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8호 이진우⁄ 2013.10.14 13:58:43
인류의 역사는 철의 역사와 함께 해왔다. 인류가 철을 발견한 철기시대 이후에는 철을 재료로 한 농기구를 만들어 식량 생산에 혁신을 가져왔고, 철을 이용한 다양한 무기를 개발해 전쟁을 일으키기도 했다. 현대 사회에서도 철은 건설 현장에서는 물론, 각종 산업의 기초 재료로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대부분의 국가 지도자들이 철강산업의 경쟁력을 국가의 경쟁력으로 보는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19세기 말까지 세계 철강 기술을 선도했던 국가는 당시 세계 최강국이었던 영국이었다. 20세기 들어와서는 독일이 혁신적인 철강 기술을 토대로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일으켰다. 세계대전 후에는 미국이 최고의 철강 기술을 보유했으며, 1960년대 이후엔 일본이 그 위치를 이어받았다. 우리나라 역시 1968년 고로 제철소 설립 이후에 급속한 경제 발전과 함께 세계적인 철강 강국으로 성장하는 배경이 됐다. 이제 우리나라의 철강산업은 5대 수출산업이자 각종 기초 소재를 생산하는 기간산업으로 성장했다. 철강산업은 또 다른 국가 기간산업인 자동차, 조선, 건설 등의 재료산업인 동시에, 그 자체로서도 주력 수출산업이며 다른 수출산업에도 기초 소재를 공급하는 막중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와 같이 철강산업이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산업 육성이 가능한 나라는 사실상 많지가 않다. 이 산업의 가장 큰 특성 가운데 하나가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자본집약산업이기 때문이다. 국내 철강산업 업체들의 전체 보유 자산 중 설비 자산의 비중이 30%를 상회한다고 한다. 이는 제조업 평균으로는 20%대 초반, 서비스업은 15%를 약간 넘는 수준에 머무르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치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철강산업에서 막강한 경쟁력을 보유한 국가들만이 강대국의 대열에 낄 자격이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1년 명목가격 기준으로 철강산업은 37조8000억 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해 전체 산업의 부가가치에서 3.4%의 비중을 차지했다. 또 고용 측면에서는 전체 제조업의 3.2%인 87만1000명이 철강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에서도 지난해 369억7000만 달러로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7%였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조강 생산 업체로서 지난해 각각 세계 5위와 16위에 올라있는 등 우리나라의 철강산업은 그야말로 세계적인 위상을 자랑한다. 철강산업은 국가 기간산업의 중추 역할! 하지만 2000년대 들어와 중국 경제가 고도성장을 하는 와중에 철강산업에 막대한 투자가 이루어졌고, 글로벌 경제 위기 이후에 경기 침체 현상이 장기화되면서부터 철강의 공급과잉이 심화되고 있다. 더욱이 한국이나 일본 등 기존의 철강 강국들은 중국 등의 후발 국가에 비해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의 경영·경제 환경은 지금까지와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으며, 위기의 발생 주기는 짧아지고 진폭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각 국가와 기업들은 생존을 위한 무한 경쟁으로 치닫고 있다. 또한 오늘날의 기업들은 불확실성이 높은 환경에 직면해 생존전략을 추구함과 동시에 미래를 담보하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미래 경영환경에 맞춰 핵심 사업을 재정립하고 새로운 경영 모델과 기술 및 브랜드에서 경쟁우위를 갖춰 나갈 것을 요구받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국내 철강산업과 포스코에게 해법을 제시하고자 노력하는 국내 굴지의 철강전문 연구소가 바로 포스코경영연구소다. 포스코경영연구소 최종태 대표이사 부회장(인재창조원 원장 겸임)은 “우리는 미래 경영환경 변화에 한발 앞서 대비해야 한다. 철강뿐 아니라 미래 사회를 선도할 소재, 에너지 등 녹색산업분야에서 창조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연구를 수행하고 국내외 경제 및 경영 이슈에 대한 해결책을 적기에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나가자”며 “단순히 연구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혁신 방법론이 현장에서 실제로 적용될 수 있도록 컨설팅을 강화하고 혁신과 도전정신이 임직원들에게 DNA로 각인될 수 있도록 교육혁신사업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스코경영연구소(이하 연구소)는 각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전문인력 300여 명이 집단지성을 바탕으로 창조적인 혁신과 현장적용을 중시하는 연구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아울러 열린 사고와 탄력적인 자세, 큰 틀을 통찰할 수 있는 시야, 상대방을 감동시킬 수 있는 진정성을 인재상으로 제시하고 있다. 연구원들에게는 희생과 솔선수범의 Sevant Leadership을 실천함과 동시에 창의적 혁신적인 인재가 되도록 노력할 것을 강조하며, 업무 만족도 제고를 위한 다양한 제도를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연구소는 또 연구소 내의 모든 조직이 적극적인 소통과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효율을 높이고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동기부여를 위해 과제 선정 과정에 자율성을 최대한 부여하고 보상 시스템을 도입해 성과에 대한 적절한 인정과 보상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연구소는 물론 포스코 패밀리사의 성장 및 국가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곽창호 미래창조연구실장(상무)은 “미래는 그냥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노력으로 창조해 내는 것”이라며 “미래창조를 통해 불확실, 불연속, 불안정한 경영환경 속에서 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나침반 역할을 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부문에서는 글로벌 경영환경 메가트렌드 연구를 바탕으로 그룹의 미래전략을 선도하고 있으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및 미래 경영방식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선제적 아젠다 및 정책연구, 조직·역량 등 HRD 연구 및 기술전략과 마케팅 연구 등을 수행한다. 철강전략연구센터는 국내외 철강 및 수요산업, 철강전략 및 마케팅, 원료연구와 가격·수급 전망 등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신현곤 철강전략연구센터장(상무)은 “철강산업 전문연구기관으로서의 DNA는 유구하다”면서 “대한민국 철강산업을 이끌어온 포스코의 씽크탱크로 출발해 성장과 성공의 발걸음을 함께 해왔다. 국내외 철강산업 전망과 연구에 대해서는 전문적인 노하우와 풍부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며 자부심을 내비쳤다. 적극적 소통과 유기적 협력으로 시너지 창출! 산업전략연구센터는 산업부문별 전략연구, 트렌드 및 시장환경·기술연구, 산업 비즈니스 모델 분석을 수행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그룹 핵심 사업별 경쟁력 분석 및 성장 전략 연구를 비롯해 소재, 에너지, 인프라 등 신성장 산업별 시장 분석도 주요 연구대상이다. 탁승문 산업전략연구센터장(상무)은 “창의적 연구로 산업에 생명력을 창출한다. 포스코 패밀리 및 산업을 리드하는 창의적인 Think Leader로서 앞선 준비와 연구로 산업 선점을 가능케 한다”며 “폭넓은 산업 부문별 경쟁력 분석과 성장 전략, 주요 선도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 산업 기술 트렌드 및 경쟁 환경의 변화를 포함한 미래 연구 등을 수행한다”고 말했다. 오인경 경영컨설팅센터장(상무)은 “컨설팅은 통찰력과 추진력의 요람이다. 현재에 대한 객관적 진단과 최적의 컨설팅이 기업의 미래가치를 결정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문에서는 기업의 명확한 비전 수립과 비전 달성을 향한 지혜로운 전략 설계, 조직의 경쟁력을 높여주는 HR정책 및 체계, 글로벌 비즈니스 모델 분석과 최적의 리스크 관리, 자본구조 연구 등을 수행하고 있다. 또 글로벌 기업시민으로서의 책무인 지속가능경영 등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한다. 고준형 글로벌경제 정보센터장(상무)은 “글로벌 경제 및 경영환경은 정보의 이동속도 가속화에 따라 시시각각 움직이며 한층 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번화의 흐름을 앞서 나가기 위해 독자적인 조사 연구 프리즘을 바탕으로 글로벌 지역 및 전략연구, 국내외 경제동향 분석 및 전망, 정보 분석 서비스를 수행하며, 또한 지구촌 구석구석의 생생한 비즈니스 정보의 실시간 서비스와 분석을 통해 글로벌 경영의 첨병 역할도 수행한다”고 언급했다. 교육혁신사업부문에서는 고객 맞춤형 문제 해결을 위한 종합적 혁신컨설팅을 지원한다. 또 조직진단, 조직혁신을 통해 직원 및 조직역량을 개발하고, 6시그마 및 TRIZ 교육 등 전문 혁신 Tool 교육을 제공한다. 변화 Mind와 조직 문화 개발 등을 통한 변화관리와 계층별 리더십 및 Management Skills 등의 경영 교육을 통해 비즈니스 전문성을 개발한다. 나병철 교육혁신사업부문장(상무)은 “교육과 혁신은 차별화된 경쟁력의 근원”이라며 “혁신 및 교육 분야에 있어서 최고 수준의 컨설팅과 교육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교육 전문가와 교수진이 고객이 필요로 하는 핵심 인재를 양성하는데 최상의 서비스를 지원한다”고 말했다. [인터뷰]강태영 포스코경영연구소장
“창조경제는 경제·경영 패러다임의 변화로부터 시작된다” 강태영 포스코경영연구소장(대표이사)의 첫 화두였다. CNB저널 취재진은 지난 10일 오후 4시 포스리빌딩 임원실에서 강 소장과 곽강수 연구조정실장(상무)을 만났다. 본지가 10대 그룹 경제연구소 탐방을 시작한 이래 세 번째 방문이었다. 포스코경영연구소(이하 연구소)는 ‘제철보국’을 모토로 포항에 제철소를 세운지 46년이 지나, 이제는 세계 1위의 철강산업 경쟁력의 주역으로 떠오른 포스코의 위상만큼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민간 경영연구소의 위용을 뽐내고 있었다. 강 소장은 “철강산업은 특히 경기를 많이 타며 특성상 보수적인 면이 강한 업종이다. 더욱이 최근 경제·경영 환경을 보면 전망이 상당히 비관적이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데다가 중국 등의 영향으로 공급과잉이 심화되고 있다”면서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도 장기화 추세로 갈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해외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저성장, 저수익성은 필연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강 소장은 “이제는 원가절감에만 매달려서는 더 이상 안 되는 시대다. 이에 따라 연구소는 철강제품의 품질을 높이는 노력은 물론이고, 가치경쟁을 통해 고객가치를 창출하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추구할 것”이라며 “또 하나의 전략은 차별화 전략이다. 위기가 일상화되는 경영 환경 속에서도 기술개발투자를 통해 제품을 고급화하는 차별화와 더불어 가치경쟁을 통한 고객가치를 높이는 것을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따라서 강 소장은 평소에도 연구소 임직원들에게 현실감 있고 창의적인 연구를 바탕으로 경영 패러다임을 바꾸는 일에 전념할 것을 주문한다고 했다. 또한 강 소장은 ‘지식의 쌀’을 공급한다는 연구소의 비전을 달성하고 이를 위한 역량강화를 위해서는 “내년이면 연구소 창립 20주년이다. 이를 기점으로 해서 그간 축적해온 연구소의 모든 지식을 DB화하고 잘 정리해서 향후 지식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 것”이라면서 “또 하나는 경제·경영 환경에 대한 올바른 전망을 위한 과정을 체계적이고 시스템적으로 잘 정비·구축하고, 아울러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빅데이터 등의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효율성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소는 이외에도 정부의 정책 이슈들이 산업에 미치는 효과 등을 최신 전망 기법을 활용해 분석하고 그 성과를 공유함으로써 사회와 국가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며, 창의적 연구를 위해 연구소의 집단지성 문화를 더욱더 성숙시켜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 이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