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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투족 문화를 상징하는 가면과 조각상, 현대미술가들에게 영감을 주다

국립중앙박물관, '콩고강-중앙아프리카의 예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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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49호 왕진오⁄ 2013.10.23 09:13:21

아프리카에서 두 번째로 긴 강인 콩고강은 잠비아의 국경 초원에서 발원해 적도를 따라 열대우림과 사바나를 지나 대서양으로 흘러간다. 약 3000년 전 서아프리카에서 이주한 반투족은 물길을 따라 콩고강 주변의 숲과 초원으로 퍼져 나가면서 풍부하고 다양한 문화를 이룩했다. 콩고강 유역 반투족의 문화적 전통의 뿌리는 종교적 믿음에 있다. 이들은 하늘과 땅, 강과 나무 등 자연 속에 정령이있다고 믿었다. 또한 죽은 선조들의 영혼을 신성시하며 항상 살아있는 후손과 함께 있다고 생각했다. 이들의 정령 신앙과 조상 숭배는 예술에도 그대로 반영되는데, 특히 가면과 조각상은 하나의 인격체의 모습과 영적인 힘을 표현한 사물이자 동시에 반투족의 문화를 대변하는 상징이 됐다.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한 아프리카, 그 중에서도 대륙의 가장 오지라 할 수 있는 중앙아프리카의 문화를 소개하는 전시 '콩고강-중앙아프리카의 예술'전이 10월 22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막을 올렸다.

이번 전시는 열대우림과 대초원을 배경으로 형성된 콩고강 유역의 다양한 예술 세계를 '심장 모양 가면', '조상 숭배', '여인상'등 세 가지 주제로 소개하고 있다. '심장 모양 가면'은 콩고강 전역에서 확인된다. 주로 나무나 상아를 이용한 심장 모양 가면은 보통 적도 주변의 열대우림에 거주하는 부족 집단에서 제작됐다. 심장 모양 가면은 다양한 신들과 정령을 상징하는 것으로 각종 의례 행위에 사용됐다. 가면을 쓰고 춤을 추는 행위는 단순한 유희가 아니라 부족 공동체의 통합과 악령 퇴치, 질병 치료와 교육 및 정의 실현 등을 구현하기 위한 것이었다. '조상 숭배' 섹션에는 중앙아프리카 사람들의 삶에 있어 중요한 부분이었다. 중앙아프리카 사람들은 조상의 신비로운 힘과 권위가 그들의 살아있는 자손인 자신들을 보살핀다고 믿었다. 많은 부족 공동체들이 중요한 선조의 뼈와 두개골을 다양한 종류의 유골함에 보관했고 유골함의 맨 위에 조각상을 두어 유골 수호자로서의 역할을 하도록 했다. '여인상' 코너에는 적도 이남 사바나의 문화에서 여성의 역할을 대변하고 있다. 이 지역에서 여성은 통치자, 사제, 존경 받던 어머니, 명성이 높은 조상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 지역의 많은 반투족 집단은 모계 사회이다. 생명을 주고 양육하는 존재로서 여성은 조상과 앞으로 탄생할 세대를 연결하는 은유적 존재로 부각됐다.

세 개의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71점의 프랑스 케브랑리박물관 소장품이 한국에 선을 보인다. 19세기 말 20세기 초반부터 유럽인들이 수집했던 것이다. 아프리카 조각이 지닌 조형적 가능성과 신비스러우면서도 강렬한 이질적인 표현력은 새로운 양식을 추구했던 당시 젊은 화가들에게 커다란 영감을 주었다. 피카소, 브라크, 마티스, 블라맹크, 드랭 등은 아프리카 미술의 파격적인 표현 방식을 통해 큐비즘과 포비즘이라는 새로운 미학을 창조했다. 이후 화가들의 원시적 감각의 이해와 적용은 표현주의, 초현실주의, 추상주의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처럼 아프리카 미술의 원초적 생명력과 주술적인 분위기는 현대 미술에 생명을 불어 넣어 새로운 미술이 출현할 수 있는 토대가 됐다. 삼림지대와 초원지대에 흩어져 각각의 고유한 정체성을 보이는 중앙아프리카의 여러 부족 집단을 연결하는 문화적인 연결고리를 보여주는 유물들은 내년 1월 19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관람이 가능하다. 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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