다. 이대로는 못나간다고 했다. 결국 회사측과 분사하기로 협상을 맺었다. 없애는 것보다 모두가 ‘윈-윈’하는 차원이었다. 회사의 시스템을 그대로 가지고 나가 1999년 케이에스엔지니어링을 설립했다. 당시 김 대표의 나이 38살이었다. 작은 규모였지만 50~60억원의 연매출을 올렸다. 그러던 중 신사업 아이템을 찾다보니 대경테크노스가 눈에 들어왔다. 당시 대경테크노스는 화공기기 석유화학 플랜트 기자재 납품 업체였는데 부도가 난 상태였다.
“첫 직장에서 일했던 분야이기도 했고 회사를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다는 충분한 자신감이 들었습니다. 인수를 위한 재무적 투자자를 찾아 나섰고 결국 2005년 회사를 사들여 디케이티로 사명을 변경하고 대표이사로 일하게 됐습니다.” 막상 회사를 인수하고 나니 판을 전부 새로 짜야 했다. 인수한 회사가 모기업이 있던 자회사였기에 독립적인 영업부가 없었다. 모두 새로 구축해야만 했다. 인재를 영입해 하나하나 만들어 나갔다. 무엇보다 어려운 점은 자금을 빌려야 하는데 부도가 났던 회사라 보증능력이 없어서 돈을 빌릴 수 없었다. 부도 이미지를 벗어나기 어려웠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직접 발로 뛰었다. 수출입은행과 수출보험공사(현 무역보험공사) 등을 찾아다니며 설득에 나선 끝에 결국 보증을 받아냈다. 2005년 인수당시 직원 70여명에 매출 90억원이었던 회사는 이후 승승장구 했다. 2009년 김 대표는 석탑산업훈장을 받았고 1억달러 수출탑도 수상했다. 직원수 320명에 매출 2800억원으로 성장시키고 나서 2011년 대기업에 매각했다. 부도난 회사를 인수해 정상화 시켰고 매각을 통해 투자자에게 4배의 수익률을 안겼다. 회사 매각 후 김 대표는 다시 신사업 찾기에 나섰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나섰습니다. 전 회사와 비슷한 사업은 일부러 피했습니다. 경쟁상대가 되기 때문입니다. 중장비, 전기차, 시약제조, 무역회사 등 다양한 사업들을 놓고 고민하던 중 오에이치시스템을 발견했습니다.” 이유인 즉 오에이치시스템이 갖고 있는 아이템은 전 세계 5개사 밖에 없고 특히 쓰레기수거시스템은 우리 실정에 맞고 기술발달에 유리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인구가 밀집돼 있고 아파트가 많다. 미국 등은 전원이 많아 어렵지만 한국 환경에 적합하고 독자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이 섰다. 무엇보다 더 클 수 있는 회사인데 현실에 안주하고 있는 모습이 아쉬웠다. 이후 1년 반 동안 매일같이 오에이치시스템을 방문해 사주와 직원들 만났고 투자자를 통해 2012년 최종 인수해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직원들에게 비전을 주고 싶습니다. 대표이사로써 국내 뿐 아니라 해외시장 개척으로 연매출을 1000억원까지 늘릴 자신이 있습니다. 젊은 직원들에게 희망을 제시하고 싶고 충분히 그럴 수 있습니다.” 싱크대에서 바로 음식물쓰레기가 버려지는 방식은 오에이치시스템이 유일하다. 중국과 베트남에 법인을 설립했고 러시아·브라질·싱가포르에 대리점을 개설했다. 이외 유럽, 동남아시아, 중동 등에 영업라인을 확보했고 국내 건설사 등과 협력해 동반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친환경쓰레기수거 사업을 해외로 진출시키고 발전소에 납품되는 대체연료 우드펠릿과 가축시설 등에 사용되는 톱밥 등 신사업을 국내에 확대시킬 계획이다. 이를 통해 내년 500억원, 2015년 700억원, 2016년 1000억원의 매출목표를 세웠다. 이 같은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서 무엇보다 ‘합심’을 강조했다.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경우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결여돼 있고, 보다 나은 직장으로 이직할 생각에 충성심도 별로 없다. 이런 부문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 김 대표의 지론이다. 국내외 시장 개척으로 매출 1000억원 목표 급여를 많이 준다고 해서 충성심이 생기는 것은 결코 아니다. ‘사람이 전부라는 생각’으로 직원들에게 회사가 배려하고 아끼고 있다는 것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김 대표의 설명이다. “회사와 직원이 같이 커야 목표가 생기고 함께 도달할 수 있습니다. 현재 매출 200억대 회사에 안주하지 않고 꿈과 희망을 같이 설계할 수 있는 구조로 바꾸고 싶습니다. 회사가 직원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진실 되게 보여주고 남의 회사가 아닌 내가 다니는 내회사로 오래 근무토록 만들고 싶습니다.”
김 대표는 “자기 할 일은 자기가 정해라”라고 직원들에게 강조하고 있다. 출근 전 미리 그날의 할 일을 스스로 떠올려 자주적으로 일하라는 것으로 어려운 주문이긴 하지만 스스로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것이다. 아이디어도 적극 수렴하고 있고 직원들을 위해 회사 내에 당구대·골프연습장 등 편의시설도 갖췄다. “오에이치시스템은 쓰레기를 수집해 이송·분류를 거쳐 친환경적으로 처리하는 토털솔루션을 꿈꾸고 있습니다. 쓰레기가 곧 자원이 되는 세상이 열립니다. 수거된 쓰레기를 소화·처리해 바이오가스 및 바이오메스 열병합발전 설비 등 앞으로 그린에너지 사업영역으로의 확대를 꾀해 에너지종합엔지니어링 회사로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다음은 김정신 오에이치시스템 대표와의 일문일답. - 오에이치시스템은 어떤 회사인가. 1990년 설립이래, 오에이치시스템은 Clean(깨끗함), Convenient(편리함), Comfortable(쾌적함)을 모토로 사용자에게 큰 불편과 비위생적인 환경을 초래하는 쓰레기의 편리한 수거를 위한 쓰레기자동수거설비에 주력해 왔다. 꾸준한 연구개발로 축적된 기술력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환경 친화적인 시스템을 개발했으며, 수많은 특허와 실용신안을 획득하고 관련된 모든 기술 및 장비의 100% 국산화를 실현했다. 공기이송방식 쓰레기자동수거시스템을 1995년 국내 최초로 시공·완료했으며, 2000년 공기이송방식 음식물쓰레기 자동수거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시공을 완료했다. 오에이치시스템의 국내 주상복합빌딩 쓰레기자동수거시스템의 시장점유율은 80% 이상이다. 전체 임직원의 근속연수는 평균 8년 이상이며, 특히 설계팀은 이 분야에서 평균 18년 이상의 경력을 가지고 있다. 이는 오에이치시스템이 고객에게 최적의 시스템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 실제로 초기 시스템 설계에서부터 설치와 유지·보수에 이르기까지 훌륭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명성이 높다. 설치된 시스템이 최상의 성능을 발휘하게 하고, 문제 발생 시 신속하게 대처해 사용자의 불편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유지보수 전담회사인 오에이치써비스(주)도 운영하고 있다. 이외에도 오에이치시스템은 올해를 기점으로 사업 다각화의 일환으로 신재생에너지원인 우드팰릿 및 톱밥 등을 국내의 유수 발전소와 대형 화훼농장 등에 납품하고 있고 점차 시장을 확대 중이다. - 애로사항 및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국내 환경법에 의해 싱크대 개수대에 설치돼 음식물쓰레기를 분쇄한 후 물과 함께 하수구로 흘려보내는 장치인 주방용오물분쇄기(디스포저)의 판매·사용은 1995년부터 금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2012년 10월 환경법이 개정돼 주방용오물분쇄기의 사용이 제한적으로 허용됐다. 주방용 오물분쇄기 중 음식물을 회수하거나 소멸시키는 방식으로 음식물 찌꺼기가 고형물 기준 80% 이상 회수되거나 20% 미만 배출되는 것으로 인증 받은 제품을 사용하는 경우에 한한 것이다. 그러나 실상은 환경부 인증을 받은 불법제품을 등장시켰다. 기존 오물분쇄기에 수거통을 부착해 환경부 인증을 합법적으로 획득은 했으나, 실제 사용 시 수거통 내부의 거름망을 제거해 음식물쓰레기를 하수구로 불법 유출시키고 있다. 이들 대부분이 환경부 인증을 받아 합법적인 제품으로 광고를 하고 있어, 대다수의 선량한 사용자들을 불법으로 내몰고 있다. 음식물쓰레기의 불법 하수구 배출로 인해 하수관로 막힘 및 역류현상 등을 포함한 많은 환경 문제가 발생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불법업자들의 등장은 전체 자동수거시스템 업체의 이미지를 동반 추락시키기 때문에 반드시 지양돼야 한다. - 이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